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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집 - 날마다 새로움을 주는 정원이 있는 집과 조경
엑스날러지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정원을 왜 꾸미는가? 이건 말로 설명하기보다도 직접 보는 게 더 낫다. 아름다운 정원을 가보면, ‘아~’ 하는 탄성과 함께 자연의 조화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적절한 풀, 꽃과 나무와 더불어 살면 삶의 여유와 심미적 감수성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느낌이 든다.
조경 및 정원 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기면 쉽게 해결될지 모르겠지만, 그러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사람이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듯이, 정원도 이발하고 가꿔줄 수 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관계 맺어가는 게 정원과 함께 하는 삶이다. 소박하더라도, 자기 취향에 맞게, 어느 정도는 가꾸고 다듬을 수 있는 안목과 솜씨가 필요하다.
조경과 관련하여 막연하게 생각만 하다가 새로 출간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보통은 집에 대한 사진이 많다면, 이 책은 정원과 식재도가 첨부되어 있다는 게 특징이다. 비슷한 류의 다른 책들을 보지 않아서 그런지, 이 책의 접근 방식이 신선하고 유용했다.
근데 내가 앞에 한 말을 따지고 보면, 사실 이 책도 조경업자가 꾸민 조경이다. 이런 책 도움 없이는 현장을 둘러봐야 하는 건데 현실적으로 책이 더 쉽다. 또한 이렇게나마 경험하면서 내가 원하는 나무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는 충분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시작하는 첫 걸음으로써 괜찮게 느껴지고, 여기에 실려 있는 꽃과 나무를 보며 견문을 넓힐 수 있다.
한편 일본에서 출간된 책이라서 약간 다른 느낌이 있다. 일본 집이라 했을 때 떠오르는 작고 높은 그런 집들까지는 아니다. 물론 대체로 한국의 집들보다는 좀 높은 경향이 있고, 조밀한 느낌은 분명 있다.
조경도 좀 빽빽한 느낌이 있다. 한국의 단독주택에 있는 정원, 마당 느낌이 아니다. 집 가까이, 거의 벽과 닿을 정도로 심은 나무들이 많다. 다만 굵지 않고 얇다. 사진에는 벌레가 나오지 않지만, 벌레가 꽤 끼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라면, (꽃은 집 가까이 심을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집과 떨어져서 심는데, 땅 값의 영향인지, 주거생활양식-문화의 차이인지, 퍽 다른 느낌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도시의 집들에서 적용해볼 수 있다. 그리 넓지 않은 마당에 어떻게든 해본다면, 오히려 한국의 책들보다, 여기서 더 영감을 얻을 수 있겠다. 좁은 공간에서 활용 능력이 탁월하다. 색깔이 화려하진 않지만, 조밀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잘 느껴진다.
정원 뿐 아니라 실내 꾸민 것들도 볼만한 게 많다. 밖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안에도 신경 쓰지 않겠는가. 마감 느낌은 좀 다르더라도, 참고할 게 많다. 맨 뒤에는 설계 사무소 소개도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들이 좀 나오면 좋겠다. 아, 그러면 실제 찾아가보는 사람이 많아서 피곤하려나?
우리나라는 아파트 건축이 많고, 그렇다보니 대규모 조경이 많다. 특히 신도시 아파트들은 보통 일대를 쫙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 조경 비율이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은 아파트 등 고층 주거 문화가 아니다. 그런 삶의 양식 차이에서 오는 인간상, 세계관의 차이도 있을텐데...
좌우지간 일본이든 한국이든, 자연과 어우러져 지내고 싶은 이들에게는 잘 참고해볼 좋은 책이 나왔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여러 현대인들의 병이 나아질텐데, 우리 문화가 더 자연친화적으로 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