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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를 지키는 호랑이 ㅣ 몽키마마 우리옛이야기 12
김성준 지음, 이준선 그림 / 애플트리태일즈 / 2021년 3월
평점 :
동화책에 나오는 호랑이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등 주로 잡아 먹고 무서운 동물로 나온다.
호랑이에 대해서 부정적인 편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좀 아쉽다.
간혹 호랑이를 색다르게 그리는 동화책이 있다. 그런 동화책에 나오는 호랑이들은 특이하고 더 매력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덩덕쿵 호랑이>다. 거기 나오는 호랑이는 장구치는 걸 좋아한다.
어느날 산에서 장구치며 가는 이를 만나 장구를 배운다. 사람은 부리나케 도망가지만.
그 후로 밥도 안 먹고 장구만 친다. 다른 동물들이 먹을 걸 가져다주고, 호랑이는 그거 먹고 계속 장구친다.
<산소를 지키는 호랑이>도 위협적인 호랑이와는 조금 다르다. 물론 처음에는 무섭게 느껴지지만, 알고보니 이씨(사람)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고, 목에 걸린 뼈를 빼주니까 고마움을 알고 도와준다.
그러다가 사냥꾼들에게 포획당하려 할 때, 이씨가 ‘내 호랑이요~’하며 구해준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 서로 주고받는다. 그러면서 느껴지는 우정이 마음에 남는다.
책을 보며 창작한 이야기인가 싶었다. 구수하면서도 오늘날에 맞게 잘 풀어냈는데, 아마도 옛 이야기를 좀 다듬어 쓴 것 같다. 전혀 낯선 내용은 아니니까.
그림도 느낌이 좋다. 흔한 느낌이 아닌데, 그린이의 다른 책을 찾아보고 싶을 정도다. (<수박이 먹고 싶으면>의 김장성님,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의 이억배님 등이 그러하다)
뒤에 영어로도 실려 있는데, 해외로 번역되도 괜찮을 내용이다. 물론 ‘시묘살이’라고 하는 개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전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 이야기 책이면 아이들과 충분히 즐겨 읽을만하다. 이런 책들이 많이 출간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