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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오늘
문지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탈한 오늘
무탈하다는 뜻을 가진 의미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루하루 정말 큰일 큰 사고 탈 없이 이렇게 하루하루 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일인지 어린 시절엔 몰랐다
작가처럼 자신의 건강이 크게 흔들린 적이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다름
나도 느껴본 적이 있기에....
식중독을 심하게 앓고 응급실에 방문했더니
부정맥이라는 진단과 숱한 한방치료 병원 약으로도
안되어 어린 딸을 두고 결국
시술받고 입원...
그러고도 몇 년을 방황했다.
저자도 큰 수술 후 불필요한 세포들과의 이별을 기다리는 동안
토끼와 함께 지내며 안온한 일상을.... 일상의 의미를 알아간다

여섯 마리의 강아지와 다섯 마리의 고양이를 책임지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집에 한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는데도
버거워서 친구 강아지 한 마리만 더 와도
버벅 버벅거리면서 헤매는데
어떻게 열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었는지에 대한
따뜻한 존재와의 오늘
외로워서 일상적인 대화가 나누고 싶을 때가 있는데
반려동물과의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에
딸이 엄마 누구랑 이야기해? 할 때도 있다
작가의 반려동물들과의 이별 장면과 가구 공방에서의
따뜻한 공간의 의미
커피향이 가득할 것 같은 공간들
따스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자신의 사진과 글로 꽉 꽉 채운 소중한 한 장 한 장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충분한 부분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것
읽다가 공감해서 눈물이 나온다는 것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지금 같이 사는 친구 뭉치 말고 그 이전에 있었던 친구와의
이별이 힘들었기에
이별이라는 마지막 순간은 언제나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의 시간은 짧기에 나의 더딘 시간들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
너무너무너무 공감되는 부분이다
우리 집에 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화살과 같이 지나가는 시간들
나에겐 천천히 가는 세월이지만
그들에게는 너무 빠른 시간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별에 관한 다음 글이 예상이 되어서
벌써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내가 어딜 가든 졸졸 따라다녀서 어느 때는
귀찮기까지 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녀석들이 당신을 사랑하는 시간은
그들의 평생이다
이 구절에서 엉엉 울게 되어 버렸다
개들은
꼭 품에서 잠들지 않아도
몸의 어딘가가 닿는 거리에 눕는다
좀 특성상 예민한지라
사람의 작은 기척에도 깨게 마련인데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굳이 붙어서 잠을 청한다
사람이 개에게 바라는 것은 참 많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개를 키울 다음 기회는 많다.
예상 수명에 큰 변고가 없는 한 당신은
개가 수명을 다한 후에도 살날이 많다
그러나 녀석들에게는 더 좋은 사람을
고를 기회는 없다
당신이 키우겠노라 마음먹은 이유로

만들고 싶지 않은 가구를 만들어 그곳에 뭉이라는 반려견이
암에 걸려 2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선고받은 뒤 2주 만에
몸이 굳은 뭉이를 손수 만든 관에 넣어
묻어주고 마음의 위로가 되었던 것은 있을 때 잘 해줬고
보낼 때 잘 보내 주었다는 믿음,
그것이 거의 전부였다고 합니다
예전엔 급하게 종이상 자구해서 묻어주고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마음이 불편했던 게
그 종이상자나 화분이 그 아이를 지켜줄 수 있었을지,,,
그렇지만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가구
반려동물과의 이야기 말고도
가족과의 이야기 젊었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는 서로의 관계에 대해
또 실험실에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실험동물들에 대한 마음.... 등등
반려견에 대한 책인가 보다 하고 읽다가
생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에 공감하고 말았습니다
움츠러든 어때로 길을 걷고 있을 이들에게
작은 응원을 보낸다며 ....
후줄근한 오늘을 보냈을지언정
모든 날들이 그렇지는 않으리라 가만히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