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치심에게 -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최경은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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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수치심에게 #일자샌드 #심리학 #인문학 #타인의사유 #자존감 #자기감 #자신감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치심을 느낀다. 수치심을 느낄 만 하다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과 막상 수치심이 들 때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수치심을 느끼면 자신도 모르게 눈빛이 흔들리거나 땅바닥만 쳐다보곤 한다. 


수치심은 마음이 조금 불편한 것에서부터 극도로 부끄럽거나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기까지 다양한 강도로 경험할 수 있다. 여러 문제와 다양한 상황에 의해 촉발되며, 겉모습, 감정, 필요/욕구, 처지,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 부당한 대우, 약점/의존, 막연한 기분, 타인의 수치심에 대한 동일시, 잘못된 일의 목격 등이 있다. 


수치심으로 인한 고통과 외로움은 강렬하고 심각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일단 수치심에 대해 털어놓고 나면 기적처럼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호흡이 서서히 안정되고 긴장했던 표정과 몸이 편안해지며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나 괴로운 기색이 어느새 사라진다. 연약함을 살펴보고 인정하고 나면 의외로 그런 모습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자존감과 자기감


자존감(self-esteem)은 자신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나 스스로의 평가를 뜻한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고 존중해주면 자존감은 높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주고 가치있게 여겨 주고 좋아해주는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면 자존감은 높아진다.


자기감(sense of self)은 자기가 스스로를 어떻게 느끼는지를 뜻한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본능적으로 자기와 눈을 맟춰 줄 다른 사람을 찾는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미러링하면서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면에 어떤 감정이 존재하는지 인식하고, 인정하면서 발달한다. 


다시 발하면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평가이고, 자기감은 자신에 대한 느낌이다. 둘 다 한 인간으로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와 관련이 있다. 이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자신감과는 다르다. 자신감이 있다고 해도 수치심이라는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자존감과 자신감이 굳건하면 쉽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자존감과 자기감은 타인이 나를 사랑으로 대할 때 자라난다. 즉 타인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한다. 특히 어린시절 자신을 돌봐주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수치심이 들게 하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 얼마나 강렬하고 오래 지속되는지는 자존감과 자기감이 얼마나 강한지에 달려 있다. 



수치심에 대하여 솔직하게 말하는 책


수치심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왜 어떤 사람들은 평균 이상으로 심각하게 수치심을 느끼는지, 어떻게 하면 여러 문제의 기저에 깔린 원인이 수치심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수치심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분명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책이다. 


수치심은 불안정한 자기인식에 대한 반응이다. 수치심을 잘 컨드롤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깊이 영향을 받고 휘둘리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저자가 알려주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조금은 자유롭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수치심을 직시할 용기 필요


수치심을 잘 이겨내려먼 자신이 수치심을 느끼는 대상을 용기 있게 인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감명을 받고 그런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남들이 쉽다고 말하는 아주 작은 행동도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남들처럼 평범하고 때로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점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애정 어린 눈빛을 마주할 용기를 낼 때 비로소 우리는 수치심을 극복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타인의 피드백을 수용, 내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나의 내면 경험하기, 내면의 깊은 곳 들여다보기, 심리치료 및 자기 계발하기 등이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해 반드시 심리치룔 받을 필요는 없다. 어떤 집단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비밀을 보장하기로 무언의 합의를 했다면, 그 집단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보일 수가 있다. 집단상담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이 경험은 독서모임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당연히 전제조건은 멤버들과의 신뢰관계 형성이다. 


거울 앞에 앉아 내 눈을 들여다보고 진심을 담아서 물어보자. 

어떻게 지내?". 

"지금 네가 원하는 것은 뭐야?" 

최소 하루에 한 번은 그런 시간을 갖도록 하자.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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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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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곁에서내삶을받쳐주는것들 #미디어숲 #고전문학 #인생지침서 #행복론 #장재형



​삶의 고통을 감내할 용기를 주는 고전


살다 보면 때로 삶의 무게에 짓눌려 허우적거리거나, 어딘가에 갇혀서 빠져나갈 출구를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 또 앞에 놓인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지 몰라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잠시 현실의 고민에서 벗어나 고전을 펼쳐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행동을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변화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변화를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맞닥뜨리게 될 좌절이 겁이 나서이다. 하지만 지금의 안전한 상태가 좋다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내가 원하는 '미래'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변화에 따른 고통을 감수하면 얻는 것은 경험과 결과이다. 만약 실패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삶이 힘들 때 고통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책이 고전이다. 용기를 내게 만들어주는 책,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 또한 고전이다. 술술 페이지가 넘어가는 자기계발서와 비교하면 읽기 어려운 점은 단점이다. 그러나 꾹 참고 읽을 만한 가치는 분명히 있다. 



