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부터 서점에서 보던 책인데, 제목이 전혀 끌리지 않아 늘 지나쳤다. 몇 번은 책 목록을 보거나 살짝 들쳐보기도 했으나,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여전히 무시했던 책이다. 그러다 북 카페에서 발견하고, 읽을 만한 책들이 영 눈에 안 띄기에 할 수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좋은 책을 여태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저자인 수전 케인은 프린스턴과 하버드 법대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후 변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이 직업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항상 궁금했다.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왜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의 성격을 감추려 하는 걸까? 이 물음을 붙잡고 7년간 탐구 끝에 완성된 책이다. 수년에 걸쳐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치밀하고, 자세한 연구 사례들이 저자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매우 성실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왜 세상은 내향적인 사람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기게 되었을까? 어떻게 외향성이 우리 문화의 이상으로 자리 잡았을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런 생각을 당연하게 여겼다. 내향적인 사람은 마음이 깊고, 진중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래도 사회 생활을 하려면 외향적인 성격이 더 좋지 하는 생각 말이다. 당연하다는 사람들의 생각에 저자는 왜? 라고 질문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케이건은 유명한 발달심리학자였다. 그는 아이들이 유아기부터 청소년기를 거치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아이들의 생리와 성격을 기록하였는데 이것은 오랜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실험이었다. 이 실험에서 케이건은 4개월 된 아기들을 세심하게 선별된 자극에 노출시켰다. 아기들은 녹음된 목소리와 풍선 터지는 소리를 듣고, 색색의 모빌이 눈앞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고, 알코올을 묻힌 면봉의 냄새를 맡았다. 이런 새로운 자극에 아기들은 극도로 다른 반응 보였는데 약 20퍼센트는 기운차게 울며 팔다리를 휘저었는데 케이건은 이런 아이들을 고반응(높은 반응성)을 보인다고 정의하였다. 40퍼센트의 아이들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있으면서 때때로 팔다리를 움직이기는 했지만 극적으로 휘두르는 일 없었는데 이것은 저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의 특징이었다. 케이건은 고반응을 보인 아기들은 커서 내향적, 저반응을 보인 아이들은 외향적인 성격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하였고 이것은 거의 맞아떨어졌다. (어떻게 이런 결과를 예측하였냐고? 책을 읽어보시라)

   조금 두꺼운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성적인 사람들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보통 사람들은 사교적인 성격을 좋아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니 내성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그들의 말 없음과 혼자 있으려는 행동들을 구박했던 지난 날들이 떠올라 참으로 미안했다. 아이들의 교육에 관련 있는 모든 부모와 선생님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든다. 이제라도 읽게 되어 다행이다(저자의 Ted 강연도 좋았다. 할아버지가 랍비이셨다니, 우와).

 

# 오스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는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집단 브레인스토밍이 실제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다.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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