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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역사를 말하는 사진 - 카메라로 포착한 한국 현대사의 숨막히는 순간들
전민조 지음 / 눈빛 / 2013년 2월
평점 :
카메라로 포착한 한국 현대사의 숨 막히는 순간들이 있다. 이미지로 보여지는 한국의 과거는 글로 읽는 것보다 더 가슴 아프다. 일본의 식민지화로 억압받았던 한국인. 해방 후에는 학살과 내전으로 고통받았고 독재정치로 인해 피 흘렸던 시민들. 가끔은 부끄러운 한국의 과거를 외면하고 싶어진다. 알고 싶지 않다. 하지만 차학경이 <딕테>에서 이야기하듯, 레비가 <이것이 인간이다>에서 서술하듯 우리는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또 다시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망각하지 않기 위해서 다시 쓰고, 말해야 한다. 사진을 보며 다시 한 번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한국사의 흐름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수많은 사진들과 기자들이 그 순간을 포착한 상황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익숙한 사진들도, 생전 처음 본 사진도 있다. 좋은 사진집이다. 마음에 남았던 사진들을 적어보자면,
* 여수, 순천 사건 와중에 총살당한 김영배 사진
* 이승만 정권 때 국회의원 선거 개표장에서 투표 용지를 훔치려는 사진
*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김주열 군의 시신 사진
* 정인숙 살해사건 사진
* 박숙현 국회의원 유세장에서 술판을 벌여 시민들이 먹고 있는 사진. 그 틈에서 한 어린이 가 어 른들 틈에 끼어 막걸리를 들이키고 있다
* 대형 화재가 난 대연각 호텔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투숙객들이 매트리스를 안고 투신하는 사진. 9.11 테러 당시 falling man 들이 떠오른다,
* 광복절 경축행사에서 문세광이 쓴 총탄에 맞아 쓰러진 영부인 육영수 여사 사진
* 전두환 정권에 반대하는 서울대 집회에서 분신자살하는 이동수 군 사진
* 시위 중 최루탄에 맞아 피를 흘리는 연세대 학생 이한열 군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