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의 작가 오가와 요코

의 국내 첫 에세이

"걱정은 저리 밀쳐두고 일단 산책부터 할까요?"

산책에 관한 일상적인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산책을 하는 글쓴이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에 관련되어 소 제목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견문이나 체험 또는 의견이나 감상을 적은 산문형식의 글)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는

도서인데 일본 작가들만의 그 오묘하고 섬세한 표현하는

풍이 느껴진다

나도 어릴 적 느꼈었던 감정 그래 그땐 그랬었지 하며

읽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고

곰돌이 푸의 이 요르같이 한숨을 쉬면서 바닥까지 같이 내려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힘들 때 생각나는 것이 친구인데

친구에게 이 말을 하면 아 나중에 뒷말을 듣지는 않을까 하고

망설이며 말을 못한다면

얼마나 허무할지 힘든 건 꼭 정신과 의사에게만 가서

상의해야 하는 요즈음의 현실이 아쉽다

저자가 어디까지가 끝인지 한번 가라앉아보지 뭐

하며 힘든 일이 다가왔을 때 해결해나가는

그녀만의 방법을 듣다 보면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 같다

이요르의 항아리에 소중한 것을 보관하듯 저자도

보관하면서 비밀이라고~

나는 어릴 적 삼촌이 소년 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를 1편부터

오려서 쭉 모아왔었던 걸 스크랩한 걸

읽으면서 재미있어했었다

유명한 한국 애니메이션부터 (캐릭터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ㅜㅜ)

외국의 스누피까지

그 단편 만화들을 다 모아놓은 다락방에서 그걸 읽으면서

외할머니 댁에서의 시간이 안 갈 때 시간을 보냈었다

책으로 공감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얼마나 오래 기억에

남고 힘들 때 도움이 되는지 알기에

이 책에서도 살면서 힘들 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힘들 땐 산책을 나가면 모든 것들이 다 내려놓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저자도 래브라도 러브라는 반려견과

하루에 세 차례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고 했던 것 같다

구멍 뚫린 양배추 편에서 마당 한구석에서 키우는 채소에

벌레가 먹어도 내가 키운 채소에 있는 벌레는 덜 징그러운데

마트에서 사온 채소에선 민달팽이 한 마리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랐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 내용에

내가 키우는 것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

채소가 주는 축복을 공유하는 동지애!!! 라니~

마당의 채소들을 관찰하면서 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아주 세세한 면을 들여다보듯 서술해

나의 어릴 적 정원에서 잔디 하나 잔디씨 하나

대추, 살구, 모란꽃, 바닥에 자갈 펌프 등

하나하나의 그 각각의 재료와 향기와 그것들만이

주는 느낌을 또 새록새록 느껴볼 수 있는

추억이 묻어나는 글이었다

눈물과 안경 편에선 할아버지께서 어릴 때 왜 안경을 여러 개

놓고 쓰시는지 왜 그렇게 눈물이 많으신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나도 안경을 여러 개 놓고 사용하고(각각의 안경엔

쓰임새가 달랐다 원고 쓸 때 용, 운전 용, 취재차 사람을 만날 때...)

각각의 용도에 맞게 안경을 써야 한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고

근시와 노안이 섞여있는 상태라는 걸 내가 그 나이가 되어봐야

알 수 있다는걸....

열네 살을 맞은 노견 러브와 산책하면서

노견의 특징인 높고 단조롭게 우는 이유가 자신의 노화를

못 받아들이고 당황해 불안해서였다고

주인이 정을 주고 돌봐줘야 한다고 해서

그래서 하루에 세 번씩 규칙적으로 산책을 나가서

주택가를 걷는 이야기를 해준다

나도 벌써 6세에 접어든 반려견을 키운다

산책은 하루 일과에 빼먹을 수 없는 루틴이다

저자와 같은 일본에서 자라서 산 사람이 아니라

주택에서 살지도 않고 일본 문화는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같은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맞아 그렇지 하면서 읽게 된다

아무나 반려견을 키울 수는 없다

기초지식부터 노력과 공이 들어간다

오늘도 반려견과 산책을 마치고 들어와 책을 읽는다



정원사가 정원을 꾸미듯, 소설도 그렇게 써야 할 듯하다

떨어진 낙엽 한 장, 모래 알갱이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정성스러운 손길로 구석구석

까지 마음을 쓰면서도 자신이 기척을 남기지 않는다

오가와 요코가 악전고투했다는 흔적이 어디에도 없어,

인류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줄곧 거기에 있었던 거구나 하고

읽는 이가 착각하게 되는 고요함을 품은 소설

그런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역시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서

홀로 악전고투하는 길 밖에 없으리라... (본문 중에서)



본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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