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배근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 - 디지털 생태계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과 기본권에 대하여
최배근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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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주유소에 가서 ‘**페이로 결제하려 했다. 주인은 우린 그런 거 없다. 그런 거 하려면 다른 데 가라고 하더라. 그러려니 했다. 그제 그 주유소에 갔다. 혹시나 싶어 물어봤는데 사람들이 하도 뭐라 해서 설치했다고 한다.

 

이런 게 세상의 변화다. 카드가 등장했을 때도 놀라웠겠지만, 이제는 카드도 필요없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한다.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결제되지 않는 곳에는 사람들이 가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는 첨단기술의 발전 + 코로나로 인한 지원금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20~30년만 돌아봐도 인터넷, 스마트폰은 일상적이지 않았다. 지금은 그것 없이 어떻게 세상이 돌아갈지 모르겠다. 그동안의 변화는 다들 느끼는 바이지만, 그 속도와 폭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더 놀라운 현상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늘날 코로나19는 그 자체가 일종의 백신이다.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데, 우선 코로나로 간단하게(?) 준비하는 거다. 코로나가 간단한 거라고? 이 책을 보라.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와 문명에 대해 훑고 있다. 산업 문명이 저물어 가고 디지털 문명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는 이 때, 코로나는 엄청난 재앙이 아니라 훌륭한 백신 역할을 하는 거다.

 

저자는 새로운 처음형 충격에 대해 말하는데, 이는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예측한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예전부터 그 조짐이 있다. 저자는 크게 3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이 책을 집필했는데 그것은 알파고로 알려진 인공지능(AI)의 문제, 기후 변화 문제, 남북한의 통합 문제다.

 

기존 산업화 모델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벌써부터 자동차 노조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이 기존 일자리를 많이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생태계라는 말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 데이터에 상당히 의존하고 살아간다. ‘기후변화 문제가 야기할 새로운 금융위기이게 무슨 말인가? 기후변화가 금융위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제는 그런 세상이다. 우리 초점을 새로고침(F5) 해야 할 시기다.

 

기본소득논쟁이 정치권에서 한참 벌어지고 있다. 사실 우리 전통적 인식으로는 일 안 하고 돈 받는 것에 부정적이다. 그렇지만 그런 가운데 청년들의 일자리가 10~20만개 줄어들고 있다. 청년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우리 사회가 존재하기 어려워진다.

 

예전과 무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가 변화를 경험하는 건 단순히 스마트폰과 유튜브 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일자리에도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기본소득, 기본대출 등의 논의를 이상적인 얘기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대전환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이건 분명하다. 다만 그걸 느낄 수도 있고, 못 느낄 수도 있을 뿐.

 

이 책은 경제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고민과 전망을 담아낸 책이다. 경제학자 답게 수치를 기반으로 꼼꼼하게 따져나간다. ‘에이 설마, 이렇게 되겠어? 좀 지나친 거 같은데?’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보라. 이런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

 

코로나 방역을 떠올려보라. 지금은 좀 무뎌진 감이 있지만, 초기 우리 대응은 성공적이었다. 그건 어느 나라에서 있던 걸 베껴온 게 아니다. 우리가 우리 식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랬더니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제 다른 나라가 어쩌고 할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우리에 맞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내다보며 혁신해야가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지도자도 읽어야 하지만, 대중이 함께 읽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 삶의 방향을 건설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경제 인식 뿐 아니라 역사,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공감한다. 새로운 집이 지어져 있지 않기에 헌 집을 떠날 수 없다. 새로운 집이 있어야 적폐청산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진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사유를 더 깊고 풍성하게 해야 역사도 바로 할 수 있다. 미래와 과거는 연결된다. 사람사는 세상을 넘어, 생명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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