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매
안톤 체홉 원작, 데이빗 마멧 번안, 황동근 옮김 / 예니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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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체홉의 작품은 연극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바냐 아저씨>와 <세 자매>가 무대에 올려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극작품은 대본을 읽고 직접 연출된 연극을 봐야만 완성되는 것이라 사실 <세 자매>를 읽고 이에 대한 감상?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종이에 쓰여진 글자와 대사로 표현되는 글자는 전혀 다르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말투를 상상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체홉이 <세 자매>에서 나타내려고 했던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체홉은 <세 자매> 초연을 보고 나서, 연극이 자신은 대본에서 희망을 그려냈는데 연극은 단순히 비극으로만 묘사해서 화를 냈다고 한다.

  배경은 러시아의 지방 도시에서 살고 있는 세 자매와 가족을 무대로 벌어진다. 올가, 마샤, 이리나는 언젠가는 꿈의 상징인 모스크바로 떠나려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러나 주위 환경은 세 자매를 고난으로 몰고 가고 이들은 결국 모스크바를 떠나지 못한다. 맏딸인 올가는 책임감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둘째인 마샤는 틀에 박힌 남편을 마음속으로 멀리하다 모스크바에서 온 군인 베르쉬닌을 사랑하게 되나 결국 그를 떠나보낸다. 막내 이리나는 모스크바에 가고 싶은 마음에 사랑하지 않는 뚜젠바흐와 약혼을 하나, 일리나를 사모하던 솔료이느는 뚜젠바흐에게 결투 신청을 하고 뚜젠바흐는 결국 결투로 인해 죽는다. 올가의 남동생인 안드레이는 도박으로 세 자매의 집을 저당잡히고, 재산을 탕진하며 안드레이의 아내 나따샤는 돈을 빼돌리고 바람을 피운다.

  1막부터 4막까지 줄기차게 절망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다 마지막 장면은 세 자매가 서로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여기서 그녀들은 현실의 모든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읽지 말자고 서로를 다독인다. 희망을 대화를 나누며, 미래를 기대하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비평가들은 비극 속에서 희망을 찾는 세 자매를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나 나는 잘 모르겠다. 그녀들이 과연 저 상황들을 잘 극복하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체홉은 절망하고 넘어지면서도 끊임없이 이상향(모스크바)을 향해 나아가는 혹은 꿈꾸는 인간의 삶 자체가 희망이라고 본 것인가?

 

* 마샤 : 오, 봐. 음악이 연주되고 있어. 그들이 연주하고 있어. 그들이 떠나가고 잇어. 그들 모두는 영원히, 영영 가는 거야. 그리고 우린 여기 남아서 우리의 인생을 바라보고 있어. 우리가 만들어야 할....우리가 창조해야 할 인생을 말이야......(사이)

이리나 : 언젠가는, 그래 언젠가는 분명해질 거야. 힘들어보이는 지금의 의미를 알게 될 거야, 그리고 고통의 의미도 알게 될 거야. 그리고 그때까진 우린 일을 해야 돼. 난 일할 테야. 학교에서 날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일생을 바치겠어. (사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그리고 온 세상에 눈이 쌓이겠지, 그리고 난 일 할 거야. 일을 할 거야....

올가 :......음악이 밝게 연주되고 있어. (사이) 시간들은 사라지고, 모든 것은 사라지고, 우리들도 사라질 테지. 우리만 여기 잠시 남았어. 지금 알 수 없는 우리의 고통도 우리의 후손들에겐 기쁨으로 바뀌게 될 거야. 그들은 우리를 기억하고 우리를 축복하겠지. 혹은 우리에 대한 기억들로 감사할 거야,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우리에 대해서 말이야. 내 사랑, 오 나의 사랑하는 동생들....... (4막 끝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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