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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의 힘 - 처음 학교가 마지막 학교를 결정한다 ㅣ EBS CLASS ⓔ
김경란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아이는 이제 5살이다. 코로나와 가치관 등으로 인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있다. 요즘 춥기도 해서 주로 아이와 함께 집에 있다가 가끔 마을에 사는 이웃들을 만난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또래’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아무래도 부모와 만날 때와 또래랑 만날 때, 아이가 맞이하는 상황은 매우 다르다.
부모는 아이의 정황에 맞게 대응하곤 한다. 그런데 또래는 자기 입장에서 바라보는 게 더 많다. 어떤 물건을 갖고 놀고 싶을 때, 서로 합의해야 한다. 혹은 자기 물건을 만지지 말라고 한다. 어른과 있다면 이런 상황은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빈번하다.
이러한 과정 중에 아이들끼리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어쩌다가는 울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문제인가? 아니다. 그건 아주 중요한 사회화 과정이자 바로 삶 자체다. 부모가 제공하는 것과는 또 다른 상황이고, 이러한 상황을 잘 겪어나가는 게 성장이다.
유치원의 힘 또한 여기에 있다. 신호등과 횡단보도 규칙을 배우면 그건 지적인 부분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그걸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대화가 이뤄지며 사회화를 경험한다. 또래 가운데서 그러한 것을 겪을 때, 교사가 안정적이고 조화롭게 지켜봐준다. 그러니 얼마나 든든한가.
이래서 우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거다. 책에서는 특히 중요한 시기가 만3~5세라고 하는데, 이는 바로 유치원 연령이다. 근데 이게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유치원 교사를 하는 사람, 아이를 그 연령대에 둔 부모들은 그렇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말이 진리니까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 이 책을 보면 중요한 단초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다만 유치원 자체가 정말 꼭 필요한 건지는 모르겠다. 유치원이라는 공간에서 강조하는 것에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식 교육을 통해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좀 더 재미있게 놀아야 한다고 본다. 느릴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이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고, 오히려 더 다양해서 좋다는 인식이 가능해야 한다. 이게 우리 유치원에서 흔하게 가능할까?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은 당장 해소되기 어려운 논쟁점이다. 그러한 아쉬움들은 있지만, 유치원의 특성과 그러한 자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유익했던 점들을 바탕으로 아이를 더 잘 만나갈 자신감이 생겼다.
덤) EBS BOOKS에서 기획물로 연이어 책이 나온다. 전에 <치유하는 인간>을 무척 흥미롭게 읽어서 이 책 역시 기대했으나 퍽 다른 느낌이었다. 믿고 보는 시리즈는 아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