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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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써요. 뭘 쓰라구요

 

뭘써요. 뭘 쓰라구요

시 써라

뭘써요

시 쓰라고

뭘써요

시 써서 내라고

네. 제목은 뭘써요

니 맘대로 해야지

아 뭘 쓰라고요

한번만 더 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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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사람들은 앞만 보고

부지런히 나를 앞질러 갔습니다.

나는 산도 보고 물도 보고,

빗줄기가 강물을 딛고 건너는 것도 보고,

꽃피고 지는 것도 보며,

깐닥깐닥 걷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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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시절에는 특히 더 그러한데, 왜냐하면 일관되게 논리적이어서 핑계나 대는

그런 청년은 희망이 별로 없으며, 그것 싸구려 인생이기 때문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스토옙스키-

 

* 우리가 지구의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지구의 부동설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무의미함에 이르지만

느낄 수 없는 운동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법칙에 도달한다.

-전쟁과 평화/톨스토이-

 

* 설사 악한 사람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적어도 거짓말쟁이나 위선자는 되지 않겠어.

나는 더 이상 위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내겠어.

-안나 카레리나/톨스토이-

 

* 내 그림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언제나 내 삶을 풍요롭게 채워주는 것들을 깊이 알고, 기록하고, 간직하기 위해서...

-그림선물/김원숙-

 

* 우리의 경험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깊이 규정된다.

-소쉬르-

 

* 사랑이 식는 것은 반복되는 관계 속에서 상대가 고유성을 잃고

다른 누구와 다를 것 없는 덤덤한 존재가 되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태연한 인생/은희경-

 

* 기억은 확실한 '실체'가 아니다.

그것은 늘 '생각해내면서 형성되는 과거'이다.

-라깡-

 

* 이미 네시

나는 아홉번 일어났다

달을 사랑하기 위해

-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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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우리가 쓰는 글은 우리가 듣는 말이며 우리가 읽는 책이며 우리가 하는 생각이다.

 

봄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쓰지 말고,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를 쓰세요.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지 마시고,

사랑했을 때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 아주 세세하게 쓰세요.

-김연수-

 

* 모든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

-자크 라캉-

 

*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조금씩 글을 쓴다.

-레이몬드 커버-

 

* 입맞추기 위해서 나는 입가에 남은 포도송이의 얼룩들을 씻지 않았다.

입을 맞추고 나서 나는 입술을 식힐 사이도 없이 달콤한 포도주를 마셨다...

어떠한 기쁨도 미리 준비하지 마라.

-지상의 양식/앙드레 지드-

 

* 모든 덧없는 것들만이 나를 사로잡았다.

영원히 스쳐갈 뿐인 것들만이.

-여행할 권리/김연수-

 

* 명품들도 인해 권위와 자긍심이 발생한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그 사람의 안이 텅 비었다는 뜻이다.

내부가 텅 비어 공허하기 때문에,

스스로 가치를 만들 자신이 없기 때문에

이미 사회가 승인해서 권력이 생긴 물건들을 구매하고,

그 상품의 이미지로 주변과의 관계를 채워가려 하는지도 모른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김선희-

 

* 첫행은 최대한 늦게 시작하라.

세계를 완전히 다르게 본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 다만, 아주 조금 즐거운 거짓말을 넣어서.

부정적 표현을 남발하지 말자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다카하시 겐이치로-

 

* 훌륭한 소설가는 '무대감각'을 살리 줄 알아야 한다.

-서머싯 몸-

 

* 아내는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또한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아름다움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아름답다고 믿는 아름다움은 얼마나 교만한가

-그녀의 눈물 사용법(소년 J의 말끔한 허벅지)/천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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