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Man (Paperback)
DeLillo, Don / Scribner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돈 드릴로는 1936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지금까지 15편의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글들을 쓰고 있다. <Falling man>은 9/11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제목처럼 떨어지는 남자는 9/11 사건이 일어났을 때 쌍둥이 건물 밖으로 수많이 사람들이 뛰어내려 자살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작품 안에서도 떨어지는 남자의 이미지는 주인공을 비롯하여 다양한 인물들에게 나타난다. 소설에서는 일관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다. 3칭인 화법이나 관점은 계속 바뀐다. 첫 장면에서 주인공이 무역 타워를 벗어나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3년동안의 일을 서술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처음의 장면이 반복된다.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진전이 되기는 커녕 제자리로 돌아오는 인물들을 볼 수가 있다. 마치 조그만 트랙을 맴도는 것처럼.

   주인공 Keith는 빌딩이 붕괴되던 당시 극적으로 빠져나왔다. 그날 이후부터 그의 사고는 그 사건의 장소와 시간에 갖혀 있다. 그는 사건 전에 그의 아내 Lianne와 별거 중이었다. 그는 스포츠와 포커를 할 때 외에는 혼자 있기를 즐기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사건 후 그는 가족과 함께 있기 원하고 아들 Justin을 학교로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Keith는 사건 당시 자신도 모르게 들고 나온 서류 가방의 주인을 찾는다. 주인은 Florence라는 여성으로 그녀를 만난 후 그는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을 말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났음을 깨닫는다. Florence도 사건의 충격을 그에게 털어놓으며 그를 의지한다.

   아내 Lianne는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돌보며 자신도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해 한다. 그녀의 아버지가 자살했기 때문에 자신도 그 영향을 받은 건 아닌지에 대해서도 걱정이다. 그래서 글쓰기를 통하여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려고 노력한다. Lianne의 어머니 Nina와 그녀의 연인 Martin의 관계도 주목해 보아야 한다. Martin은 현재 예술 거래상이나 과거에는 Kommune 공동체에 속해 있었고 테러리스트나 혹은 서포터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 암시된다.

떨어지는 남자를 연기하는 행위 예술가 Daivd도 있다. 이 행위 예술가의 행동은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준다.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며 소리를 지르고 불편해한다. 마지막에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Keith는 어쩌면 이미 Falling man 이다. 별거와 고립된 세계에서 살며 끝까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Martin의 원래 이름은 Ernst이다. 그가 과거 테러리스트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테러리스트가 우리와 동떨어진 사람이 아니라 우리 중 한명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떨어지는 남자를 재현하는 Daivd의 의도는 무엇일까? 사건이 생겼을 때 여기 저기 떠드는 모든 목소리를 잠깐 정지하고 숙고해보자는 의도가 아닐까? 또한 죽은 사람들을 위한 제의적인 몸짓이지 않을까?

   책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제목은 의미심장하며, 제목의 주인공들은 각 파트마다 중요한 메세지를 던진다. 트라우마는 억누르려는 심리와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트라우마를 겪은 인물들의 서술이 뒤엉키고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읽을 때는 아무 내용이 없는 것 같아 보였는데, 읽고 나니 많은 것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과연 저자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트라우마는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일까? 시간만이 답이라는 것일까? 사건의 재현이라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 가능할까? 우리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에게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