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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파스타 - 삶의 환희를 만나는 4단계 전략
최준식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6월
평점 :
책이 쉬우면서도 깊이 있다.
저자의 내공이 상당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책 전반에 섬세하고 사려 깊은 게 느껴진다.
한 번 연락해볼 마음도 든다.
개인적으로 '파스타'를 잘 모르고, 선호하지도 않아서
책 제목이 별로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파스타는 여러 재료들이 뒤범벅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는데, 내가 잘 모른다)
제목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내용은 상당히 괜찮고, 많은 이들이 봤으면 좋겠다.
'죽음학' 연구자라서 사람들이 부담 갖고 안 볼 수 있지만,
요즘 많이 언급되는 명상, 마음챙김 등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볼만 할 책이다.
(그런 면에서 책 제목이 어떨까 싶다 ;;)
나름 환갑이 넘은 연륜 있는 교수인데,
단정짓기보다는 열어 놓는 문법을 쓴다.
뭔가 입장이 다르더라도, 막 반박하기 어렵다.
이런 게 아닌가요? 라고 조곤조곤 물어야 할 것처럼 만든다.
아마도 저자가 수행의 길을 걷고 있어서 더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널리 알려진 신화, (신화라고 하면 싫어할 사람들도 있겠다)
아담과 이브 예를 들면서 자의식을 설명한다.
정말이지 신화는 어느 각도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서 나온 자의식 관련 해석도,
처음엔 뭐지 싶다가, 읽다보면 자연스레 공감된다.
초월은 세상을 다 뒤로 하고 '천국'에 가는 거라 생각하기 쉽다.
무엇에 대한 초월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세상에 대한 초월? 아니다. 자의식에 대한 초월이다.
그러니 초월 다음에 수행이 이어진다.
자신을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는 거다.
역동적 생성과 변화!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은 영원의 반대가 '순간'이라고 여기는 거다.
하지만 영원의 반대는 시간이다.
시간을 넘어서는 것, 혹은 시간이 없어지는 게 영원이다.
영원철학이 여기서 나온다.
영원철학이라는 묶음도 흥미롭다.
세상에 다양한 신비주의가 있는데, 결론은 비슷하단다.
종교학자가 폭넓게 공부해서 더 잘 아는 것 같다.
그 영원이라는 것은 시간을 초월하는 것이다.
천년만년, 백만년, 수억년의 영원이 아니다.
한편 저자에게 아쉬운 점은 '범재신론'에 대한 입장이다.
처음엔 저자가 '범재신론'을 모르나 싶었다.
하지만 안다. 언급한다.
근데 그게 좀 왜소하다.
사실 기독교의 핵심이 범재신론이다.
초월신이 아니다. 그렇다고 범신론도 아니다.
초월과 내재를 포괄하는 범재신론이 기독교 사상의 핵심 진리다.
하지만 이 부분을 깊이 꿰뚫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약간 아쉽다.
물론 한국의 많은 교회들(대형교회, 크지 않아도 대형교회를 꿈꾸는 교회들)
이게 진짜 예수의 제자된 교회인가 싶지만, 암튼 그들은 초월신을 고집할 거다.
그렇지만 저자 말대로, 성경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저자가 언급한 '도마복음' 외에도)
성경의 신은 범재신론이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이 진정 다르게 보인다.
고정관념, 관습을 초월해야 한다.
아무튼...
이 책은 쉽고도 깊다.
더 깊어지기 위해 더더 분투해야 한다.
좋은 도구가 되는 책이다.
반갑고, 더 애써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