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도 괜찮아 - 여의사의 행복하고 건강한 다이어트
김유현 지음 / 문예춘추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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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쓴 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리뷰를 남겨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지금까지 책을 리뷰하는 것처럼 일단 정리해봤다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 모든 구절을 다 발췌하고 싶기도 했지만 그랬다가는 출판사에 미안하니까 그 중에서도 특별히 마음을 담은 부분을 뽑아봤다.

 


 의사 국가고시가 다가오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환자가 많고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큰 병원으로 지원해보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동기들선후배교수님들과의 관계가 너무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고 큰 병원에 가 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자신이 없었다각 병원의 교육 수련부에서 내 성적이면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대답을 들어놓고서도 왜 이렇게 내가 겁을 내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다.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건 아닌데왜 이렇게 자신이 없지?’

내 머릿속을 뒤지다가 깊숙하게 눌러두었던 나의 진심을 깨달아버렸다항상 나를 괴롭혔던 생각이 문제였다.

이렇게 뚱뚱하고 못난 나를 좋아해줄 사람은 없어.’

나를 6년 동안 알아 온 우리 학교 사람들하고가 아니라면 나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없었구나콤플렉스에 시달리고한편으로는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내가 싫어서 혼자 계속 구멍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냥 이대로 갈까나갈까나가서 왕따가 되더라도 해볼까?’

결국 나는 친한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외부 병원인 아산병원에 지원했다그래도 혼자보다는 낫겠지 위안하면서발 표날다행히 함께 지원한 친구들도 다 같이 합격했다기쁜 마음이 왈칵 올라오면서도 그 안쪽에서는 정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는 압박이 생겨났다마음 깊은 곳에서 뚱둥한데 괜찮겠어아무도 널 좋아해 주지 않을 텐데?’ 라는 속삭임이 들렸다오리엔테이션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더 초조해졌다.

에라이계속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어쩌겠어?! 그냥 재미있게 놀고 올테다!’

내가 마음을 열고 있어서 그랬는지 걱정했던 것과 달리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게임에도 열심히 참여했다장기자랑으로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불러서 상품으로 자전거까지 받았다.

어라난 못나고 뚱뚱한데 왜 잘 지낼 수 있는거지여기서는 딱히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다들 똑같은 의사인데.. 뭐지?’

 이상하고 신기했다대학 때나 지금이나 체중은 거의 비슷했다옛날에는 뚱뚱한 내가 있을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주눅 들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일까? 예전에는 뚱뚱한 내가 말을 걸면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서 조심스러웠는데그런 걱정을 뒤로 하고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이렇게 달라진건가?

외모가 변하지는 않았지만 내 태도와 마음가짐이 달라졌구나! 외모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사람을 어려워 하고 피하던 나였기에 어느 순간 겉모습을 진짜 전부라고 착각하고 있었구나물론 예쁘고 날씬하면 살기엔 더 편할 것이다그렇지만 그저 그런 외모로도 이렇게 첫 만남에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니 놀라웠다. 38-40p

 

 

 과거의 나는 뚱뚱한 자신을 미워해야만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다왜냐하면 살이 찐 자신을 사랑하면 그 모습에 만족하게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반대로 다이어트를 포기했을 때는뚱뚱한 자신을 사랑하니까 다이어트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댔다나는 살이 찐 상태로도 충분히 행복하고또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납득시켰다확실히 뚱뚱함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았다하지만 내 건강과 행복에 방해가 되는 것은 분명했다뚱뚱해도 괜찮은 척 하다가 혼자 있을 때면 그 반동으로 더 심하게 폭식한 적도 많았고.

 자신을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것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이었는지 깨닫는 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체중이 나가는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다이어트를 포기할 마음도 없지는 않았다그런데 점점 사랑하는 나를 위해서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어졌다감량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감량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바뀌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도 그랬지만 다이어트와 건강한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평생 뚱뚱한 것을 미워하며 지낸다고 상상해 보자잠깐 자신을 몰아붙이면서 감량할 수는 있겠지만과거의 나처럼 20~30킬로그램은 빼야 한다면 그 오랜 기간을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정상 체중에서 5킬로그램 정도 더 나가는 과체중이라면 뚱둥함을 미워하면서도 조금만 날씬해져도 스스로를 좋아해 줄 수 있겠지그런데 나는 뚱뚱한 것을 엄청 미워하면서 10킬로그램을 줄여도심지어 20킬로그램을 줄여도 여전히 뚱뚱하기만 했다그 정도로 날씬하재지 않았다그래서 10킬로그램을 빼고도 나 자신이그리고 스스로를 학대하게 만드는 세상이 미워서 더 감량하기보다는 포기해버렸다.

