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공식 - 우아하게 내 몫을 챙기는
쟈스민 한 지음 / 토네이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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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로 매물 6천만원을 깎다니. 내가 5년 전에 읽었어야 할 <말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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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이나 의사소통 관련 책은 은근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내 성향상 벙찌는 순간이 많았어서, 거절을 잘 하면서도 온유하려고 노력해온 시간이 꽤 길었기에 ‘이것보다 어떻게 더 해?’라는 생각에 굳이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딱딱한 비즈니스 언어가 실제적으로는 표현만 포멀하고 내 손만 오그라들기만 하지, 하등 도움이 안 된다고 여겨지는 게 많았던 거 같다.



그런데 이 책을 한 절반정도 읽고나니, 내가 5년 전에만 봤더라면. 이 말이 절로 나오더라. 저자분의 코칭을 받고싶다. 아마 이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사례들을 활용해 커리어 이직 코치들이 유료로 커리어 컨설팅을 해주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휙휙 넘기면서 읽을 수 있게 아주 쉬운 표현들로 적혀있으면서도, 나의 과거의 사례를 생각하게 해서 괴로운 책(흑역사를 잊는 말의 공식은 뭔가요?).



진짜 간만에 좋은 책 만난 느낌. 앞서 추천사에 왜이렇게 쟁쟁한 사람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추천사가 짧지 않은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말’은 ‘좋은 협상’을 위한 말이다. 자기 표현의 말, 감정의 말, 다 중요하지만 비즈니스세계에서의 언어 표현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체크해볼 수 있으며, 덧셈/뺄셈/곱셈의 수식을 빌려 어떤 표현력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자신과 여러 코칭대상자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해준다.



63쪽_자신의 대화 스타일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 어디가 부족하고 강한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준비과정은 꽤 돼있는데 그다음 시나리오가 없는 스타일. 하나하나 문항을 읽다보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적질깊경’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깊이 경청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다보면은 시야가 좁아져서 질문과 경청은 커녕 내 말만 내뱉는 사람이 될 수 있고 이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게 질문하고 경청하지 않고 자기만의 것을 드러내는 사람이 얼마나 반감을 사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말에도 근육이 있다. 자주 훈련해야한다.” 나는 주변인으로부터(가족, 상사 등) 말을 잘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몇 번 있다. 그때 전혀 당황스럽거나 우쭐하지 않았던 것은, 나는 말하기를 꽤나 많이 티나지 않게 연습해왔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 다대다의 상황에서 적절하게 말하고 나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 꽤많은 연습을 속으로 해왔다. 그렇기에 이 저자가 무엇을 연습하라고 하는지만 알면, 제대로 연습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처받는 경우가 생긴다. 회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고, 지인이나 친구인 꽤나 가까운, 이해관계가 불투명한 인간관계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지점에서 마스크를 쓰라 비유한 내용도 쉽고 유익했다. 보통 내가본 자기개발서는 앞에서 힘주고 뒤에서 유야무야 힘빠진 원고가 나온 것 같은데, 이책은 앞서 말과 협상에 대한 필요성을 감정적으로 이성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흐름인 것도 좋았다.


협상의 종류 또한 설명해준다. 우리가 무엇을 나눠가질지를 고민하는 상황, 그리고 모두에게 유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를 보는 상황.



(두 가지가 한 번에 이뤄질 수도 있을 것 같고 통합적 협상을 추구한다면 뭔가 매끄러운 분위기와 장기적인 만족감을 서로에게, 해당자들에게 안겨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협상노트를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다. 이게 꼭 필요할까?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내가 나의 협상 장면들을 머리속에 회상하는 것을 보니 ‘다음에는 더 잘하기 위해서 기록’하는 것이 역시, 중요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있을 다음 협상들을 위해 이전의 경험들을 좀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다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자신이 직접 협상에 나서 부동산 매물을 확 할인한 사례, 연봉과 승진에 영향을 준 코칭을 해준 사례등이 너무 설득력있게 다가와서 재밌으면서도 매력적인 스토리에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본 느낌. 그만큼 극적인 서사를 가져오는 말솜씨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코칭 받고싶다…

ㅋㅋㅋㅋㅋ





*토네이도북스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격적으로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비즈니스 업계에서, 콘텐츠 제작자로서, 한 자리 하고 있는 여러명의 사람들의 추천사를 볼 수 있었는데 다 덮고나면 왜 이렇게 추천사를 많이 길게 받을 수 있었는지 (자세한 내막은 몰라도) 동감가는 책.



