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he Marble Faun (Paperback)
Hawthorne, Nathaniel / Oxford Univ Pr / 2008년 12월
평점 :
호손이라면 <주홍글씨> 작가로만 알고 있었다. 호손이 말년에 쓴 작품이다. 아, 이 책은 대체 무슨 이야기이지? 삼분의 일정도 읽었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술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이분의 일정도 읽었을 때 든 생각. 원죄와 구원에 관한 이야기인가? 다읽고 나서 든 생각이다. 특별한 사건도 없고, 몽롱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를 영어로 읽으려니 참으로 진도가 안나갔다. 몇 년 전 로마에 여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이 로마를 배회할 때 묘사되는 건축물과 그림, 조각상들은 왠지 처음 보는 것처럼 생소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네 명의 주인공 미리암(화가), 힐다(카피스트), 도나텔로(백작), 캐넌(조각가)이 등장한다. 힐다와 캐넌, 미리암은 미국에서 왔으며 도나텔로는 이탈리아인이다. 도나텔로는 미리암을 좋아하고 캐넌은 힐다를 사랑한다. 그러나 미리암의 모델이었던 한 남자가 미리암을 계속 쫒아다니고 미리암은 두려움에 떤다. 미리암과 있던 어느날 도나텔로는뒤따라오는 모델을 절벽에서 밀어 살인을 저지르고 힐다는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로 도나텔로와 힐다는 고뇌에 빠지고 마지막에 도나텔로는 자수하여 감옥에 간다. 힐다는 캐넌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여 로마를 떠나는 것으로 끝이난다.
하지만 간단한 이야기 안에는 많은 상징들이 숨어있다. 도나텔로는 아담을 상징하며 미리암은 이브이다. 순수했던 도나텔로는 죄를 지음으로 인해 더러워지나 한편으로는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발전하는 인간상으로 변모한다. 힐다는 카톨릭과 기독교 사이에서 고민하며 캐넌은 청교도의 모습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호손은 귀도, 라파엘과 같은 그림들, 미켈란젤로의 조각상 등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성격을 묘사한다. 로마는 영원한 도시이자 숨겨진 과거이다. 인간은 단지 잠시 지상에 머무르는 것 뿐이며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소설은 어렵다. 무언가 딱 잘라 말하기엔 모든 것이 애매모호하다. 끝까지 미리암의 과거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없고 도나텔로가 정말 Faun인지도 나오지 않는다(진짜 Faun이라면 이 소설은 판타지로 분리되야 하나?) 대체 호손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주인공들을 따라 로마의 거리를 함께 걸으며 건축물들을 보고, 그림들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