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코드 - 노력보다 더 큰 성과를 만드는 일머리의 비밀
이경렬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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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중독? 절대 사양하라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과연 일 중독자가 일을 잘하는 사람일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샐러리맨의 노동시간은 일주일에 하루 8시간씩 40시간이다. 그런데 일 중독자들 가운데는 저녁과 주말을 반납하고 주당 70시간 이상 일한다. 노동시간이 2배 가까이 많은 일 중독자의 아웃풋은 그만큼 나오지 않는다. 긴 노동시간 중 상당 시간은 무위로 보내거나, 일을 해도 밀도가 낮다.

 일 중독의 실체는 이렇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자기 최면을 걸지만 실은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제때 퇴근을 못한다. 구조조정 소문에 전전긍긍하면서 중간만 가자는 마음으로 직장에서 버틴다.

 그러니 노동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성과는 나오지 않고, 회사가 해주는 대우 역시 신통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로부터 실적을 강요받으면 달성할 방법을 찾지 못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후배들이 일 중독자로 살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건강과 삶의 질을 포기하면서까지 일에 매달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대체 누구를 위해서 인생을 버리고 있는가? 나와 가족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바꿔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워킹코드는 이를테면 ‘일머리’같은 것이다. 같은 조건에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일머리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큰 차이가 난다. 사람들은 일머리 하면 요령을 떠올린다. 그런데 내가 이야기하는 일머리, 워킹코드는 단순한 요령이 아니다. 때에 맞게 할 일을 알고 행하는 것! 그것이 노력보다 더 큰 성과를 얻고, 성과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 워킹 코드의 본질이다. 5-6p

 

 이 책은 몬타나파트너스 이경렬 회장이 자신의 경력과 리더십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세월을 그대로 담은 책이다. 회사를 위해 일을 하면서도 그렇게 하는 일을 충분히 인정받고 살기 위한 그의 비법을 ‘워킹 코드’라는 이름으로 정리한다.


 그 중 몇가지는 내가 살면서, 일하면서 느꼈던 포인트들도 있었다.

 


“결국 사장을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당연합니다. 저에게 맡겨주세요.”

 납득할 만한 결격 사유가 있다면 받아들이고 당연히 포기해야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받아들이기 어렵고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때 내가 약한 모습을 보였다면, 다른 이유가 아니라 나의 약한 모습 때문에 나대신 다른 사람을 사장 자리에 앉혔다면, 그것이야말로 굴욕적인 일일 것이다.

 직장생활은 당당해야 한다. 일은 열심히 하고 열매는 남에게 빼앗기는 바보 짓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조직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능력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중용되지 못하는 후배들이 승진을 포기하는 듯한 입장을 취할 때가 있다. 능력 이외의 다른 요인이 승진을 결정한다면 깨끗이 포기하겠다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당신이 포기한 그 자리에 상대적으로 무능한 사람이 올라갈 수 있다. 정말 당신이 유능하다면 포기하지 마라. 당신을 위해서는 물론, 조직을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열심히 일하고 당당하게 주장하라.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오너 스탠스’다. 59-60p

 

 자기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또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을 회사가 알아서 알아주길 바라면 안 된다. 그렇다고 너무 나대는 것은 오히려 적을 만들고, 성공을 가로막는 방법이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내가 일 잘 하고 있습니다라는 어필은 꼭 필요하다. 그걸 내가 어디에서 느꼈냐면 내 노트북 보안 프로그램. 처음 노트북을 사고서 깔려 있는 녀석들 2개를 돌리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중간중간 자기가 차단한 게 있으면 띠링~ 하고 알려줬다. 게다가 다른 녀석은 그렇게 띠링~ 하고 알려줘서 클릭해보면 돈 내는 보안팩을 광고했고. 그렇게 1년을 무료로 사용했다. 무료 기간이 끝났을 때 결국 내가 돈을 내고서라도 연장을 한 보안프로그램은? 당연히 중간중간 자기가 한 일을 꾸준히 알려준 녀석이지. 사람도 마찬가지다. 짜증나지 않을 선에서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람들에게 - 특히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윗사람들 혹은 고객들에게 - 알려줄 필요가 있다!

 


- 직원 모두를 오너로 만들어라 / 기업의 비전북을 만들다

 직원들이 오너처럼 일하게 만들려면, 리더는 그들에게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면 직원들이 오너처럼 일하고 싶어도 그러질 못한다. 그렇다고 각자의 개성대로 일하게 한다면, 오합지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잔소리 대신 ‘비전북’이라는 내비게이터를 주는 것이다. 그러면 직원들은 비전북을 지침 삼아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다. 리더들은 직원들이 비전북 대로만 한다면, 간섭하거나 잔소리를 해서는 안된다. ‘우리 회사는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그 곳에 가는가?’ ‘가는 도중 의사결정은 어떤 기준으로 하는가?’ 이 기준이 제시되지 않으면 직원들은 상사의 눈치만 보고 종처럼 지시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65-66p

 

 이건 내가 여러 사람들과 일하면서 겪은 거. 

 [마이크로 매니징. 마이크로 매니저가 되지 말자]를 포스팅하면서도 왈칵 쏟아냈었지만, 한 인간의 창의성과 의욕과 열정을 짓밟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꼼꼼하게 감독하는 것. 실제로 내가 겪은 것을 살짝 이야기하자면 포스팅에 적었듯이 출근 시간 전에 지금 어디냐고 전화하는 사람도 있었고, 글을 쓰는데 띄어쓰기를 어떻게 하는지 - 한글에서 빨간 줄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틀리지 않은 띄어쓰기임에도 - 까지 일일이 검토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같이 열정이 넘치는 사람조차도 그런 사람들과 일하다보면 내가 아니라 아바타를 원하는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나를 조금씩 죽여갈 수밖에 없었음.

 

 아무래도 작가의 금융 경력을 전부 담은 책이라 금융업계의 내용이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그 분야에 정통하지 않은 나로써는 살짝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싶은 내용도 있었음. 대단한 업적인 것 같은데, 그게 어떤 업적인지 모르겠는 정도? 물론 그런 부분이 책이, 또 이경렬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리지는 않는다. 그래도 금융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는 책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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