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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 - 오늘부터 시작하는 에코 라이프
조지나 윌슨 파월 지음, 서지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1년 7월
평점 :
이런 책이 한 권쯤은 필요하다. 다만, 이 책은 외국에서 출간된 걸 번역한 것인데,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다루는 우리 저자가 이런 책을 내주면 좋겠다.
책 종이부터 신경 쓴 것이 눈에 띈다. 저자가 뭐라고 설명하는데, 똑같은 재질로 국내에서도 출간된 건지는 모르겠다. 외국은 워낙 페이퍼백이 흔하지 않나.
이런 점을 바로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이자 한계다. 정보는 좋지만, 우리에게는 약간 거리 있는 것들도 종종 있었고..
책 제목은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인데, 내가 보기엔 '정말 친환경이 뭘까요?'하고 묻고 답하는 책 같았다.
예를 들어 전기차가 얼마나 친환경적일까? 보통은 매연(미세먼지의 주범이 되는 물질들)을 배출하지 않아서 친환경 차라고 주목받는다. 역시 책은 한 발 더 들어간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있어야 한다. 그 배터리는 어디서 어떻게 만드나? 여기서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오히려 휘발유차보다 더 많이 발생시킨다.
가장 중요한 건 전기의 에너지원이다. 저자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부터 공급받는 걸 말하는데 정말 꿈만 같은 얘기다. 하루 빨리 그렇게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의 경우, 송전탑을 통해서 수도권으로 많은 전기들이 보내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 수 많은 농촌 지역이 희생되고 있다.
밀양 할머니들을 기억하는가?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전기 관련된 것을 친환경이라고 말하려면 송전탑, 에너지원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물론 책에서는 이 이야기는 빠져 있다. 내가 덧붙인 거다. 이러한 방식으로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친환경의 통념에 대해 깊숙한 정보를 알려준다.
재밌던 건 차 타고 갈 때, 시속 90km 미만이면 에어컨을 켜는 것보다 창문을 열어 놓는 게 더 효율적이고, 90km를 넘을 때는 에어컨을 키는 게 더 친환경적이라는 거다. 이 사실을 접하고 차를 탔더니, 정말 90km를 기준으로 느낌이 달랐다. 90km를 넘으니까 시끄러워서 창문을 열어 놓지는 못 하겠더라. 다만 경차 같은 배기량이 작은 차라면 90km로 달리는 자체가 비효율적이 된다. 차 배기량과 상관없이, 속도 90km를 기준으로 시끄러움을 참느냐 못 참느냐를 나누는 주요 경계가 된다. 원래 그런 건지, 책의 영향인지 모르겠다.
친환경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히려 약간 별로일 것 같고, 친환경적인 삶,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 등의 삶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바라기는 이러한 책이 그저 상식이 되면 좋겠다.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고, 생활에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되는 날이 어서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