고전에서 찾은 28가지 사색


톨스토이는 다른 사람의 행복 속에 자신의 행복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구하는 일을 그만두고, 오로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려고 노력할 때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살고, 자신보다 남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될 때 우리가 바라는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행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도 선인들이 한 말이니 속는 셈 치고 노력이라도 해 볼일이다. 


28편의 고전 문학 속 주인공과 함께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으로, 기억이 희미해진 고전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읽었다. 삶에 대해 생각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걷기 예찬

걷는 동안 여행자는 자신에 대하여, 자신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하여, 혹은 자신과 타인들의 관계에 대하여 질문하게 되고, 뜻하지 않은 수많은 질문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다비드 르 브르통, 산문


달과 6펜스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는 것이 뭐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서머싯 몸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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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 동물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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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괴상하고웃긴과학사전1:동물 #내셔널지오그래픽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130년 전통의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만든 가장 기발하고 재미있는 과학사전 시리즈로 책 표지에 8마리의 동물이 등장한다. 1888년 설립된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는 130년 넘게 과학, 우주, 자연, 생태, 인류, 문화, 역사 등 전 지구의 탐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은 전 세계 28개국, 23개 언어로 발간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의 최대 화제작인 이 시리즈는 엉뚱하고 기발한 과학 지식을 통해 아이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적 욕구를 채워 주는 과학사전입니다. 이미 전 세계에서 700만 부를 발행하였으며, TV 프로그램으로도 제작되었다.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을 것 같아서 먼저 읽었다. 한 페이지 전체가 동물 사진으로 채워져 있어서 실감 나는 책이다. 읽는 사람에게 대화체로 말을 걸어오는 책이다. 글씨체도 크기도 각각 다르고 색도 다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같다.


거북이가 이빨이 없다고 한다. 몰랐던 이야기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잘 모르는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어서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는 표정이 어떨지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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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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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곁에서내삶을받쳐주는것들 #미디어숲 #고전문학에녹아든인생지침서 #장재형 #행복론


삶의 고통을 감내할  용기를 주는 고전


살다 보면 때로 삶의 무게에 짓눌려 허우적거리거나, 어딘가에 갇혀서 빠져나갈 출구를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 또 앞에 놓인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지 몰라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잠시 현실의 고민에서 벗어나 고전을 펼쳐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행동을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변화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변화를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맞닥뜨리게 될 좌절이 겁이 나서이다. 하지만 지금의 안전한 상태가 좋다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내가 원하는 '미래'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변화에 따른 고통을 감수하면 얻는 것은 경험과 결과이다. 만약 실패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삶이 힘들 때 고통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책이 고전이다. 용기를 내게 만들어주는 책,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 또한 고전이다. 술술 페이지가 넘어가는 자기계발서와 비교하면 읽기 어려운 점은 단점이다. 그러나 꾹 참고 읽을 만한 가치는 분명히 있다. 



고전에서 찾은 28가지 사색


톨스토이는 다른 사람의 행복 속에 자신의 행복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구하는 일을 그만두고, 오로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려고 노력할 때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살고, 자신보다 남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될 때 우리가 바라는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행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도 선인들이 한 말이니 속는 셈 치고 노력이라도 해 볼일이다. 


28편의 고전 문학 속 주인공과 함께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으로, 기억이 희미해진 고전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읽었다. 삶에 대해 생각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걷기 예찬


걷는 동안 여행자는 자신에 대하여, 자신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하여, 혹은 자신과 타인들의 관계에 대하여 질문하게 되고, 뜻하지 않은 수많은 질문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다비드 르 브르통, 산문


달과 6펜스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는 것이 뭐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서머싯 몸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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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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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읽는시간 #호스피스 #완화치료 #좋은삶과죽음 #생명 #오티움


좋은 삶과 죽음


저자는 좋은 삶과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공부하고 싶어 의사가 되었고, 한국에서 전문의 과정과 세부 전문의 과정을 거쳤으며, 미국에서 다시 한번 전문의가 되고 세부 전문의가 되었다. 두 가지 다른 언어로 두 가지 다른 문화 속에서 11년간의 고된 의학 수련을 받았지만 삶은 여전히 어렵고 죽음은 여전히 두렵다고 적었다.


누구나 삶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안고 산다. 정도의 차이와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좋은 삶과 좋은 죽음 또한 개인이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타인의 삶과 죽음에 대해 왈가불가할 필요도 없다. 


좋은 삶에 관한 책 그리고 죽음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적혀있으나 내가 찾는 답은 적혀있지 않다. 아니 세상 끝까지 가도 답을 찾기는 어렵다. 삶의 고통과 죽음의 두려움을 넘을 순간의 위로를 얻으며 실존적 고통을 이겨낼 뿐이다.


호스피스 완화의학


정신의학이 삶의 고통을 완화하고 호스피스 완화의학은 죽음의 고통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서로 다른 두 학문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  완화(palliation)의 어원은 라틴어 'palliare'이며 '외투(clock)'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서른네 가지의 각기 다른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동트기 직전 칠흑 같은 어둠과 추위를 견뎌낼 한 벌의 외투가 필요한 이들에게 온기가 되어주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고 이 책의 존재 의미라고 했다. 



