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어느 캄보디아 딸의 기억
로웅 웅 지음, 이승숙 외 옮김 / 평화를품은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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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필드’라는 말은 다들 한 번 들어봤을 수 있다.

그게 어느 나라에서 언제 어떻게 펼쳐진 일인지는 잘 몰라도.

 

이 책은 그 당시에 참상을 직접 경험했던 저자가,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썼다.

 

처음에는 과거 시제로 썼는데, 거리감이 있고 생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 시제로 쓰기 시작하니까 당시 감정에 휩싸이게 되었고,

저자가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어졌다.

 

이 책 집필을 다 마치니 자신이 더 단단해졌다고,

평화를 더욱 갈망하게 되었다고 한다.

 

엘리 위젤의 <밤>(Night), 혹은 <안네의 일기> 등의 느낌이 있다.

그것들보다도 더 적나라하며, 이걸 청소년들이 읽어도 될까 싶을 정도의 고민도 든다.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

본문 중 일부를 옮겨오겠다.

 

“나는 그자의 몸속에 괴물이 살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며 죽을 것이다. 그를 죽게 만드는 데 내가 일조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내게 심한 증오심을 품게 한 폴 포트를 경멸한다. 나의 증오는 나를 압도하며 두렵게 한다. 왜냐하면 마음속에 증오를 품고 있어서 슬픔에 내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슬픔을 나를 죽고 싶게 만든다. 슬픔은 희망 없는 삶에서 탈출하는 방편으로 자살을 부추긴다. 분노는 내게 살아남으라고, 그자를 죽이기 위해서라도 살라고 한다. 나는 살해당해 피투성이가 된 채 땅바닥에서 질질 끌려다니는 폴 포트의 시체를 떠올리며 분노를 키운다.”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충분히라는 말은 도저히 못하겠다.

암튼, 분노와 증오가 극에 달한 표현들이 나오는데, 주저되는 면이 있다.

 

그렇다고 ‘용서해야지’ 하는 식의 말도 여기선 통할 수 없다.

얼마나 큰 아픔 가운데 있을까.

정말 찢어질 아픔, 찢어진 고통 가운데 절규하는 자에게,

뭐라 할 말이 없다.

 

한편 나는 이러한 비극이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는 게 마음 아프다.

동족 상잔의 비극.

이는 캄보디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다.

 

70년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제주 4.3도 그렇고, 보도연맹, 한국전쟁 자체가 그렇다.

 

그들은 왜 죽어야 했던가.

어떻게 그런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그 슬픔과 상처는 과연 치유될 수 있는가.

 

 

이 나라, 저 나라 각각 공통점이 떠오른다.

그건 바로 제국주의의 침략과 그로 인한 갈등.

그냥 자기들끼리 갑자기 싸우게 된 게 아니다.

 

외부의 침략이 있고, 그걸 대응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있고,

분열과 갈등이 심각해진다.

 

대립과 갈등, 자기 욕심으로 인해

미움과 거짓이 만들어진다.

악순환은 점점 더 심해진다.

 

우리는 깊은 절망+체념 가운데 있다.

이 원통함이 풀어져야 한다.

 

상처 받았던 것이 치유되고,

그 아픔의 땅들이 오히려 생명평화를 전하는 땅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평화를 갈망하게 됐다는 저자의 말이 참 깊게 와 닿는다.

 

처절한 아픔을 경험했기에,

평화가 얼마나 필요하고 아름다운지를 느끼는 게 아니겠나.

우리 모두 잘 기억해야 한다.

킬링 필드, 세월호, 한국 전쟁, 제주 4.3,

이보다도 덜 밝혀진 수많은 아픔들..

 

그 억울한 고통들이 풀어지고, 평화가 우리에게 넘치길.

새롭게 살아갈 힘들이 우리에게 생겨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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