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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착각 - 얽매이고 상처받은 가족을 치유하는 마음 기술
이호선 지음 / 유노라이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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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벤트]


왜 우리는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착각을 일으킬 정도가 되었나. 이 책의 제목만 보고도 이미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우리 곁에서 우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아껴주는 것 같지만, 우리는 가족에게 많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는 걸 경험한다. 그래서 이 책이 어떤 상처의 치유를 돕는 것과 동시에, 더 나은 가족 관계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들려준다는 걸 알았다. 


상처 받은 가족은 그 관계 그대로 머물면서 상처만 쌓아간다. 그 상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너무 가까워야 한다고 믿어서 벌어지는 일들, 가족이니까 괜찮다고 여기는 만만함, 부담이 될 정도로 기대고 싶은 심리까지. 가족이라는 관계가 유지되려면 언제나 적당한 거리는 필요했다. 꼭 가족만이 아니다. 우리가 겪는 거의 모든 관계는 그 거리가 필요하다. 너무 가까워도 안 되고 너무 멀어도 안 된다.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전달하되, 그 감정이 서먹하면 안 될 정도의 적당함. 내가 가족을 많이 아끼지만 나의 삶의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존재라면 그 거리를 더 두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많은 가족 구성원이 이 진리를 깨닫지 못해서 서로에게 부담이 되고 관계가 회복되지 못할 정도로 어긋난다.


나를 포함해서 주변의 많은 사람이 겪는 일이다. 가족 때문에 아프고 미래가 밝지 않다고 여기는 일. 가족 사이에 폭력과 희생이 그럴 수도 있다고 믿는 게 절대 옳은 게 아니라는 것. 부모와 자식, 부부, 형제자매. 우리가 이루는 가족의 모든 관계 속에서 생기는 갈등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저자의 지침이 와닿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가족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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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오쓰카 이치오 그림, 고향옥 옮김 / 베틀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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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얇은 그림책이 예뻐서 펼쳐보기 시작했는데, 작가님 이름 듣고 더 놀랐네요. 

유명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그림책까지 쓰셨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몇 편의 영화로 그 감동을 충분히 느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보면서 색다른 느낌을 받았네요.


숲에서 발견한 작은 빨간 모자가 인상적입니다. 혹시 길을 헤매던 건 아닐까 싶었는데

오히려 동화 같은 전설을 듣는 것 같습니다.

숲에 사는 정말 작은 요정 쿠나의 이야기입니다. 마치 수호신처럼 우리를 돌봐주는 것 같아요.

많은 것을 도와주고 또 죽은 사람까지 만나게 해주는 능력도 있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그런 쿠나가 마을에도 잘 내려오지 않고 사람들은 쿠나를 그리워합니다.

쿠나가 마을에 내려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봅니다. 그게 전부라고 믿고, 그대로 따라가지요.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는 걸 쿠나의 이야기로 또 한 번 듣습니다.

우리 살아가는 곳곳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곁이 있는 존재가 있다고 말합니다.

뭔가 의지하고 싶을 때 불러보고요. 간절히 바라고 싶을 때 말해보고요.

가슴에 담아둔 간절한 것을 전하고 싶은 대상이 바로 쿠나가 아닐까 싶네요.


이 작고 귀여운 요정이 우리 마음에 들어와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세상이었어요.

마치 환상 여행하듯 쿠나를 따라 숲에 들어가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면서 즐거운 상상 더해가고 싶어요.

빨갛고 작은 모자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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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삼국지 대모험 7 - 여포의 등장 설민석의 삼국지 대모험 7
단꿈아이 지음, 스튜디오 담 그림 / 단꿈아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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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확 전환되는 듯하다. 최강의 여포를 상상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림으로 보는 여포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생생해서 더 읽는 맛이 난다.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고전 흔하지 않은데, 이게 바로 설쌤의 매력이라는 걸 보여주듯 신나는 삼국지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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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역사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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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사건편이 더 큰 그림으로 보이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그리스 신화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묘했다. 신화인지 역사인지 모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가도, 어쩌면 세계사의 한 측면으로 받아들여 역사 공부에 항상 포함해야 하는 거로 받아들였다.


그리스 신화를 시작으로 굵직한 사건을 13가지를 추려서 엮은 책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삼국지, 세계의 비극이 되었던 페스트,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 1차 세계대전에 더해진 세계 대공황, 핵폭탄이 만들어낸 전쟁의 승패, 냉전 시대를 거쳐 걸프 전쟁까지. 가물가물하면서도 잊을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 19 상황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페스트가 떠올랐다. 페스트가 종식되는데 10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 걸 다른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코로나 상황이 시작되고 1년쯤 지났을 즈음, 페스트가 100년이 걸렸으면 코로나는 언제쯤 끝날까 궁금했다.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감염병의 시대를 사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메르스나 신종플루 등 우리를 위협하는 질병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일상의 모든 생활을 위협하는 정도의 위기를 느낀 적은 없었다. 너무 피부로 와닿는 상황이어서 그런 걸까. 처음과는 다르게 흐르는 코로나 상황이 이젠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불안으로 바라보게 되는 질병이다.


