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행 쫌 아는 10대 - 낯선 길 위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만나다 진로 쫌 아는 십대 2
서와(김예슬) 지음 / 풀빛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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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 제목을 보고는 쉽게 건너 뛰었다. 그러다가 출판사를 보고 이거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풀빛' 출판사, 여기는 청소년들 대상으로 알차고 유익한 책을 많이 출판하는 곳이다. 제목에 '10대'를 붙여서 낸 책들이 꽤 많다. 워낙 방대한 주제들을 다루기 때문에 전부 살펴보기는 어렵다. 그저 자기 관심사에 맞는 걸 선택하면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주제는 내게 그렇게 와 닿지 않는 주제다. 그래서 두 번째로 봤을 때도 그저 넘어가려 했다. 그러다가 문득 걸리는 지점이 있었다. 경남 합천군 가회면 작은 산골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어라? 그곳은 내가 직접 가본 적 있는 곳이다. 저자 소개를 다시 보니 '서와'라는 필명 옆에 (김예슬)이라 적혀 있다!


아! 예슬씨 책이구나~ 예슬씨를 합천에 갔을 때 직접 만났었다. 사실 예슬씨는 가서 알게 된 거였고, 그의 아버지인 김형태 선생님, 그의 스승인 서정홍 선생님을 만나러 간 거였다.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참 괜찮은 청년이란 느낌을 받았다. 푸른이들끼리 더 교류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서정홍 선생님의 수제자이기 때문에, 글솜씨가 탄탄하다. 이런 류의 책이 가볍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 면이 없지 않겠지만, 글 맵시는 제법이다. 이렇게 자신의 삶을 표현할 수 있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삶과 순환하는 글을 쓰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완성도가 높다. 10대가 아니더라도, 꿈꾸고 도전하며 창조적으로 살아가려는 청년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 이런 청년이 진짜 푸르른 청년이다.


책에서 참 감동적인 부분이 있다. 이건 내가 예슬씨의 부모님을 알기에 더 그렇게 다가왔을 수도 있다. 그런데 부모들도, 특히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은 이들도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이야기다.


서와가 산티아고에 가기 위해 돈을 모은다. 우여곡절 끝에 경비가 100만원 모자랐다. 그때 부모님은 서와에게 100만원을 지원해주겠다고 하셨다. 부모님은 "100만원 빌려줄게. 다녀와서 갚아. 엄마 아빠가 100만원 빌려줄 힘은 있어. 그리고 모든 것을 다 혼자 힘으로 해내는 게 자립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건 자립이 아니라, 그냥 외로운 거야. 세상에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어. 때로는 도움을 주고, 때로는 받으면서 자기 삶에 담고 싶은 생각과 의미를 지켜가는 거지. 도움을 잘 받을 수 있어야 잘 나눌 수도 있어.." 이런 말씀을 해주신다.


자립이란 것, 독립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경직되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다. 사람은 홀로 살 수 없다.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밖에 없고, 때로는 도움받고 때로는 도움주고 살아가는 거다. 완전한 존재, 완벽한 존재란 없다. 상호보완적으로, 상호교류하며 살아간다. 그게 사람이고 삶이다. 이런 깨달음을 던져주는 부모와 함께 살기에 서와 같은 존재가 빛을 발하는 거다. 얼마나 든든한가.


책에서 인용한 내용이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긴 하지만, 저러한 관계망 가운데서 우러나온 글이라는 걸 밝히고 싶다. 안 그래도 한 번 연락드려야지 싶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김 선생님께 연락드려야겠다.


공무원, 건물주 같은 뻔한 길 말고, 자기만의 길을 찾아 낯선 모험을 하는 이들, 이 책을 읽고 동지를 만나면 좋겠다. 서로에게 힘을 주며, 그렇게 서로에게 디딤돌 되어주며 사는 거다. 독립군을 떠올려보라. 살면서 얼마나 만나겠나. 한 번 헤어지면 다시 못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존재하고 있다는 그 자체로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러한 존재를 만나라. 이 책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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