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코의 색면 예술 - 숭고한 아름다움의 미학
도어 애쉬턴 지음, 김광우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마크 로스코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 것은 존 로건(John David Logan)이 로스코에 관해 쓴 연극<레드>(2009)에 관한 줄거리를 읽고 나서부터이다. 예전에는 그가 그린 그림을 보고, 이건 뭐지? 하면서 지나쳤는데 이제라도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자 하는 마음에서 책을 펼쳤다. 책을 쓴 저자는 로스코가 젋은 시절부터 타계한 1970년까지 약 18년에 걸쳐 그와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로스코를 낱낱이 파헤치는 느낌이다. 로스코의 삶에 영향을 주었던 수많은 화가들이 등장하고, 그가 작품을 그릴 당시 시대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로스코는 1903년 러시아에서 유태인 가정의 막내로 태어났고 부모는 열렬한 시온주의자들이었다. 그가 5살 때 아버지 요셉은 그를 종교학교로 보냈으며 거기서 그는 랍비에게 탈무드와 히랍어를 배웠다. 인문학 교육을 받으면서 교사의 엄격함을 강요받아 그것이 권위에 대한 로스코의 후천적 증오로 연결되었을 거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로스코고 7살 때 가족은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갔으며 포크랜드에 정착한 후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다. 똑똑했던 로스코는 1921년에 예일 대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으나 중퇴하였으며, 그 후 뉴욕의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 들어가 맥스 웨버 밑에서 공부했다. 로스코는 1928년에 처음으로 전시회를 열었으나 금방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몇 년 동안 그의 주 수입원은 교직이었다.

   로스코는 밀턴 에이버리의 대담한 색채 사용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이제 현대 회화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한 그는 재현적인 주제보다는 형태, 공간, 색채 등의 형식적인 면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추상적인 그림이 아니었지만 점점 그의 그림은 단순해졌고 1940년대 말, 로스코는 재현적인 요소들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완전한 추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캠퍼스에 두 개 혹은 세 개의 단일 색으로 화면을 가득 칠하는 방식이었다. 1961년에 로스코는 마침내 큰 성공을 거두며 뉴욕 근대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그러나 예술적으로 슬럼프를 겪으며 건강마저 나빠졌던 그는 1970년에 그는 뉴욕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모모 미술관에는 그의 작품만 따로 모아 놓은 방이 있고, 살아생전 로스코도 그 방에서 몇 시간이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로스코의 전기를 읽으니 그의 그림이 새롭게 보인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 앞으로 그의 작품을 만나게 되면 오래도록 서서 바라봐야겠다.

 

# 로스코가 갈구한 명료함은 천천히 드러났다. 1930년대 중반부터 후반 사이에 로스코는 자신의 회화적 문제들을 다양한 목소리로, 다양한 접근으로 끊임없이 실험했다. 표현을 위한 가능한 입지조건으로서의 음악에 대한 그의 정체성은 캔버스에 쉽게 해명되어 나타나지 않았다. 음악의 중요성에 관한 힌트들이 몇몇 스케치와 구아슈작품을 통해 음악가들,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들로 나타났을 뿐이다. 비극에 관한 그의 성찰의 연상 또한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구성의 평편함에서 드러났다. 플라자, 도심의 거리, 실내의 깊이를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그는 폭이 좁은 무대를 가장했으며, 배경, 줄이 있는 기둥, 비자연적인 버팀목의 환영을 앙양했다. 78

 

# 우리에게 미술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탐험할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세계로 진입하는 모험이다. 101

 

# 로스코는 말이 없었고 완강해졌다. 내 생각에 이는 그가 예술이 아닌 존재 속으로 끌려가는 것을 느꼈을 때 매번 일어났다. 그는 매우 피곤해보였다. 그는 멜에게 말했다. “내가 모마에서 여가를 보내면서 마티스의 <붉은 아틀리에>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당신 기억이 나? 당신은 말하기를 왜 항상 그 그림이었어요?라고 했지. 당신은 내가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 집에 대해서 당신은 마티스의 <붉은 아틀리에>에 빚을 지고 있는 셈이요. 그 때 수개월 동안 매일 그것을 바라본 것이 나의 모든 그림들을 태어나게 만든 거요.”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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