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인간관계가 귀찮은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6월부터 나의 아지트가 된 카페형 도서관 마이라이브러리정기권 회원을 대상으로 책 목록 중에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면 그 책을 북카페에서 구매그리고 우선 대여하는 서비스가 있거든그래서 쭈르륵 목록을 보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이 왜 나는 혼자가 편할까라는 책이었다나는 혼자가 편한 사람이니까그래서 책이 도착하고도 신나서 읽기 시작했다그런데 막상 읽어보니까 내가 기대했던 방향의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은 혼자가 편한 사람을 회피형 인간으로 정해놓고 그런 문제가 왜 생겨나고그로인해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 지를 이야기한다혼자가 편한 사람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것이고그런 사람들이 꼭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닐텐데 일단 전제가 회피형 인간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였다.


 특히 갸우뚱 했던 부분.

 


 회피형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없다. 타인에게 기대를 품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함부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비난을 받거나 공연히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간에 대한 불신감을 갖고 있다그래서 문제나 사건이 생겨도 자신만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만약 자기 한계를 넘는 스트레스나 해결이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리면 궁지에 몰려 자신을 소모하게 된다더 이상은 무리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 계속 버티다가 갑자기 좌절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그럴 때에도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호소하지 않고그냥 도망침으로써 자신을 지키려 하는 것이다어떻게든 참을 수 있을 때는 문제 따위 전혀 없다는 듯 태연한 표정을 짓는다그래서 주위 사람들도 이상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한다하지만 마음보다 몸이 먼저 비명을 질러서 두통이나 복통설사구토두근거림현기증 같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안정형 인간은 이와 똑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접촉을 원한다타인이 전해주는 온기에서 안도감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피형 인간 특히 방치당한 유형의 인간은 오히려 혼자가 되려 한다그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도움조차 번잡스러운 일이 되고 만다최근 늘어나고 있는 회피형 인간 중에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강한 지배를 받은 유형이 있는데이 유형의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측면을 동시에 갖는다그래서 부모 밑에서 벗어나 자립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33-34p

 


 나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어지간하면 누군가와 의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라면 결국 내가 책임을 지고 가져가야할 부분이니까 자문자답심사숙고를 통해서 나의 결정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물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도움을 요청한다그렇지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 없는 일인지 먼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지.

 그런데 이 책에서는 시작부터 이렇게 혼자 감당하려는 사람들을 문제 있는 사람으로 몰아세운다내가 보기에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안정형 인간이 꼭 좋은 스타일로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안정형 인간은 이와 똑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접촉을 원한다타인이 전해주는 온기에서 안도감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해결보다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접촉을 원한다는 건 안전형보다 의존형으로 표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위에 적은 것처럼 혼자가 편한 사람 문제가 많이 있는 사람이라고 깔아놓고 이야기들이 진행되는 게 나에게는 받아들여지지 가 않았음회피형 인간 중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그런 회피형 성격으로 좋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약간 포인트는 다르기는 하지만, 책 [콰이어트]를 읽으면서 내 안의 내향적인 부분을 긍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과 너무나도 달랐다.


 내가 책에 대해 별점을 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나의 삶에 도움을 주었냐는 부분이다비문학 뿐만 아니라 문학도 그 기준으로 본다내가 사랑하는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들도 그렇고[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그렇고그 책을 읽고서는 더 열심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살고 싶어지는 감동을 안겨주어서 좋아하거든.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안타깝게도 나의 삶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았다내 안의 단점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혼자가 편한 사람은 나랑 너무나도 달랐으니까.

 


 마지막은 이 책의 첫 장에 나온 명언이자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

 

 타인의 어떤 말과 행동에 당신이 상처받는지를 잘 들여다봐라그것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줄 것이다카를 구스타프 융 5p

 

 작년 비우기모임에서 나를 찾아줘라는 리스트를 작성할 때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만큼 자신이 싫어하는 것 또 과민반응하는 것에 대해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이 구절은 나에게 와 닿았따.


 

 책에 대한 평가는 결국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이 책을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그런데 내가 추천해서 북카페에 놓은 책이라서 조금 아쉽다책소개 말고 내용이라도 조금 더 보고 신청할 걸 싶기도 하고.

 

 어쩄든 난 혼자가 편한 사람이다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거나 못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필수적인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는 우선 나 혼자 노력을 해본다나에게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남과 상의하거나 조언을 구하기 보다는 나 혼자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그렇지만 정말 필요한 경우에는 도움을 청할 줄도 알고나 혼자만으로 모든 일을 해낼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 쓰는 것 뿐만 아니라내 주변의 사람들이 조금은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다그렇게 사는 나를 회피형 인간이고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책이었다그래서 나는 그냥 이 책 내용은 그러려니 하고 넘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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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ie 2015-08-03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콰이어트> 리뷰는 안 쓰셨나요??
궁금하네요.

헤이유 2016-01-08 17:04   좋아요 0 | URL
댓글을 거의 반년 지나서 봤네요^^;;;

http://blog.naver.com/1to9/20189017744

혹시 지금이라도 궁금하시다면 이전에 올렸던 콰이어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