진보를 찾습니다 - 진보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박찬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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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뉴스를 보다가 아 이래서 기사를 보는 거지 할 때가 있다. 바로바로 그 때, 그 상황에 맞는 해석과 분석이 필요할 때가 그렇다.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거지?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일으킬까? 싶은 때가 있는데, 바로 그 호기심을 채워주고, 여론을 이끌어 가는 게 신문기사이고 사설+논설위원이다.


아마 기자 이름을 기억하진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다보면 내가 좋게 읽었던 그 기사를 썼던 사람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저자의 새로운 기고글을 보며 요즘의 대선판을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뭐 매일매일 진흙탕물 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뭔가 정리가 필요할 때, 저자의 이름을 검색해보라. 알찬 사설을 꾸준히 쓰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한 기사의 묶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책으로써도 상당한 가치가 있다. 굉장히 탄탄하다. 논리적으로도, 시의성으로도 알맹이가 꽉 차 있는 책이다. 가끔 신문보다가 이거 스크랩해야지, 할 수준의 글들이 묶여 있다. 그것도 신문의 각각 개별성보다 흐름을 갖고 이어지는데, 어느 정도로 매력적이냐면, 저자의 다른 책에도 관심이 갈 정도다.


뭐? NL 현대사? 운동권의 그 NL? 요즘 2030 세대에겐 생소한 단어다. 나도 들어는 봤지만, 상당히 거리감이 있다. 그럼에도 그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사람이 쓴 논리와 흐름이라면, 내가 관심이 별로 없던 정보일지라도, 그것이 내게 유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대단한 거다. 손석춘 이후로, 몇몇 필자들 외에 새롭게 관심 갖고 지켜보는 필자가 생겨서 반갑다.


출판사가 '인물과 사상사'라서 어떤 입장일까, 강준만 스타일과 얼마나 비슷할까 싶었다. 그런데 좀 다르다. 특히 저자의 시선은 차분하면서도 따뜻하다. 진보에 대한 개념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쭉 풀어가는데, 그 관점에 매우 공감한다. (진보 가운데서도 그 다양한/무수한 입장들 가운데서 이 정도 공감은 상당한 거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할 만큼, 서로 차이가 많지 않은가)


한겨레 신문에 대해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뭐가 다른가 싶을 때도 있고. 그런데 이러한 기자들이 그나마 중심을 잘 잡아주는 거라 생각한다. 전형적인 386세대지만,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는 걸 이 저자가 잘 밝혀준다.


기자라고 하는 매일매일의 현장에 있으면서도, 굵직한 뿌리를 붙잡고 있다. 이런 기자가 참 반갑다. 더 많아지면 좋겠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기레기들이 자리 잡지 못 할 것이다. 함께 진보를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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