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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흰돌
오래전 그녀는 바닷가에서 흰 조약돌을 주웠다. 모래를 털어낸 뒤 바지 호주머니에 넣었고, 집에 돌아와서는 서랍에 넣어두었다. 파도에 닳아 동그랗고 매끄러운 돌이었다. 속이 들여다보일 듯 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속이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하지는 않았다.(실은 평범한 하얀 돌이었다.) 가끔 그녀는 그것을 꺼내 손바닥 위에 얹어보았다. 침묵을 가장 작고 단단한 사물로 응축시킬 수 있다면 그런 감촉일 거라고 생각했다.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