​의사 K의 죽음


저자가 외과 순환 근무가 시작되던 첫날, 1년 차 레지던트 K는 직속 상사가 되었다. 긴장한 저자에게 건넨 그의 첫마디는 "왜 그러고 섰어. 이리 와서 앉아. 긴장 좀 풀어"였다. 기본적인 일을 소개한 후 편의점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고르게 한  K는 "먹고 싶은 거 고른 거 맞아?"라고 물으며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수술실에 처음 들어와서 보조가 서툰 인턴을 대할 때도 K는 다그치거나 화내는 법이 없었다. 서글서글한 그는 동료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그와 같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친구들도 많아 병원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랬던 K가 어느 날 자살을 했다. 새벽 5시가 넘어 회진할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당직실로 찾아갔더니 문이 굳게 잠겨 있었고,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무도 그가 자살한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이 일은 동료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연쇄 자살 시도로 이어졌다. 


우울이 심해지면 주변에 도움 요청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나 만성적인 피로와 불면, 여기에 동반된 우울감은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낳는다. 일이 전부인 사람에게는 일이 잘못되면 삶 전체가 사라진다. 주어진 업무를 만족스럽게 수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때 삶을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자존감이 무너진 사람이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 외로움이나 우울감은 '연결'을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 편견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통을 안아주는 이가 내 삶에 있으면 우리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


만약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만한 사람이나 도움을 청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만족스럽고 친밀하며 진실된 관계 


1937년 소매업계의 거물 그랜트는 자신이 품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보스턴 하버드대학교와 연구팀을 조직하고 비용을 지원했다. 연구에 의하면, 정서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를 맺은 친구가 있을 때, 사람들은 신체 건강을 더 오랫동안 유지했다. 기억력과 같은 인지 기능도 쉽게 저하되지 않았으며, 노년의 행복감도 더 높았다.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없는 이들은 노화가 빨리 진행되었으며, 기억력도 더 젊은 나이에 더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신체 건강도 좋지 않았으며, 스스로 불행하다고 말했고 결과적으로 수명도 짧았다. 행복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고통을 감내하는 역치도 높았다. 


이에 반해 외로운 사람들은 통증도 더 쉽게 느꼈고 더 오래 아파했다. 외로움과 고립은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하버드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소수의 친구라도 그들과 얼마만큼 만족스럽고 친밀하며 진실된 관계를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으며,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내 삶에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고 기억력을 유지하고 노화를 늦추고 행복을 느끼는데 충분하다. 긴밀하고 따뜻한 인간관계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뇌를 행복하게 하는 옥시토신과 도파민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나를 내려놓은 채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있는 그대로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쉼이고 치유의 환경이다. '치료적 환경(therapeutic milieu)'은 그 환경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치료적인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환경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의 대화


어제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호스피스 병원에 있었던 일본 지인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지인과 지인의 남편을 생각했었기에 오늘 아침 일찍 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냈더니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남편이 나에 대해 한 말을 전했다. 


나를 굉장하고 대단하게 표현한 말이었다. 그렇게 살라고 하는 말로 들렸다. 사는 게 어렵고 힘들어도 주어진 시간을 잘 살아내라고 하는 말로 들렸다. 잘 버텨내라고 하는 말로도 들렸다. 내게 큰 힘을 주는 고맙고 감사한 선물 같은 말이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날 줄은 몰랐다. 그저께 지인의 안부가 궁금해서 연락했더니 남편이 호스피스 병원에 있다는 말과 함께 여명이 이번 달 말까지라는 말을 했다. 지인과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고, 마음이 힘들거나 답답해지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었다.


지인과 함께 한국 방문을 했을 때가 기억난다. 호텔에서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면서 다음에 또 만나 마시자고 했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온화한 미소로 나를 대했고, 내가 일본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로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부부는 파리에서도 오래 살았다. 그래서 일본 특유의 격식은 차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었다. 작년 여름에 일본에 가서 만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갈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이 떠났다.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떠나보냈다. 



나의 건강과 행복은 우리 서로가 결정


세상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질병 중에 치료제가 있다고 밝혀진 질병은 500여 가지에 불과하다. 원인을 아는 병보다 모르는 병이 더 많고, 완치되는 병보다 그렇지 않은 병이 더 많다. 죽음은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피할 도리가 없다. 실존적 고통이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열 명 중 한두 명은 예고 없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고된 죽음을 맞는다. 내가 숨 쉴 이유가 되어주는 삶의 의미를 찾아 나를 나일 수 있게 하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일을 즐기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면 생의 마지막이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적당하고 필요한 때 이 책과 만났다. 책 제목처럼 '죽음을 읽는 시간'이었다. 


좋은 삶을 살면 좋은 죽음 맞는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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