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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반야심경 1
혜범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5월
평점 :
나는 불교도가 아니다. 지금은 불교에 대한 관심 및 호감이 좀 생겼지만, 그렇기에 이 책도 본 것이지만,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른다. 불교는 매우 긴 경전을 갖고 있다. 그걸 압축하여 만든 게 바로 '반야심경'이다. 반야라는 것은 사물에 대해 제대로 깨닫는 지혜를 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반야심경이 무엇인지 몰랐다. 불교에 대해 거의 처음 뭔가를 접하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부터 본 것은 여러 장단점이 있었다. 차근차근 기초부터 설명하는 게 아니라 삶의 이야기를 딱 접하게 된다. 단어 뜻도 생소하고, 불교 문화에 대해서도 모르니까 이게 어떤 맥락인지 대강 짐작할 뿐인 것도 많았다.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쭉쭉 넘어가며 읽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점도 많았다. 이미 어떻다고 규정해놓은 것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삶의 이야기로 하나씩 접하며 읽어나갔다. 경전 형식은 아무래도 딱딱하다. 다른 말로 하면, 논리적이다. 그에 비해 이야기는 삶에 가깝다. 불교 경전과 기독교 경전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기독교는 특히 예수는 이야기로 전해진다. 무얼 했고, 누굴 만났고 등등. 그러면서 배신도 당하고 죽음도 당한다. 교리라기보다 이야기로 전해진다. 논리적이진 않을 수 있지만, 삶에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이게 얼마나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모르겠다. 저자 서문에도 밝혔는데, 그런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수용하면 된다. 그게 픽션이면 어떻고, 논픽션이면 어떤가. 세상에 픽션이 어디에 있고 논픽션은 어디에 있나. 둘은 섞여 있게 마련 아닌가. 그게 삶이다.
실제 스님이 쓰신 이야기다. 실제로도 저런 대화를 주고 받을지, 소설이니까 저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에게 하나의 상이 주어진다. 그러나 그것 역시 상일 뿐. 내 마음에 깨어 있자. 깨달음을 얻은 그 순간이 참이다. 생로병사, 고통은 우리에게 올 수밖에 없는 거다. 그게 삶이다. 그 고통 가운데서도 깨어 있고, 깨어 있자. 그게 우리의 해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