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목공 집 - 제11회 5·18문학상 수상작 도토리숲 저학년 문고 4
김영 지음, 최정인 그림 / 도토리숲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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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5.18이다.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5.18 문학상 수상작이라서 그렇다. 그런데 살짝 실수가 있었다. 나는 5.18을 소재로 한 그림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은 5.18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저 오늘날 평범한 우리 일상을 말한다. 물론 거기에 5.18 정신이 담겨있고, 그 때문에 이 책이 5.18 문학상을 수상한 거다. 5.18을 그리는 것과 문학상 받은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혹시 헷갈리는 분이 없기를 바란다. 


책을 어린 아이에게 읽어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내용 중에 부모님 관계가 냉랭하게 그려지고, 재정적인 압박을 받는 게 나오는데, 이를 어린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말해주기엔 부담이 된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초등학교 저학년 동화로 여긴다. '저학년 문고'로 출간되기도 했고, 글자의 크기 및 그림 등 책 구성으로 봤을 때도 딱 그렇다. 하지만 나는 내용상으로는 초등 고학년들 이상이 읽는 게 좋다고 느껴진다. 

 

물론 책 뒷 부분에서 서로 힘을 모아 새로운 삶을 펼쳐가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한 모습을 많이, 자주 읽고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그건 어릴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우려가 되는 점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다양한 판단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부모님의 갈등이 실제로 많이 존재하고, 경제적인 압박을 받고, 또 실업 재취업 창업 등에 대한 고민이 심각한 것 역시 현실이다. 그러한 현실을 에둘러 포장하지 않은 점은 장점이다. 5.18도 마찬가지 아닌가. 주먹밥을 나누며 대동단결한 모습은 고귀하지만, 그 일이 벌어진 상황 자체는 매우 참혹하고 비극적이다. 그걸 뚫고 힘을 모은 것이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록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는 부담스럽지만, 책의 내용을 고스란히 살아내길 바란다. 엄마 아빠 간의 갈등도 극복되고, 이웃집과의 관계도 깊어지길 바란다. 우리네 삶은 여전히 버겁다. 삶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5.18을 앞두고, 이러한 책이 출간된 것 자체가 좋은 일이다. 우리 삶이 고달파도 더 푸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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