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니었다면
김별아 지음, 이장미 그림 / 토토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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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났을때 아이와 책을 보고 책장을 덮으면서 맨 처음 한 말이 "아이야, 네가 엄마의 선생님이야." 였다. 이 말은 매 페이지마다 나오는 말인데 정말 아이가 나의 선생님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 큰아이가 나에게 '선생님' 이라고 종종 부르는데 그 호칭을 들을때면 나도 모르게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난 전혀 선생님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 눈에는 엄마가 선생님처럼 모르는것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나 보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좀 더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두 아이의 엄마지만 아직도 모르는것이 참 많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된게 참 많다. 책에 나오는 엄마처럼 부끄러움도 잊고 누군가에게 매달려 보기도 하고,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를 다니면서 그토록 턱과 계단이 많은것을 보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얼마나 불편했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또, 부끄러움 많은 내가 아이와 관련한 일에서만큼은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나도 모르게 슈퍼우먼이 되기도 한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내가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걸 새삼 느끼게 된다.

 



며칠전 눈이 참 많이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현관문을 여니 대충봐도 눈이 10cm 이상은 쌓여 있었다. 난 감기에 걸린 몸인데도 잠바를 두개 챙겨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빗자루를 들고 밖에 나가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눈은 보고만 있으면 참 멋진 풍경이지만 눈이 얼면 미끄러지고, 녹으면 질퍽해져서 다니기에 여간 불편하고 위험한게 아니다. 누군가는 치우겠지, 녹을때까지 기다리지 하고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이들이 태어나기전에는 있을수 없었던 일을 난 하게 되었다. 내 아이들이 좀 더 편하게 거리를 다닐수 있게 적어도 내 집앞의 눈은 내가 치우자고... 작게는 내 가족을 위한 일이지만 넓게 생각하면 내 이웃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난 이제 앞으로 나에게 어떤 변화가 더 생길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생각하지 못할것을 더 알게 되고 세상을 지금보다 훨씬 더 따뜻하게 바라보지 않을까...

 

<리뷰 속의 인용 문구는 책 속의 글을 인용했고, 책 사진 이미지의 저작권은 토토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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