유명해져! 아니 유명해지지마…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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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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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 어느 날 삶의 빈 구석을 신이 필요한 자리라고 여기면서 8개의 종교를 찾아, '믿을 수 있을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주신대?"라고 묻는 네 살짜리 딸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병원에서 한 간호사의 "자신만의 신을 찾으셨나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이 과정이 너무 진지하고, 또 진지한 만큼 '우당탕탕'스러워서 안쓰러우면서도 유쾌했다.

(실제로 읽다보면, 문체에서 저자의 생각과 질문의 흐름들이 유쾌하고, 속도감있게 그려져서 흥미진진하다.)


특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중에 자신에게 고착화되는 우울감을 떼어내고 싶어했다. 수많은 종교 탐색에까지 이르른 동기의 일부는 이것이었고, 자신을 '불가지론자'도 아닌, '혼란주의자'로 먼저 명명한다. 그리고선 책을 통해 전세계에 존재하면서 현재 알아볼 수 있는 종교들 중에 자신의 기준에 맞는 종교 8개를 추리게 된다. (어떤 기준으로 종교를 골랐는지는 알 수 없었다. 유대교는 있었지만 기독교/개신교는 없었고, 그 기준을 알았다면 저자의 종교 탐색 여행이 좀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나는 합리주의자다.

나는 이성과 그 자손인 과학이 훌륭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성만으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내가 아는 한, 이성의 힘만으로 순수한 지복의 상태에 이른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다.

이성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뛰어난 도구지만,

어떤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알아내는 데는 그다지 길잡이가 되어주지 못한다.

이성은 뛰어난 하인이지만, 주인이 되기에는 형편없다. p.15

 

종교와 인간과의 관계를 정의하는 문장들이 평소 생각하던 바와 같은 내용이었다.


사랑을 위한 구애와 신을 향한 구애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용기가 필요하고,

실망스러운 일을 잘 견뎌내는 능력과 눈먼 행운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도 필요하다.

세상에는 영적인 상성이라는 것이 있다. p.22

  

에릭 와이너가 고른 종교는 총 8가지.

많고 많은 종교중에서 추린 거지만, 그냥 보통의 사람들에게 8개 종류의 종교란 꽤나 많은 수다.

나같은 경우에는 불교와 개신교, 가톨릭교는 가족들과 주변인의 영향으로

어디서 생겼고, 어떤 교리를 가지고 있고, 어떤 실천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권위를 어떻게 나누어가지고 있으며 무슨 가치를 지향하는지에 대해서 대략적인 그림이 있지만,

이슬람교와 연관된 수피즘이라든가, 어떤 사상으로만 알고 있는 도교라든가,

마법과 관련된 위카는 참 낯설고.


릴케가 옳았다. 신은 방향이다. (...) 무신론자들은 애당초 신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독실한 사람들과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계속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탐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505

 


종교는 잘해봤자 우리가 세 가지 질문과 씨름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답까지 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세 가지 질문이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다.

이렇게 보면 종교는 일종의 응용 철학이다. 아니면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의 말처럼 “사람이 고독해서 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딱 맞는’ 종교를 고르는 일을 더욱더 시급하게 만드는 것 같다. p.26

 

결과적으로 저자는 말 그대로 자신 만의 신을 '만들어버렸다'.


내가 조립의 기반으로 삼은 것은 유대교이지만, 지지대는 불교다. 이 신은 수피즘의 심장, 도교의 소박함, 프란체스코회의 너그러움, 라엘교의 쾌락주의를 갖고 있다. 오랫동안 나는 이렇게 신을 조합하는 것이 가능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p.508

 

이 문장만 본다면 사실 "어떻게 다 섞어버린 종교를 만들었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종교 간에는 타이틀을 빼고서 보면, 서로 닮은 모습과 방법도 존재한다.

그걸 알아가는 것도 이 탐색기의 묘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결코 자신의 과거에서 완전히 도망칠 수 없으며,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우리가 과거의 지혜를 한 모금씩 마시면서 그들의 진리를 빨아들이더라도 그들은 언제나 '타자'로 남아있을 것이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것은 이 지혜의 조각들이 우리 골수로 스며드는 것이다. p.507

 


그의 진심을 담은 여행기를 보면서, 나의 종교 여행기도 기억 속에서 길어올려졌다.

