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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심리치료사의 내면 일기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어느 선생님께 우울증 관련 책을 선물받았다.
당시 나는 고민했다.
내게 필요 없는 책인데, 이 책을 어찌 해야 하나 싶었던 거다.
‘우울증’은, 적어도 내게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근래 2~3년간,
아내가 출산 후 우울증을 겪고,
나도 과로 등으로 우울증(이라 부를 수 있는 현상들)을 겪으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고 여기게 됐다.
무기력함은 아직도 완쾌되지 않았고,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흔적이 깊다.
과로와 탈진, 번아웃과 우울증이 내 삶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책들에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이 책도 알게 됐는데,
우울증 관련한 책 중에서도, 특히 이 책이 눈에 띄는 건
나처럼 ‘전혀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것’ 같은 심리치료사 자신의 글이기 때문이다.
머리로 들어서 아는 거랑 몸으로 겪은 건 분명 차이가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이 인간으로서 고통 받았다는 점,
신이 몸소 '체휼'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저자가 우울증으로 빠져드는 과정, 힘든 상황, 극복해가는 흐름이 담백하게 잘 담겨 있다.
직접 겪었던 문제이기에, 한 글자 한 글자가 깊게 와 닿는다.
'언제든 연락해'라는 말,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우울증에 빠진 사람은 다른 이에게 연락을 하기 무척 어렵다.
그러니까 우울증이다.
그런데 연락하라니!
자기가 먼저 손 내밀어야 하고, 꾸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이론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도움을 준다.
이게 실질적인 효과를 일으킨다.
이게 이 책의 큰 힘이다.
치료사로서, 학자로서, 가르치는 책이라기보다
같은 환자, 어려움을 겪는 동지로서 이 글이 읽혀진다.
우울해하는 이들, 굴레에 빠져서 잘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들,
혹은 이런 이들을 돕고 싶은 이들, 아픈 이들과 함께 하고픈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참 유익한 책이다. 쉽고, 깊다.
서재 잘 보이는 곳에 꼽아둘 빼어난 책이다.
이런 책이 발간되어 기쁘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이 책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