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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제국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존 말코비치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영화이다. 처음에 베일을 꼭 닮은 꼬마가 등장하기에 아 저 애가 커서 크리스찬 베일이 되는구나 하고 언제쯤 베일이 나올까 한참을 보다 깨달았다. 그 꼬마가 크리스찬 베일이며 이 영화는 그가 아역 배우 때 찍은 영화라는 것을.
영화의 배경(네이버 줄거리 참조)은 2차 세계 대전 당시인 1941년 상하이이다. 상하이에는 수 천 명의 서양인들이 국제거주에 관한 외교 조약의 보호 아래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주인공 영국인 짐(크리스찬 베일) 역시 이들 중 한 명의 아들이다. 전쟁의 불안을 느낀 짐의 아버지가 가족들을 호텔로 옮긴 첫날밤 일본군의 상하이 점령 작전이 개시되자 상하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거리로 뛰어나온 피난 인파 속에서 짐은 어머니 손을 놓치고 만다. 짐은 거리를 쏘다니다 우연히 미국인 베이지(존 말코비치)를 만난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 생존력이 강한 미국인. 하지만 그들은 결국 수용소로 끌려가고 거기서 함께 생활하게 되며 겪는 일들을 그린 영화이다.
비행사를 꿈꾸는 철없는 소년인 짐은 생존력이 남다른 아이이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힘이 있는 자가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수용소에서도 금새 적응하며 활기찬 생활을 한다. 수용소에서 살아남는 그의 활약상을 보는 것은 영화의 큰 재미이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과 외국인들의 수용소 생활, 가미카제 비행사들의 죽음(일본인을 미화시킨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희생이 고귀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국가가 요구하는 그들의 목숨과 그들의 맹목적 순응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등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것을 영국인이라는 어린 소년의 눈을 통해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슬픔과 웃음이 동시에 존재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미국 전투기들이 일본인이 만든 건물과 수용소에 폭탄을 터트릴 때 짐은 옥상에 올라가 전투기들의 위력을 보며 흥분의 소리를 외친다. 이를 보고 놀란 영국인 의사가 짐에게 달려와 위험하다며 짐을 껴안자 그는 갑자기 울면서 말한다. “엄마 얼굴이 생각나지 않아요.” 아, 그 장면에서 어린 짐이 겪어야 했던 전쟁의 공포와 상흔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짐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부서졌던 그의 마음이 치유될 수 있을까? 눈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봐야만 했던 그는 행복할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전쟁을 혐오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을 죽이는 전쟁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