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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 -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나를 만드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소영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결국 나의 인생은 나를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 책 [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를 읽으면서 그에 관해서 생각하고 또 그렇게 나를 만들어가는 방법들을 익혀갈 수 있었다.
회식 자리를 불평불만만 해대는 자리라고 보는 것은 분명 과소평가입니다. 물론 불평불만을 퍼붓는 회식자리도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일하며 느낀 흥분을 서로 나누고 다음 일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것은 일에 대해 뜨겁게 이야기하고 싶은 분위기가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성가셔하며 그런 자리에서 멀어져갔습니다. (...) 사내 회식을 싫어하는 젊은이들은 인간관계를 귀찮아해 ‘회식에 가면 불평불만이나 듣고 상사한테 싫은 소리나 듣겠지’ 하고 스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성가셔 하는 것입니다. 선배나 상사의 환심을 사면 충분히 사랑받을 텐데 첫 단계인 입사식부터 견디질 못합니다. 인간관계를 친밀하게 하는 방법을 잘 모르다보니 서먹한 인간관계만 만들고, 그러다 우울증 같은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의 향연처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런 자리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존재 의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의 발언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분명 굉장한 존재 의의를 느끼겠지요. 젊은이들도 참가하고 싶어지는 그런 모임이 온 나라 안에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81-82p
약간은 고루한 이야기도 나온다. 회식 자리 이야기라니! 퇴근 후의 시간은 각자에게 보장해줘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회식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술을 좋아해서 그런 부분도 있지만 회식으로 해소되는 부분들이 있으니까. 작년 1년의 검진을 마무리하면서 검진팀이 다같이 함께 회식을 했는데 길지 않은 시간동안 그렇게 많은 칭찬을 받아본 건 또 처음이었다. 어지간하면 칭찬은 겸손을 떨지도 않고 제가 좀 그렇죠~ 라고 받아넘기는 나조차도 이제 좀 그만하라고 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평소에 일하는 중에는 말하기 힘들었던 부분도 술을 나누며 풀 수도 있었고.
그리고 읽다가 어? 한 부분.
- 나만의 장점으로 승부하기
‘중2병’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쯤에 말도 안 되는 허세를 부리거나 자신은 특별하다고 믿는 사춘기 특유의, 그중에서도 남학생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언동을 조롱하는 단어입니다. 물론 진자 병은 아니고요. 그 나이대에는 현실감이 없어서 자신이 신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이 문득 싹틉니다. 그 시기를 극복하고 나면 건전하게 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요.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도 자신이 전능하다고 여긴다면 그건 좀 문제입니다. 마흔이 넘었는데 “난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 같은 말을 하고 다닌다면, 안될 것은 없지만 주위 사람들한테 현실감 없는 이로 비칠 게 뻔하지 않겠습니까. (...)
니체는 <자라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자기를 사랑하는 기술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사상의 골자는 괴테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괴테 만년의 비서였던 요한 페터 에커만이 쓴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에서, 괴테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자신의 능력을 아는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요.
모든 사람이 최고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고 최고를 목표로 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찾아내는 것은 가능하겠죠.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가 <매니지먼트>에서 말한 장점은 분명 사람들마다 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장점을 만드는 것이 DNA인지 가정환경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면 에너지를 거기에 쏟아부어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 결과 일류가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장점으로 승부했다는 생각이 남기 때문에 불안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장점에 에너지를 쏟아부으면 모든 것을 불태웠다는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98-102p
감정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당황한 이유는 서른이 된 내가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난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거든. 지금이 못나서가 아니라 나의 미래는 점점 더 대단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는 깊은 믿음이 있다. 살짝 웃음이 나올 정도로 진심으로. [책은 언제나 내편이었어]에서 ‘어른이 되어서도 가슴 설레는 동화 같은 사랑을 바라는 것은 마치 서른이 넘은 남자의 꿈이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터무니없는 농담이 되었다.’ 라고 했을 때 나는 서른이 넘어서도 꿈이 대통령인 사람이 있어야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거지! 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 60대 장래희망은 따로 만들어놓고 살 나에게 마흔이 되었다고 해서 '난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라는 말을 하는 게 비현실적이라고 하다니!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보면 나의 그런 이야기를 현실감 없다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관대하게 나의 미래를 그려주는 친구들도 참 많다. 그래서 내가 아직까지 중2병을 유지하면서 사는 걸지도.
어쨌든 이 책에서 꼭 가지고 갈 것.
일반적으로 실존주의라고 하면 덴마크의 사상가 키르케고르와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 사르트르가 유명합니다. 실존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나는 내 뜻과 상관없이 이 세계에 던져졌지만 내 선택으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부조리한 세계에 부조리하게 내던져졌고, 원해서 지금의 환경에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선택을 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이런 사상을 ‘내던져진 기획투사’라고 합니다. 비록 내던져진 운명이지만, 또 한 번 스스로를 미래에 내던지는 존재가 바로 실존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인간입니다. 91p
즉 부조리를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선택의 자유도, 결과의 책임도 내 자신에게 있다고 여겨야 합니다. ‘이 회사를 선택한 건 나잖아’ ‘공부를 안 한 건 나잖아’ 하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타인에게 불평을 해봐야 소용없습니다. 바로 그런 선택의 연속으로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면, 부조리하면 부조리한 대로 자신과 똑바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이 부조리하지 않으며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잘 풀리지 않을 때 불안을 느낍니다.
덧붙여 자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이를테면 ‘부모님이 시켰으니까’ 라든가 ‘별 생각 없이 그렇게 했는데’라고 하는 사람은 잘 풀리지 않은 이유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세상 핑계를 대거나 부모님 탓을 하며 다른 것들에 책임을 전가하죠. 세상은 부조리하다는 각오와, 나는 내 선택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각오. 이 두 각오가 없기에 자꾸만 책임 전가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됐어야 하는데...’ 하며 잘 풀렸을 경우를 몽상하고 환상과 현실을 비교하다 자신의 존재 의의를 의심하며 의기소침해지고 마는 것입니다. 93-94p
공평하고 공정한 세상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변화시키려고 충분히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아직 불평할 때가 아니다. [내 책임이다 /생각해 / 힘들다]에도, [미드 쉐임리스 -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에도 적었듯이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래야지 내 인생을 변화시킬 힘을 내 손에 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