내 인생에서 절반 정도, 꽤 오랜 시간동안 이뤄져온 일이기에 끈덕지게 켜켜이 쌓인 나만의 '믿음의 모양'을 건져냈다.


나는 주변에서 접했기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특히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매력적이었기에

여러 약점들과, 단점, 의문에도 불구하고 선택했고,

버리지 않고 순간 순간 선택해온 나의 종교에 대해서

믿고 있고 찾고 있고 고민하고 질문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내 삶에 더 이상 다른 종교가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을 거라는 마음도 확인했다.


만약에, 에릭 와이너처럼 나만의 신을 만들 수 있다면,

을 원한다.

그런데, 이번 생에 그런 신을 만날 수 있을지? 


에릭 와이너의 말처럼, 그저 나는 나만의 답을 찾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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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계절 - 차와 함께하는 일 년 24절기 티 클래스
정다형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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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계절 떠올려보면 차와 함께한 순간은 다 따뜻했다. 마음에 여유공간을 만든 만남이었거나, 뜨거운 차를 호호 불어 하루 종일 마시기도 했고, 우러나는 찻물을 구경하는 잠깐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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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세계에 입문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한 기분이었다. 이 책이 꽤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차는, (나에겐 식도염때문에 생긴 관심이지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인 것 같다. (더 잘 알게 되면, 커피처럼 나만의 취향이 생기겠지!) 나가서, 집안에서 차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서 궁금증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 차의 세계가 담긴 두껍고 풍성한 이 한 권이 소중하다 :)

차의 종류를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지만,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종류가 있었다. 이 책에서는 보관 방법, 티를 우리고 밀크티나 냉침으로 다양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 차 도구(클래식이 무엇인지 기본으로 알려준다!)부터 계절에 맞는 차를 즐길 수 있는 퀄리티 캘린더, 차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내용이 풍성하고 실용적인데다 제본과 하드 커버 디자인도 멋스러워서 두고두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겨울의 차로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추천하는데, 입문자로서 다양한 브랜드의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블렌드를 비교하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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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미디어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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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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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공정해야 한다는 신념이 현실에 부딪히면서 깨진지 오래였던 것 같다. 사회가 생긴 모양대로 나는 살아가게 되어있고 누구든 각자도생 말곤 답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이 무엇인지, 철학자로서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인문학에 걸 수 있는 일말의 희망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공정은 허구같지만 허구이지 않을 수 있는 길이 있는지 궁금했다.

 

내가 외면했던 사회적 이슈들, 현안에 대해서 파고드는 질문이 불편했다. 포기한 마음을 들추어야 했으니까 불편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떠올라 불편했다. 아홉가지 질문은 하나하나 무겁다.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

능력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가?

뛰어난 사람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가?

내 것은 정말 나의 것인가?

부는 집중되어야 생산적인가? 경쟁은 효과적인 분배방식인가?

연대는 언제 연고주의로 변질하는가? 정의는 이념 갈등에 중립적인가? 신뢰는 더는 사회적 덕성이 아닌가?

 

 

어렸을 때는 모두 쉽게 대답할 수 있었을 텐데 오히려 사회 구조속에 내가 들어오다보니 많은 게 흐려졌다. 합법적인 것이 정당성을 외면한채 진척되는 것을 보았고 능력있는 사람이 이끌어가는 불평등한 사회에 길들여졌으며, 한 명의 에이스와 뛰어난 사람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힘을 내어주는 것을 면면히 목격했다. 누군가는 그림자처럼 살아간다. 내 것은 정말 나의 것인지 묻기 전에 사람들은 흙수저 신분을 탈출하고 자기 것을 누리기 바쁘다. 오히려 과시하지 않는 부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부는 집중되어야 생산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믿고 있는 것 같다. 대기업의 빠른 성장과 신사업을 응원하는 개미가 된다. 경쟁은 이제 몸에 익어서 어떻게 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를 찾아본다.