신들의 왕이라고 불리던 제우스가 사고뭉치에다가 바람둥이였다는 사실에 흥분하는 것도 잠시, 제우스의 바람기가 그리스 문명과 이집트 문명의 존재 바탕이 되었다는 게 놀라웠다. 제우스로 인해 세상에 태어난 영웅들, 문명과 역사를 신들이 정해놓은 대로 만들어갔다고 본 고대 사람들에게는 위대한 인물이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삼국지는 역사와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게 읽혀오기도 했다. 아마 상황에 맞게 해석이 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1차 세계대전은 놀랄만한 피해로 그 막을 내린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을 확인한 계기이기도 하다. 얼마나 무시무시했으면 몇 대에 걸쳐 그 비극이 이어지고 있을까. 전쟁을 일으킨 이들도, 사람들의 피해가 막심한데도 항복 선언을 하지 않은 이들도 참 무섭기만 하다.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 전쟁의 시작과 끝에 독일이 개입되었고, 그렇게 시작된 전쟁에 31개국이나 참여하게 된 흐름이 대단했다.


흥미로운 건 마치 역사의 뒷이야기처럼 들여오던 전쟁 후의 이야기였다. 트렌치코트가 전쟁 때문에 만들어진 옷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내리는 비와 무기의 위험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입었던 코트가 점점 변형되어 오늘날 우리가 입는 트렌치코트라니. 전쟁 중에 그 옷을 만든 업체가 오늘의 버버리였다고 한다. 손목시계 역시 전쟁 때문에 만들어졌다.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볼 겨를조차 없는 전쟁터에서 시계를 보기 위해 헝겊을 대고 손목에 찼다는 거다. 그렇게 손목시계의 발전은 이뤄졌다. 그것뿐만 아니라 전쟁은 계속될수록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냈고, 그 무기는 인간을 위협하는 강도가 점점 세졌다. 어떻게 하면 전쟁을 빨리 승리로 끝낼 수 있는지 연구한 결과일 것이다. 역시 전쟁은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을 것만 같다. 이겼어도 졌어도 피해는 있다.


페스트가 단순히 전염병이 아니었다는 건, 사망자가 늘어나고 인구가 줄어들자 노동력은 부족하게 되었고 임금은 상승했다. 농사하던 사람들은 노동력으로 돈을 벌게 되었고 부를 쥘 수 있었다. 인간의 몸이 움직이는 건 단순히 노동력으로만 보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 거기에 1차 세계대전 후로 전쟁터에서 사망한 남성이 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열렸다. 그저 살아가는 동안 하나의 변화라고 여길 수 있는 일이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세상은 변화하고 발전하지만, 그게 꼭 장점으로만 작용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세계사의 음과 양으로 확인한다.


그리스 신화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20세기 마지막 전쟁인 걸프 전쟁으로 마무리한다. 전쟁이 생중계되었던 이상한 경험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역시 싸움은 인간을 잔인하게 만들기도 하는가 보다. 이권 다툼일 수도 있고 보복일 수도 있겠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요즘에 매일같이 들려오는 전쟁 소식도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언제쯤 끝날까? ㅠㅠ


외우지 않아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말이 뭔지 보여주는 세계사 이야기였다. 같이 출간된 인물편과 사건편을 같이 읽으면 더 확실하게 알게 되는 세계사의 흐름일 것이다. 지금도 계속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는데, 혹시 책으로 더 출간된다면 3편은 어떤 주제로 엮어서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세계사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부가 재밌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이다. 그동안 역사 공부 많이 어려워했던 많은 독자가 이 책으로 세계사 상식을 쌓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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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가 달리고 싶을 때 - 2020 화이트 레이븐즈 선정도서
마리카 마이얄라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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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달리기인가 묻는 이야기였다.

여전히 똑같은 하루를 지내면서 만족스럽다고, 그게 최선이라고 믿는 주문을 걸었던 건 아닐까.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듯이 달리던 로지였지만, 아마 처음부터 그런 삶을 부여받았기에 당연하게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경주하는 개로 살아왔던 로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런 환경에 던져진 채로 오직 앞만 보며 달리면서 결승선에 제일 먼저 도착하는 게 오직 하나의 목표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을 때마다 경기장 너머로 달렸던 로지가 생각날 것 같다. 밤마다 우리 안에서 자면서 불안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수도 없이 고민했을 듯하다. 경기장에서 맡았던 장미꽃 냄새를 따라가서 꽃을 확인하지도 못했던 장면이 마음에 걸린다. 길을 걸으면서 옆도 보고 뒤고 보고 하면서 앞으로 가는 거 아닌가? 어디선가 맡아지는 꽃향기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걷는 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로지를 가둔 세상에서 달렸던 게 '달려야만 했던 순간'이라면 로지가 경기장 너머로 달렸던 건 '달리고 싶은 순간'이 되었다.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만끽하면서 눈으로 보이는 곳 숲 냄새가 맡아지는 곳을 향해 달릴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뻤을 것 같다. 내 마음대로 달리는 게 당연한 것인데도 그러지 못한 삶이라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니까.

 

몇 페이지 안 되는 그림책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로지의 짧은 여정은 마치 모험 같으면서도 진정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과정 같았다. 들판이든 숲이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서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기웃거리며 확인도 하는 게 틀린 길은 아니니까. 때로는 방황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은 자기가 달리고 싶을 때 달리는 게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우리가 달려서 도착하고 싶은 곳은 행복을 찾는 바로 그곳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인지 로지가 꿈꾸는 자유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곳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곳이기도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주하는 한 마리 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세상을 걷고 있는 어느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뚜벅뚜벅 걷다가 급할 때는 달리기도 하고 다시 또 천천히 걸으면서 목적지를 향해 가는 우리의 서툴지만 진심어린 노력을 로지의 달리기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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