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지도 - 진중권의 철학 에세이
진중권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씨네 21>에 1년간 연재했던 에세이를 묶은 것이다. 글이 대중매체를 향하다보니 그의 다른 책에 비해 비교적 쉽게 읽힌다. 이 책은 미학에 관한 담론에 있어 중요한 철학자 8명을 선택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탄탄한 논리, 정확한 근거, 조롱과 비아냥, 풍자를 뒤섞은 경쾌하면서도 신랄한 그의 문장은-Yes24 책 소개> 이곳에서도 빛을 발한다. 목차만 보아도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5부 ‘정체성’ 7부 ‘미의 정치성’을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이 지적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기 때문에 자꾸 보게 된다.

 

1부 삶을 예술로, 존재의 미학

01 델포이의 신탁 - 너 자신을 배려하라

02 창조적 개새끼 - 촌스러움을 경멸하라

03 냉담한 멋쟁이 - 나는 내 자신으로 만족한다

04 도시의 만보객 - 뜨거운 참여와 차가운 관찰

 

2부 미디어

05 커뮤니케이션의 편향 - 매체가 문명을 결정한다

06 토탈 신파 - 감정과잉의 오류

07 언어의 착취 - 자본주의 시장 속의 언어

08 희망버스 - 네트워크를 물질화하라

 

3부 현실과 허구

09 뮈토스와 로고스 - 과학 이후의 이야기

10 트루맛 쇼 - 사실은 만들어진다

11 재판이냐 개판이냐 - 몽타주의 마술

 

4부 사실과 믿음

12 데카르트의 고독 - 모든 것을 의심하라

13 눈에 뵈는 아무 증거 없어도 - 신앙주의에 관하여

14 오컴의 면도날 - 진리는 단순하다

15 고르기아스와 소크라테스 - 수사와 진리의 싸움

16 수사학의 전쟁- 보수와 진보의 수사학

 

5부 정체성

17 그분이 나를 부른다 - 호명이라는 강박

18 위대한 계시 - 성녀와 마녀 사이에서

19 전향의 정치학 - 디지털 시대의 볼셰비키들

20 부역자 - 어설픈 이념의 낙인

21 공약의 부담 - 말에 따르는 책임

 

6부 익숙한 낯섦

22 시적 순간 - 낯설게 하기

23 십자가에 못 박힌 욕망 - 삶의 충동과 죽음의 충동

24 총을 든 베르세르커 - 질주하는 광기

25 냉장고 속의 독재자 - 정치로서 사체 공시

 

7부 미의 정치성

26 미적 자본 - 아름다움 앞에서 법률은 효력을 잃는다

27 거울과 선풍기 - 거울의 영원함을 위하여

29 메스를 든 피디아스 - 개성적 아름다움의 파괴

29 신체는 전쟁터 - 미용성형의 정치학

 

8부 존재에서 생성으로

30 발롯 체험 - 기관 없는 신체의 창조적 역행

31 냄새 나는 그림 - 후각적 공감각에 관하여

32 감각의 히스테리 - 말미잘의 촉수처럼 민감한

33 얼굴은 풍경이다 - 고흐의 자화상

 

9부 예술의 진리

34 견자의 편지 - 선포로서의 진리

35 그리드 - 우주의 자궁

36 파편의 미학 - 터치(touch)는 감동(touch)이다

37 아레스토 모멘툼! - 순간아, 멈추어라

38 차이와 반복 - 반복가능성에 관하여

39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비독서의 미덕

 

10부 디지털 테크놀로지

40 실물 크기의 지도 - 지도와 제국주의

41 디지털의 바틀비 - 컴퓨터 그래픽의 정치학

42 기술적 영상 - 문자와 숫자로 그린 그림들

43 기계와 생명 - 칸딘스키와 유사생명

 

# 흥미롭게도 고대 그리스에서 문자의 도입은 상당히 늦었다. 소크라테스는 글을 쓰지 않았다. 그의 제자 플라톤은 글을 썼지만, 그의 글은 대화체로 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오늘날처럼 문어체로 된 글이 등장한다. '말'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가벼운 매체가 아니다

육중한 기념비만큼이나 발화되는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구술문화는 시간편향을 갖는다 52

 

# 일본의 동북지방에서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의 침착한 대응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요인은 일본 특유의 유미주의 문화로 보인다. 독일의 고전주의에서 감정을 표출할 때조차조 위대한 고요함을 요구하였듯이, 일본의 사무라이 미학은 무사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초월하여 그 어떤 고통의 상황에서도 평정을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 62

 

# 예술가들은 자유로운 영혼이어야 한다. 어설픈 이념으로 그들을 괴롭히지 말라. 183

 

# 현대인은 아에 신체 위에 영원한 이미지를 실현한다. 화장한 얼굴에서 메이크업의 두께는 초박막, 즉 현실과 상상을 가르는 얇은 막이다. 240

 

#하지만 칸트의 말대로 미는 개념이 아니기에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가령 큰 눈도 어떤 얼굴에서는 흉하게 보이고, 작은 눈도 어떤 얼굴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인다.

아름다움, 특히 얼굴의 아름다움은 일반화하기 힘든 지극히 '개별적' 현상이다. 하지만 얼굴을 이른바 미의 '일반적 규칙'에 가깝게 가져갈 때, 개별적 특성(일탈)은 간단히 제거되고 만다.

그 결과는 때로 파멸적이다. 원래의 얼굴에 존재하던 질서와 무질서의 섬세한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251

 

# 고대의 조각가들이 예술을 통해 미의 이상에 도달했다면, 오늘날 대중은 기술을 통해 이상적 신체에 도달하려 한다. 신체는 더 이상 고전적 의미에서 기성품이 아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오늘날 그것은 '수정되는 기성품'이 되었다. 끝없는 변형과 이행의 과정 속에 놓여 있는 유목적 신체라고 할까? 255

 

# 모든 예술은 시각, 청가, 아니면 시청각의 예술이다. 미각, 후각, 촉각의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로부터 시각이나 청각은 정신이나 영혼에 가까운 반면, 다른 감각은 신체에 가깝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275

 

#아도르노에게 예술은 개별자이기에 진리를 가지나 스스로 말할 수없고, 철학은 보편자(개념)이기에 진리를 말하나 스스로 가질수는 없다. 그리하여 개별과 보편, 예술과 철학은 상보적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2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