감량하고 나서도 문제다뚱뚱한 것을 미워하면 기껏 살을 빼고도 다시 살이 찌지는 않을까?’ 하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늘 받을 수밖에 없다물론 그 마음으로 더 잘 버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나도 그렇고주변 사람들은 그 마음이 독이 되어 폭식과 요요 현상을 경험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해 보자뚱뚱해도 괜찮지만 기왕이면 사랑하는 자신을 돌봐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163-164p

 


 다이어트 클리닉이든 무슨 제품이든 상담 받으러 가면 지금 당신은 엄청나게 뚱둥하니까 이 방법을 택해야 한다이 방법 없이는 힘들지만이 방법만 잘 따르면 살이 술술술 빠진다!’ 라고 이야기한다초장부터 안 그래도 부족한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어준다과거에 100킬로그램 정도 나갔을 때는 내가 그렇게 체중이 나가니까 상담원이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60킬로그램대가 되어서도 내가 살을 빼지 않으면 이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이야기 하더라.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도 짜증났지만이 방법 없이는 안 될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것이 싫었다그렇게 되면 초반에 살을 빼더라도 혼자서는 역시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자신의 몸을 믿지 못하고모든 것을 남에게 의존하게 된다나 혼자서는 음식운동을 결정하지 못할 것라고 여기게 된다. 문제는 평생 그렇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것건강식품이나 약을 먹든 PT를 받든 상관없이온갖 문제가 생기고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방법을 선택을 하든 살을 내가 빼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진행하고일단 끝내고 나서 혼자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고민하자혹시라도 살이 안 빠지는 상황이 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왜 나는 살이 안 빠질까요?’ 라고 물어보지 말고 자신에게 물어보자내가 많이 먹지는 않았는지운동을 대충하지는 않았는지그리고 내가 고쳐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조금씩 고쳐 나가는 거다. 202-203p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글도 다시 안 읽어보는 내가내가 쓴 글을 그것도 책으로 출판된 글을 읽다보니 굉장히 어색했다그래도 리뷰를 남겨야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읽어봤다.

 

 가능한 객관적으로 이 책의 강점과 약점을 정리해보면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은 내가 뱃살이 넉넉한 다이어터라는 것이다배가 왕자가 있는 몸짱 의사이기는커녕 삼겹살이 있는 사람이다날씬해지는 것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운동 방법이 잘 나와있고사진이 큼직하게 있는 책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뚱뚱해도 괜찮아’ 라는 책의 강점은정말 뚱뚱해본 사람의 책이라는 것아직도 기억나는데 다이어트책을 낸 여자 교수님이었는데 키가 165cm에 자기가 뚱뚱했을 때의 이야기를 하는데 60kg에 육박하는 체중이라는 표현을 써서 울컥했었다육박이라는 표현은 나처럼 키 162cm에 100kg에 육박했을 때 쓰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가물론 각자의 기준은 다르겠지만의사가 책을 내면서 165cm에 건강체중에 속하는 60kg (도 채 안되는 무게)를 문제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어쨌든 그렇게 나의 경험담이 많이 담겨있고의사로서의 의학적 지식 역시 살짝 버무려져있다.

이 책 뚱뚱해도 괜찮아를 통해서 다른 것보다 과거의 나처럼 자기자신을 더 몰아붙이고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채찍질이 아니라 따뜻한 응원으로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게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지금 나는 이 책의 사진들 중에서 제일 날씬했을 때보다 살이 쪘다그렇지만 나는 그게 부끄럽지 않다여전히 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얼마전에는 15K 마라톤을 완주했다마지막은 이 책을 통해서 가장 전하고 싶었던 구절으로.

 

 

 살쪘다고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말고살 빠졌다고 들떠서 만히 먹지도 말자운동을 하루 못 갔다고일주일이나 한 달 동안 못할 수도 있는게 현실이다살다 보면 초콜릿도 먹을 수 있고과식할 수도 있고폭식할 수도 있고심지어 체중이 오를 수도 잇다그것을 실패라고 여기고 포기해 버리면 정말로 실패한다.

 새해에 굳건히 결심한 바를 이루려면 평균 일곱 번은 시도해야 한단다그러니 설령 다이어트 하다가 중간에 주저 앉더라도 아주 잠깐 넘어진 것 뿐이다얼른 다시 일어나면 된다!

 결국 다이어트의 정답은 다들 알고 있는 식이요법운동. 평생그 습관을 유지하는 것 뿐이다.

평생..? 으아숨막혀!’

혹시 이렇게 생각하진 않는가그럴 때면 양치질을 떠올려 보자평생 양치질을 해야 하지만 숨이 컥 막히고 답답하지는 않다한 번 양치질 못했다고 자학하거나 다시는 양치질 안하겠다면서 치약과 칫솔을 던져 버리지도 않는다. 그냥 바로 양치질을 하거나 다음 끼니를 먹고 하면 된다.

 다이어트도 그렇게 양치질처럼 해보자귀찮은 건 사실이지만 편안한 마음으로조금 많이 먹거나 운동 못했다고 자신을 마구 몰아붙이지 말고!! 그냥 아차 했을 때 바로 고치면 된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꽤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구변에서 한 소리씩 던질 테니까.

그렇게 해서 언제 다 뺄래?”

다이어트 하고 있다면서 그거 먹어도 돼?”

다이어트 한다더니 별로 안 빠졌네.”

 그런 사람들까지 우리가 컨트롤할 수는 없다그 사람들이 변하길 바라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전세계에 카펫을 깔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그러지 말고 발에 푹신한 슬리퍼를 신자지금 시도하려면 방법이 결국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보자누군가를 납득시키려고 하지 말고그냥 묵묵히 따르자. 238-2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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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숙 2015-06-28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저절로 빠져들수밖에 없는 책이다. 체험이기에.. 진솔하기에. 또한 다이어트나 비만에 대한 글만이 있는것이 아니라 인생에대해,삶에 대해 없는것은 만들고, 우울하거나 자책하기보다 자신에대한 칭창하기를 말하고 있는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