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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형수 - 오늘도 살았으니 내일도 살고 싶습니다
김용제.조성애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991년 10월 19일 여의도 광장에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승용차 한 대가 여의도 광장에 있던 시민들을 향해 돌진한거다. 이 사고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를 낸 범인은 시각
장애를 가진 김용제. 그는 사형수가 되었고 옥중생활에서 조성애 수녀님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자신이 태어났을때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을
조금도 거짓 없이 풀어놓았다. 이 책은 김용제의 고백의 글과 조성애 수녀님의
편지로 만든 책이다.
91년. 난 그때 중학생이라 그 사고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친정엄마는
기억하고 계셨다. 그 당시 뉴스에 나오고 시끄러웠다고... 김용제의 삶의
들여다보면서 가슴이 참 답답함을 느꼈다. 어머니는 가족을 버리고, 아버지는
자살을 하고, 큰형은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삶의 버팀목이었던 할아버지까지
돌아가시면서 그는 점점 나쁜 길로 가게 되었다. 나쁜 시력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직장은 수도 없이 그만두게 되었고, 밥을 먹지 못하는 날도 많아지
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때 경찰마저 외면했을때는 세상을 향한 원망이 분노로
바뀌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점점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측은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을 믿고 받아주는 작은형과 친구들이 있는데 너무
비관적인 생각으로 삶을 살았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나는 그가
아니기에 그가 어느만큼 힘들게 살았을지 모르지만 그가 조금만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또,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언제라도 받아주는 작은형과 돈을 빌려서 갚지 않아도 다시 빌려주
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진정으로 털어놓고 살았다면 하는 마음은 들었다.
그랬다면 그때의 끔찍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우리나라 마지막 사형수인데 그 후 10년 동안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한국을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한다. 10년 동안 집행이 되지는 않았지만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은
아직도 뜨겁다.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수는 없겠지만 뉴스를 통해 엄청난 죄를
저지른 사람을 보면 사형제도를 폐지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서일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 죄를 저지른 사람을 탓하게 된다. 정진석 추기경님의
말씀처럼 누군가가 그를 따뜻하게 안아줬더라면 그가 어떻게 되었을까 나도
생각해 본다. 이 세상에는 사회적 강자보다 사회적 약자가 더 많은데 주위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것만으로도 그 사람들에게는 삶의 희망을 안겨주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