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역사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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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사건편이 더 큰 그림으로 보이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그리스 신화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묘했다. 신화인지 역사인지 모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가도, 어쩌면 세계사의 한 측면으로 받아들여 역사 공부에 항상 포함해야 하는 거로 받아들였다.


그리스 신화를 시작으로 굵직한 사건을 13가지를 추려서 엮은 책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삼국지, 세계의 비극이 되었던 페스트,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 1차 세계대전에 더해진 세계 대공황, 핵폭탄이 만들어낸 전쟁의 승패, 냉전 시대를 거쳐 걸프 전쟁까지. 가물가물하면서도 잊을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 19 상황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페스트가 떠올랐다. 페스트가 종식되는데 10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 걸 다른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코로나 상황이 시작되고 1년쯤 지났을 즈음, 페스트가 100년이 걸렸으면 코로나는 언제쯤 끝날까 궁금했다.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감염병의 시대를 사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메르스나 신종플루 등 우리를 위협하는 질병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일상의 모든 생활을 위협하는 정도의 위기를 느낀 적은 없었다. 너무 피부로 와닿는 상황이어서 그런 걸까. 처음과는 다르게 흐르는 코로나 상황이 이젠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불안으로 바라보게 되는 질병이다.


신들의 왕이라고 불리던 제우스가 사고뭉치에다가 바람둥이였다는 사실에 흥분하는 것도 잠시, 제우스의 바람기가 그리스 문명과 이집트 문명의 존재 바탕이 되었다는 게 놀라웠다. 제우스로 인해 세상에 태어난 영웅들, 문명과 역사를 신들이 정해놓은 대로 만들어갔다고 본 고대 사람들에게는 위대한 인물이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삼국지는 역사와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게 읽혀오기도 했다. 아마 상황에 맞게 해석이 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1차 세계대전은 놀랄만한 피해로 그 막을 내린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을 확인한 계기이기도 하다. 얼마나 무시무시했으면 몇 대에 걸쳐 그 비극이 이어지고 있을까. 전쟁을 일으킨 이들도, 사람들의 피해가 막심한데도 항복 선언을 하지 않은 이들도 참 무섭기만 하다.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 전쟁의 시작과 끝에 독일이 개입되었고, 그렇게 시작된 전쟁에 31개국이나 참여하게 된 흐름이 대단했다.


흥미로운 건 마치 역사의 뒷이야기처럼 들여오던 전쟁 후의 이야기였다. 트렌치코트가 전쟁 때문에 만들어진 옷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내리는 비와 무기의 위험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입었던 코트가 점점 변형되어 오늘날 우리가 입는 트렌치코트라니. 전쟁 중에 그 옷을 만든 업체가 오늘의 버버리였다고 한다. 손목시계 역시 전쟁 때문에 만들어졌다.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볼 겨를조차 없는 전쟁터에서 시계를 보기 위해 헝겊을 대고 손목에 찼다는 거다. 그렇게 손목시계의 발전은 이뤄졌다. 그것뿐만 아니라 전쟁은 계속될수록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냈고, 그 무기는 인간을 위협하는 강도가 점점 세졌다. 어떻게 하면 전쟁을 빨리 승리로 끝낼 수 있는지 연구한 결과일 것이다. 역시 전쟁은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을 것만 같다. 이겼어도 졌어도 피해는 있다.


페스트가 단순히 전염병이 아니었다는 건, 사망자가 늘어나고 인구가 줄어들자 노동력은 부족하게 되었고 임금은 상승했다. 농사하던 사람들은 노동력으로 돈을 벌게 되었고 부를 쥘 수 있었다. 인간의 몸이 움직이는 건 단순히 노동력으로만 보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 거기에 1차 세계대전 후로 전쟁터에서 사망한 남성이 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열렸다. 그저 살아가는 동안 하나의 변화라고 여길 수 있는 일이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세상은 변화하고 발전하지만, 그게 꼭 장점으로만 작용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세계사의 음과 양으로 확인한다.


그리스 신화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20세기 마지막 전쟁인 걸프 전쟁으로 마무리한다. 전쟁이 생중계되었던 이상한 경험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역시 싸움은 인간을 잔인하게 만들기도 하는가 보다. 이권 다툼일 수도 있고 보복일 수도 있겠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요즘에 매일같이 들려오는 전쟁 소식도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언제쯤 끝날까? ㅠㅠ


외우지 않아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말이 뭔지 보여주는 세계사 이야기였다. 같이 출간된 인물편과 사건편을 같이 읽으면 더 확실하게 알게 되는 세계사의 흐름일 것이다. 지금도 계속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는데, 혹시 책으로 더 출간된다면 3편은 어떤 주제로 엮어서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세계사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부가 재밌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이다. 그동안 역사 공부 많이 어려워했던 많은 독자가 이 책으로 세계사 상식을 쌓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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