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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연구 ㅣ 프로이트 전집 3
프로이트, 김미리혜 / 열린책들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브로이어와 프로이트가 함께 연구하고 발표한 결과를 모아놓은 책이다. 무궁무진한 히스테리 사례들을 읽다보면 아니 그 옛날에는 히스테리 환자들이 이렇게 많았나 놀랍기도 하고, 요즘에는 히스테리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다 어디에 있나 궁금하기도 한다. 가끔 성격이 좋지 않은 노처녀를 보고 히스테리를 부린다 라고 얘기하는데, 프로이트와 브로이어에 따르면 성적으로 억압받을 때 히스테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경미한 히스테리라고 할수도 있겠다. 히스테리의 어원은 ‘자궁’에서 왔다고 한다. 그런데 왜 히스테리는 여자하고만 관련이 있는 듯 보이는 것일까? 여기에 나온 사례들도 그렇고. 보통 성관계나 일상 생활에서 남성이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위치이고 여성들은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그런가?
책에는 5가지의 사례 연구가 적혀 있다. 안나 O양은 브로이어가 기술하였고, 나머지 네 여성 에미 폰 N. 부인, 루시 R.양, 카타리나, 엘리자베스 폰 R.양은 프로이트의 연구 결과이다. 여기다 예로 드는 수많은 다른 환자들의 사례까지 합하면 무궁무진하다. 간단하게 다섯명 여성들을 살펴보자면, 안나 O양은 1880년 21살 때 처음 아프게 시작했다. 심한 시력 장애, 마비, 착어증 등이 나타났다. 이것은 아버지가 병에 걸리기 시작한 후부터 시작되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헌신적으로 간호하였는데 결국 아버지가 죽게 되자 그녀의 증상은 심해졌다. 브로이어는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들을 하나하나 밝혀나간다. 안나 O는 Bertha Pappenheim이라는 여성으로 나중에 여성 해방자이자 사회복지사로 활약을 펼쳤다. 서독 정부는 그녀의 업적을 기리는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니, 와우~ 멋지군.
에마부인은 40세 가량의 여성으로 프로이트가 3주간 기록한 내용이다. 그녀는 틱 증상, 수전증과 유사한 유사한 손떨림, <짤깍>하는 소리를 내기, 환각 등의 증상이 있었다. 그녀는 열네 명의 아이들 중 열세 번째 아이였는데 그들 중 단지 네 명만 살아남았다. 또 남편이 죽은 후부터 항상 아팠다. 어렸을 때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과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갖가지 소문들이 그녀를 억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루시 양은 만성적 화농성 비염을 앓고 있었다. 그녀는 완전히 후각을 잃어버렸는데 한두가지 자기만이 맡는 냄새에 거의 항상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한 가정의 가정교사로 있었는데, 아이들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건들이 원인이 되어 그러한 병이 생긴 것이다.
카타리나 양은 18살로 숨이 자꾸 차서 고생하고 있었다. 누가 목을 쥐어 짜서 숨이 막힐 것 같은 것이다. 상담 결과 함께 살던 숙부가 그녀를 계속 범하려고 하였고, 또 숙부와 다른 여성이 함께 방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생긴 병이었다.
엘리자베스 양은 24살로 양쪽 다리에 통증이 있어 걷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곧바로 결혼한 언니가 출산 후에 지병인 심장병 때문에 쓰러졌다. 그 모든 어려움과 가족의 간병을 모두 엘리자베스 혼자 감당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은 분석 결과 그녀는 형부를 사랑하고 있었고, 언니가 죽자 그러면 이제 자신은 형부와 결혼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언니를 향한 죄의식이 그녀를 눌러온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려고 하였다. 프로이트 이전에는 어떤 체계적인 탐구 방법도 없었다. 브로이어 처음 사용한 ‘최면 암시’를 프로이트도 사용하였지만 얼마 안가서 곧 그 방법은 불규칙하거나 불명확하게 작용하고, 불완전한 것임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이때 환자의 ‘저항’이 일어나 치료가 완벽하게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점차 ‘자유연상’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였다. 이것은 환자에게 단순히 무엇이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말하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꿈의 본질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프로이트는 정신의 무의식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과 의식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 사이의 엄청난 차이점들을 분류할 수 있었다.
역시나 이 책을 읽고 나니, 어젯밤 꾸었던 꿈이 대체 무슨 의미였는지 엄청나게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왜 어제부터 식탁 의자에만 앉아 책을 읽으면 긴장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프로이트를 만날 길이 없으니, 스스로 상담심리를 공부하여 내 자신을 분석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문득. 역시, 모든 병에는 다 근원이 있다. 프로이트가 한국에 있었다면 수많은 한국 여성들의 ‘화병’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