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 하니? -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마음
이현경 지음, 선미화 그림 / 책밥 / 2020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하니?
고등학생 시절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힘든 고등학생 시절을 지냈던 기억이 가물가물
나는 것 같은데 벌써 내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내 사춘기 시절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라디오를 들으며 행복해했던 기억은 생생합니다
정봉이가 라디오 방송국에 엽서를 보내는 것처럼
저도 엽서를 꾸며서 (뽑히고 싶어서 엽서 모서리도 접어보고) 보내보곤 했었고요
추억에 잠기는 새벽 라디오
8년이나 쭉 자리를 지켜오시는 SBS 러브 FM 의 DJ 이현경이 청취자들과
나눈 소소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중.고등 학생 시절을 지나 대학 그리고 결혼
육아 등등 다양한 청취자들의 다양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연들이
우선 소개되고
그 밑에 그 위에 사연의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펼쳐 나갑니다
책 제목이 가로 세로로 재미있게 나열되어 있어서 시선을 끕니다
일러스트도 예전 고등학생 시절에 추억 돋는 연습장 앞표지 같은
복고풍 그림이어서 더 마음이 편안합니다
잠들지 못하는 시간에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고민이나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새벽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
괜찮은 게 괜찮지 않아서
지금 이대로도 좋은 행복을 찾아
나에게 익어가는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기
오늘 너의 하루를 응원할께!
다섯 가지 파트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오늘 하루 힘들었어요 위로해주세요
나 자신이 너무 서글퍼 눈물이 나요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어요 와 같은 사연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내 마음 같지 않더라고요
내 마음을 전부 다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더라고요
너 잘하고 있어
꽤 씩씩하다
그래도 꽤 멀쩡하잖아 이렇게 위로해주라는 말
엉덩이 팡팡 두드려 주면서 어깨 토닥토닥
정수리 쓰담쓰담 해주라는 말에 위안 받고
마음이 편안해져서 잠이 들것만 같습니다
왜 고민이 있거나 생각할 것들이 많으면 잠이 절대
안 오는 그런 경험이 많아서
금세 서너시 그러다 대여섯시
밤을 꼴딱 새는 경우가 많은데
별거 아니야 잘 하고 있어 하고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훨씬 마음의 위로가 된다는 사실
새벽에도 색깔이 있어서
매일 똑같아 보이는 새벽도 시간마다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매일 변함없어 보이는 일상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른것처럼
찐빵과 김장김치 그리고 엄마의 사랑에서는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해주신
김치를 먹어버리면 엄마의 흔적도 사라질까 봐 먹지 못한다는 사연도
있었어요
저희 엄마도 정말 심하게 아프시기 전 저 먹으라고
오이소박이를 한통 김치냉장고에 담가 두셨더라고요
그러시고 1~2 년을 거의 병원에 계셨어요
그 오이소박이를 꺼내 먹을 때마다 울었는데
비슷한 사연들 힘든 일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이별슬픔방지법
이별한 친구를 달래고 집에 왔는데 자신의 일 년 전 본인의
이별이 생각나 사연을 보낸 분이
있었어요
한 달을 넘게 힘들었는데 친구는 힘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먼저 이별을 경험해보고 다른 사람들은 이별을 겪지 않았으면
그래서 윤창호 법이나 김용균 법이 생겼을 거라고
미리 겪었기에
이미 알기에
이별의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이별슬픔방지법을 발의 했다고 하는 청취자의 사연
선한 마음이 너무 느껴집니다
헤어짐은 언제나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 새벽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
내 사랑이 아니라 나 사랑이 먼저입니다
첫사랑과 이별하고 나서 이제 어떻게 사냐고 힘들어했지만
결혼하고 지나고 보니 그때의 그 사랑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었다고
젊은 친구들에게 조언하는 사연
나 자신을 사랑한 후에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내 사랑이 아니라 나 사랑이 먼저라는!!!
자신이 별것 아닌 것 같다는 사연
자존감이 바닥이라고 우울감에 힘내라고 해달라는 청취자
에게 우리는 모두 반짝반짝 빛날 다이아몬드라고
까만색 석탄이 애벌레가 제때를 만나려면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박나래나 성공한 사람들 보면 숱한 고난과 역경을
다 겪어낸 뒤 성공을 만난 것처럼
고통을 껴안아 품을 수 있을 만큼
먼 훗날 웃으면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그만큼만
힘내라고 하십니다.
사춘기 아이와의 갈등 그리고 아이 재워놓고 나만의 시간이 찾아왔는데
시간이 늦어도 아까워서 잠에 들지 못한 사람들
꼭 누구라 할 것 없이 다 겪어본 내용들의
친숙한 사연들
읽으면서 그래그래 하고 공감하고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
들을 갖고 싶어하고
아이가 아픈데 밤새 간호하느라 잠을 못 자서
힘든 사연들
나도 아이 키우면서 열이 자주 나서 밤새 열 확인한다고
밤새우고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둔 걸 다 태워서
울면서 힘들어했던 시간들
그 시간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사연 하나하나 잠 못 이루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이 되고 공감이 되어
또 한층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잠 못 이루는 그대에게
평범한 일에 감사할 수 있다면
그냥 불안하니까 불안해서 불안한 것
세 가지 사연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하루하루 지나고 나면 힘들었던 일도 추억이 될 것이고
힘든 일들은 희석될 것이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마무리하게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나보아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