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닷속 고래상어는 어디로 갔을까 시스타북스 Seestarbooks 15
김기준 지음, 최성순 사진 / 스타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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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을 두고 '멀티 플레이어'라는 말을 쓴다.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한다든지,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한다든지.. 이 책 읽고서 '멀티 책'이란 느낌을 받았다. 책에는 바닷속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도 있고, 시와 산문이 있다. 산문에서는 글쓴이의 단상 뿐 아니라 바다 생물들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다. 책은 하나인데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시를 좋아하지 않아도, 여기 담긴 시들은 자연스레 읽어보게 되고, 쉽게 이해된다. 보통의 시는, 어떠한 맥락인지 잘 모른 채, 낱말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시를 쓴 배경이 우리에게 사진으로, 산문으로 잘 전달된다. 그러하기에 시가 쉽게 읽힌다. 쉽게 읽히는 건 시가 아닌가? 그러든 말든 나는 이 시들이 좋다. 요즘 시가 좋아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자연스레 잘 읽었다. 


좌우지간 시도 하나의 표현이다. 산문과 다른 맛이 있다. 그걸 즐기면 될 뿐 아닌가.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다. 사랑하면 시인이 된다고. 이 책을 보면 안다. 바닷속에 가보라, 시인이 된다. 그 놀랍고 경이로운 모습에 할 말을 잃게 된다. 그럼에도 뭐라뭐라 말하고 싶은 게 인간이고, 그걸 시로 풀어낼 수 있다. 바다라는 장엄한 자연을 마주하며 시와 산문을 끄적거리게 되는데, 이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말로 표현하는 것의 한계를 경험한다.


코로나로 여행이나 만남을 잘 하지 않고 지낸다. 작년에 한 번 바다에 가봤고, 요즘엔 가족들과 '언제 한 번 바다가볼까?' 한다. 아이와 바다에 대한 그림책만 보다가 실제 사진으로 찍은 바다, 우리 눈으로 직접 보기 어려운 바닷속 세상을 보니 신기하다. 이걸 어떻게 찍었지 싶을 사진들이 많다. 한국 외에도 필리핀, 몰디브, 코스타리카, 갈라파고스 등 세계 곳곳의 바닷속 사진이 담겼다.


생명의 경이로움, 이걸 회복해야 하는 게 중요한 사안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 잠시나마 전혀 낯선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사진만으로도 감탄하게 된다. 그런데 인간은 바다를 괴롭힌다. 미세 플라스틱은 오로지 인간이 만들어 버리는 거다. 바다를 보며 감사함과 미안함이 동시에 든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자연 그 자체가 얼마나 감동적인가, 그런데 이를 얼마나 우리가 파괴하고 있는가. 바다와 생명, 귀한 것을 잘 누리고 더 아끼며 살아가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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