 

 

입법과 감시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었으며 행정은 국민을 대신한 대의민주주의를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수행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물어야했다. 정치적인 의견을 표할 수 있는 길은 댓글과 투표밖에 없다고 생각들어서 수행자에 대한 한계는 꾸준히 비판적으로 바라봐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집단은 자신의 이익이 마치 국민 전체의 이익인 것처럼 위장하고, 다수를 얻은 집단은 자신의 의지를 일반 의지로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p.39

 

나는 다만, 사회에 공정이 무엇인지를 묻고 따질때 우리가 가진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본질을 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서 인용한 표현에서 지칭하는 '해당집단'이 '권력을 장악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대의민주주의를 수행하고 있는 집단'이라고 표현해야 시민/국민과의 관계가 올바르게 성립된다.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집단'이라는 표현은 표현 그 자체로 현실 권력을 만들어주는 프레임이며 이를 감시하는 시민/국민의 시선을 누락하고 그들의 투표권력이 후순위에 놓인 표현이라고 본다. '다수를 얻은 집단'은 또 누구인가? '다수를 대표한다고 하는 집단'일 것이다. 하지만 그 대표성이 올바르지 않은 지점이 드러날 때에야 우리는 그것을 지적할 수가 있는 것이다. 곳곳의 이러한 표현들로 인해 시민/국민은 눈뜬 장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로 불편함을 걷어내고 읽어나가는 데에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었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자리가 주어질지는 선거를 기점으로 판가름 나게 되겠고, 다만 시민/국민과 삼권분립 수행자 사이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역할해줄 사람이 필요한 것도 같다. 이렇게 활동했던 사람들을 '논객'으로 불렀던 것 같은데 지금 2030을 연결해주고 새로운 화두를 불러일으켜줄 오피니언 리더는 딱히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직접 면면히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성숙한 시민/국민의 자세겠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인물이 그 역할을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포함한 지금의 2030은 촛불시위, 세월호 사건 등 사회적으로 큰 사건을 너무 생생하게 접하면서 정치에 대한 촉각이 꽤나 곤두세워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피로도가 큰 것도 사실이었다. 시류에 영합하는 의견을 가지는 것이아니라 매일같이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이슈와 사건들 속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을 처음 하는 사람에게 현안에 대해서 물은 이 책은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것 같고 아직은 섣불리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 판단하기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그 길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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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 그들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했는가?
조셉 비카르트 지음, 황성연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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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던 지식을 새로 습득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감정들을 확인받거나 현실과 한 걸음 떨어져 상황에 몰입하게 하는 글은 읽어 나가기가 어렵지 않다. 반면 관성을 거슬러 변화를 요하는 도서는 읽기 힘들뿐더러 자신에게 정말 알찬 것을 남겨주는 듯하다.


선택과 결정에 대해 깊게 후회하고 더 나은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면, 무언가 도약해야할 것 같고 이전의 선택 패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저자의 이 가이드는 시간을 충분히 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결국 나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덮은 이후에도 완벽한 선택을 해나간단 보장은 없지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는 있다는 생각 하에...


첫 장에서 우리는 왜 선택을 하지 못하는지 훑어주는데, '인생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이 부분에서 여러가지 선택의 과정에서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직면하면서부터 책에 몰입감이 붙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11가지 인생 함정의 종류는 유기, 불신과 학대, 정서적 박탈, 의존, 결함, 사회적 배제, 실패, 특권의식, 종속, 취약성, 엄격한 기준이다.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정확히 인지해야,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습관처럼 사고하고 습관처럼 선택하려고 하다가는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이 보였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는 게, "이러한 상처는 매우 흔해서 누구든 받을 수 있다. 자신의 불안감을 들여다 볼 만큼 충분히 정직해진다면, 우리의 의사결정은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라는 것이다. 선택을 미루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종종 사람들은 심리상담을 권유하기도 하는데, 우울감에 시달리거나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고민할 수 있는 가이드가 절실한 상황이라면 결정 과정에 대해 깊이 탐구한 이 책이 너무나 도움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한 책을 선택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상에 집중하고 현실에 다양한 선택지를 바라보라고 하는 메시지보다 좀더 상위의 개념으로,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르게 읽어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달해주는 인사이트가 있어서 책꽂이에 꽂아두고 다음에도 펼쳐볼 법한 책이었고 개인의 선택 뿐 아니라 기업인, 관리자급의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위험 요소가 아니라 선박 자체다. 즉, 선박은 손상 없이 안전해야 하고, 적절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p.123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위험 요소가 아니라 선박 자체다. 즉, 선박은 손상 없이 안전해야 하고, 적절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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