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 - 젊은 철학도와 떠돌이 개 보바가 함께 한 14년
디르크 그로서 지음, 추미란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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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이 되자, 이게 이 책을 한 마디로 줄인 말이다. ^^


보통 사람에게 개를 빗대어 부르면 심한 욕이라고 느낀다. 가장 대표적인 게 개의 새끼(강아지)다. 개새끼는 일반적인 관계에서 쓰면 싸움 뿐 아니라 법정에 갈지도 모른다. 그 외에도 개 같은 놈, 개보다도 못한 놈, 개 돼지 된다 등 버릇없고 멍청한 이들을 아울러 그렇게 부르곤 한다. 

강아지를 보라. 얼마나 귀여운가. 개는 집을 잘 지킨다. 집 안에서 함께 살기도 한다. 개 키우는 집이 꽤 많은데도 우리 사회에선 개 닮았다고 하면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강아지라고 부르는 경우는 다르다) 다른 나라에서도 개에 비유한 욕이 있을까 모르겠다. 소의 새끼? 닭? 말? 


좌우지간 이 책은 독일 저자가 쓴 책으로, 어떤 문화적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개 같이 되자고 하는 책이다. 우연치 않게 떠돌이 개를 만나게 됐고, 저자는 머지 않아 개ㅡ보바를 스승으로 모신다.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보시라. 아마 많은 공감을 느낄 거다.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도, 개에 대해 혐오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한 번 보시라. 사람과 다른, 동물의 특징을 명상과 적용하여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준다.


개를 스승으로 여긴다는 기획 자체도 그렇지만, 저자의 표현은 상당히 현란하다. 적지 않게 역자주와 편집자주가 달린다. 저자의 표현들이 약간 거슬릴 수 있다. 진지하거나 담담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내용 자체에 힘과 재미가 있다. 거슬린다고 해도, 책 읽는 재미가 더하기 때문에 잘 읽어갈 수 있다. 보바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의 행동을 통해 우린 많은 걸 배우게 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과 동물의 단순성이 맞닿기 때문이다. 오직 현재, 순간만을 산다. 반면 인간들은 영리해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든다. 그게 좋은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지금 이 순간을 살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것, 그걸 배우려면 이 책을 보라. 저자의 공부가 보바를 통해 더 쉽고 흥미롭게 전달된다. 중간중간 유명한 인물들의 말이 인용되는데, 그 말들을 현실적으로, 개를 통해 배우게 된다.


개보다 못하게 사는 삶을 청산하자. 개처럼, 개같이 살자. 그러면 행복하고 평화로워질 것이다. 이게 많은 린포체들의 말이라고 볼 수 있다.

꼭 불교 관련 책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저자는 기독교 신비주의 명상 공동체에서 오래 일하기도 했고, 책에서도 기독교와 불교가 서로 통하는 지점을 말해준다. 나도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거슬리지 않고 잘 봤다.   

개는 각 종교를 따지지 않는다. 그저 현재에 존재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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