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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인간 -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 ㅣ EBS CLASS ⓔ
권수영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이 책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지금 2번째 읽고 있고, 부분적으로는 3~4번도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읽을 겁니다. 팍팍 우려서 제가 자유롭게 인용하고, 책에서 말하는 주요 개념들이 저에게 체화되도록 할 겁니다.
이런 좋~은 책을 만나면, 여러 책 읽기보다 한 책을 여러 번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표적인 게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이고요. 읽고 또 읽으면서 더 꾹꾹 새겨 넣고 있습니다. 시간이 좀 흘러서 다시 읽으면 어떨지, 그것조차 기대가 됩니다.
<치유하는 인간>은 정혜신 선생님의 <당신이 옳다>와 짝을 이루어 '공감'을 실천적으로 탁월하게 이끄는 책이에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가족,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을 상담한 이야기들도 나오는데, 울컥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 그랬구나, 그런 마음이 있었구나 하며 잠시 책을 손에서 놓게 됩니다. (실컷 울고 싶은 분들은 정혜신 선생님의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를 보세요)
이 책에서 잊혀지지 않는 비유는 공감과 동감이야기에요. 엠파티(em-phathy)와 심파티(sym-pathy), 언뜻 생각하면 비슷한 뜻인데, 'em'과 'sym'의 차이를 구별하여 설명하는 게 매우 인상적입니다.
누군가 깊은 구덩이에 빠졌을 때 '동감'하는 건, 구덩이 위에서 거기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느끼는 겁니다. '안타깝다. 어떻게 해야지?' 하게 됩니다. 마음을 느끼긴 하지만, 위치가 다릅니다. 문제해결할 수 있기도 한데, 시혜자-수혜자처럼 구도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한편 '공감'은 그 구덩이로 내려 가는 것입니다. 구덩이 안에서 함께 있는 것입니다. 아니,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버리면 어떻게 빠져나오냐고요? 문제해결이 더 어렵지 않겠냐고요? 맞아요. 구덩이로 들어가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그렇게 하는 게 더 좋을 수 있습니다.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거요.
우리가 '동감'하는 정도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동감'이 더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널 알겠는데.."하면서 말이죠. 오히려 아예 모르는 사람보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 관계에서 이런 '동감' 때문에 더 마음 힘들 수 있지요. 알긴 뭘 알아,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이것 말고도 주옥 같은 이야기가 훨씬 많습니다.
배고픔은 우리에게 흔히 불쾌한 마음을 불러오지요. 하지만 수도사에게는 오히려 신과 합일하는 데 가까이 나아가는 통로가 되지요. 즉 배고픔이라는 고통은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고통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게 중요합니다.
저자는 연세대 신학대학 교수입니다. 하지만 종교가 기독교이든 불교이든, 종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책입니다. 이 책을 가능한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도서관에 다 꼽히고, 사람들이 우연히라도 이 책을 읽게 되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아, 제 아내도 이 책을 보는데, 자기에게는 <당신이 옳다>가 더 낫다고 합니다. 이 책은 약간 딱딱하다고 해요. 약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저는 아내에게 '당신이 옳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이 책을 더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