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미카엘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 미카엘은 미안하지만 몇 분만 자기 논문을 좀 들여다보아야겠다고 했다. 나는 커피를 홀짝이면서 그를 바라보았는데, 그건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내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알아채고는 조용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란 얼마나 작은 것인가. 143
* 시간은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시간을 꺾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무례한 남자들의 뻔뻔한 시선에 답하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간에 대처하고 있다. 눈을 돌리거나 돌아서지 않는다. 차가운 경멸의 미소를 얼굴에 띈다. 겁먹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는 것처럼.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 251
* 그 젊은 교사는 주위에 있는 모든 것에 신선하고 밝은 쾌활함을 뿌렸다. 꼬마 잘만을 설명하면서 그녀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미소를 짓자 그녀의 얼굴은 밝아졌고 마치 얼굴 모든 부분이 그 미소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갑자기 내가 입고 있던 갈색 옷이 혐오스럽게 싫어졌다.
나중에 거리에서 여자아이 두 명이 나를 지나쳤다. 학생들이었다. 두 사람은 명랑하게 웃고 있었고 둘 다 자극적이고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들은 옆에 트임이 많은 스커트를 입고 짚으로 된 핸드백을 들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천박하다고 생각했다. 자기들이 예루살렘을 전부 소유했다는 듯한 웃음. 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