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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인문학 - 도시남녀의 괜찮은 삶을 위한 책 처방전
밥장 지음 / 앨리스 / 2013년 6월
평점 :
저자는 대학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으로 생활하다 어느 날 그림에 빠졌다. 회사를 때려치고, 그래픽 아티스트로 활동한다. 꽤 유명한 사람이니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이 글은 그가 단골 바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인문학 강의를 하였는데, 그 내용을 묶은 것이다. 책 제목답게 다양한 책들과 좋은 문장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저자가 인용하는 책 중에는 제목도 들어보지 못한 책도 여럿 있었다. 글은 술술 읽히나, 생각해볼 구절들이 많다. 잠깐 틈이 나서 대충 읽으려고 펼쳤는데 어느덧 정독을 하게 된다. 그가 소개하는 문장들 중 좋은 것들이 많아 타이핑 하느라 팔이 좀 아플지도 모른다.
# 이럴 때 우리는 일점호화주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잠이야 담요 한 장으로 다리 밑에서 자도 상관없으니 일단은 원하는 스포츠카부터 사고 보자. 사흘 동안을 빵과 우유 한 병으로 때운 뒤, 나흘째는 레스토랑에 간다. 돈을 평범하게 사용할 때 얻게 마련인, 균형 잡힌 매너리즘과 가능성이라는 지평을 깨부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일점호화주의밖에 없으리라.
월급을 양복이나 아파트, 식사 등에 일정하게 배분한다면 우리도 금방 거북이 무리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지 말고 자기 존재 중 쏟아부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한 점을 골라 그곳에 경제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 중-
# 얼마나 더 살지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지만 사는 동안 나의 소원이 있다면, 꿈이 있다면 첫째는 그동안 사 모은 책을 다 읽고 죽는 것, 둘째는 역시 수집해 놓은 CD 음반을 반복해서 다 듣고 가는 것, 셋째가 이렇게나 많은 필기구와 수첩, 노트를 죄다 쓰고 죽는 것이다. 그 외에 어떠한 소원도, 희망도, 꿈도 가진 적이 없다. -<수집 미학> 중- 64
# 연어는 친절한 것 같다. 송어는 조금 칠칠치 못한 것 같고 정어리는 느긋하고 명랑하고, 꼬치고기는 빈틈이 없고, 청어는 비관적이고, 넙치는 낙관적이고, 쑤기미는 신중할 것 같고, 도미는 심술궂을 것 같다. 참치는 순진하면서도 냉담한 면이 있을 것 같다. 전갱이는 성실하지만 다소 자기 중심적이고, 쥐치는 자기애가 강하고...-<부드러운 양상추>중- 28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