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세대유감 -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묻다
김정훈.심나리.김항기 지음, 우석훈 해제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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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호기심과 기대를 적당히 섞어 보게 됐다.

‘정말 의미 있는 책일까?’ 궁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일단 내게는 톡톡한 역할을 해낸 책이다.

 

궁금한 것은 이 책이 얼마나 사회에 널리 퍼지고, 주목받느냐이다.

 

이 책의 해제를 쓴 우석훈의 <88만원 세대>처럼 일종의 대유행/신드롬을 만들어 낼 것인가?

그 정도 열기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나 관심 받을지 궁금하다.

 

읽으면서 느낀 건 내용적으로는 나름 탄탄하게 일관성을 갖췄다는 점.

3명의 공저자라는 점도 상당한 힘이 됐다.

 

서로 분야를 나눠 썼다 하더라도, 이 내용/원고를 갖고 충분히 토론하며

한층 심화하며 입장을 전개해나갔다.

 

물론,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부분이 군데군데 보인다.

별로 주목할만한 부분이 아닌데도, 두드러진 현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신도시에서 30대 인구점유율이 8.6%에서 13.3%로 오른 것(151쪽).

이게 큰 변화인가? 의미 있는 차이로 느껴지지 않는다.

 

(144쪽에 나오는) 주택담보대출 사례도 그렇다.

주택 조성 규제가 완화된 1995년부터 대출이 급격히 상승한다고 하는데,

옆의 표를 보면 1990년 10 중반, 1995년 30 후반, 1999년 60 초반이다.

분명 95년에서 99년이 많이 올랐다. 4년간 20 초반이 올랐으니.

그런데 90년에서 95년도 그 이상 올랐다.

급격한 상승이라고 보기 어렵고, 상승이 꾸준히 이어진 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부분을 읽을 때, 눈이 좀 침침해진다.

어거지라는 느낌과 함께..

 

그러나 이런 부분들이 있다고 해서 이들의 주장, 특히 386세대를 향한 분석이 평가절하될 순 없다.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부동산과 학벌이다.

이 문제들을 386세대 문제와 직접 연결시키고,

바로 그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자들이 386세대라고 근거를 바탕으로 밝히고 있다.

 

교육/학벌, 그리고 아파트/부동산.

이 두 가지 사회문제와 386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이를 밝힌 게 이 책의 백미다.

 

386세대의 교육열이 오늘날 어떤 사회 흐름을 만들어 왔는지,

부동산 정책의 변화에 따른 혜택, 누가 어떻게 아파트를 선호하게 됐는지 등을 알려준다.

 

학벌과 부동산, 이걸 누리는 기득권층은 꼭 멀리 있는, 혹은 높이 있는 대상들만 뜻하지 않는다.

중산층, 중상층이라 할 수 있는 이들, 특히 이 책의 접근으로는,

바로 386세대들이 그걸 어떻게 누리게 됐는지를 소상히 밝힌다.

 

1980~2000년대 현대사를 읽는 느낌을 준다.

아마 일반 역사책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역사학계의 접근방식과 상당히 다르지만)

매우 의미있는 자료들을 386세대와 촘촘히 엮었다.

 

난 386세대가 아니다. 1982년생이다.

2000년대에 대학과 군대를 갔고, 현재 30대 아빠다.

대학에서도, 군대에서도 ‘나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정말 많이 변한 거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누구나, 어느 세대나 하는 말일지 모르겠으나

내 경험상으로도 분명 느껴지긴 했었다.

 

60년대생 386에서 90년대생 밀레니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 그랬을까.

 

흥미롭게 끝까지 읽어나갔다. 그러면서 저자들의 이후 활동을 기대하게 됐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특히 약간 윗 세대 사람들의 시대적 맥락을 보다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어찌보면 나의 어린 시절에 있던 일들이기도 한데,

당시 의미를 잘/전혀 모르고 스쳐지나간 사건들이 새롭게 와 닿았다.

 

마지막 부분 ‘게임체인저’ 부분은, 아쉬움과 희망을 동시에 품게 한다.

 

이 책의 설정은 ‘문제제기’이지, 아직 ‘대안제시’는 아니다.

물론 그 분석 가운데, 자연스레 실마리도 있는 법이지만..

 

일단 3명이 의기투합하여 이런 책을 만들어냈는데,

앞으로도 이런 알찬 + 당찬 책을 계속 생산하길 응원한다.

 

나에게도 자극이 됐고, 저자들 못지 않게 나도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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