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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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 때부터 동물이 등장하기에 '마당을 나온 암탉'(이하 '마당을...')이 떠오르긴 했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유사하기도 하고, 무척 다르기도 하다. 지금봐도 이 책에 대한 서평들이 참 많다. 그런 정황이기에 나는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이 책에 대해 평하려 한다. 특히 '마당을...'과 비교하며 진행하겠다.


먼저 동물이 등장한다는 점, 그 동물들이 사람처럼 말을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리고 사실 '마당을...'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이 우려했던 점이 죽음이다. 죽음을 정면에서 다룬다는 점을 두고,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꺼냈다. 그런데 나는 죽음은 다루어야 하고, 잘 다루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마당을...'은 상당히 잘 설명한 탁월한 작품이다.


이 책에서도 죽음을 다룬다. 백호의 엄마, 의붓엄마 그리고 또 한을 품은 귀신들 등 여러 번 등장한다. 이게 독자를 고려한다면 사실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 역시 잘 다룬다.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는 적당히 넘겨주면 되고, 어느 정도 컸다면 이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옆에서 살펴봐주면 좋겠다.


그러려면 부모가 먼저 읽어야 한다. 근데 여기서도 '마당을...'과 공통점이 있다. 성인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나름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백호가 반복해서 말하는 '네 마음 가는 대로 해라'는 말이 어떤 파장을 불러오는지, 그 장단점을 다 밝혀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어른들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 이 책의 분명한 특징이다.


이 책은 후반부에 반전이 있다. 백호와 함께 했던 이들이 배신을 하고, 배신한 사람이 또 속아 넘어가게 되고, 백호의 도움을 받은 이들의 백호의 뜻과 다른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들은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울 뿐 아니라 실제 삶이 그럴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된다.


하지만 너무 어린 아이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심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이 부분이 조심스럽긴 하다. 앞 부분에서 '죽음'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그것과 비슷하다. 우리 삶이 그러한 건 맞지만, 너무 헷갈릴 수 있는 점이 있다. 그 정도로 반전 충격이 있다는 점을 잘 고려해야 한다.


부모가 적당히 넘겨가며 읽어주면 조금 나을 듯 하고, 그게 아니라면 초등 고학년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부분에서는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겠다. 여하튼 이 책을 고르는 사람은, 아이에게 읽히기 전에 먼저 본인이 읽으면 좋겠다. 우선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그러면서 어떤 점을 아이와 함께 더 즐겁게, 혹은 더 조심히 읽어야 할지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참 반가운 책이다. 이러한 창작 동화들이 더 많이 출간되길 바란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삶을 살아갈 때 참 중요한 걸 잘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마당을...'과 같은 인기는 얻지 못할 수 있지만 그와 이래저래 비교되는 수작이다.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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