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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 - 헤밍웨이, 글쓰기의 '고통과 기쁨'을 고백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박정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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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쓰레기를 소개합니다.(???)

제목이 조금 자극적이었을까요?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는..
책 제목을 보면 알 수 있을겁니다.

헤밍웨이는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모를 수 없는..
엄청난 말을 남겼죠.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정말 쓰레기인지 아닌지 ~
한 번 봐 주시겠습니꽈? ^^

#헤밍웨이글쓰기의발견
#어니스트헤밍웨이 쓰고,
#래리W필립스 모아서 엮고,
#박정례 옮김

#우주클럽_글쓰기
#우주클럽_에세이방

#솔직한글쓰기
#북스타그램 #바닿늘

#도서협찬
#스마트비즈니스

@우주 모집,
@스마트비즈니스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해당)



[미션 1]

1-1. 글쓰기의 시작
제가 처음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이전 블로그를 운영하던 때 입니다. 쌩뚱 맞게도..? 처음 쓴 글의 주제는 '실바니안패밀리' 라는 완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딸 아이에게 완구를 가지고 놀라며 사줬는데, 너무 예쁜겁니다. 그런데.. 아내도 예쁘다며 관심을 갖더군요. 그래서 하나 둘 사 모으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저에게 소유권이 자연스레 넘어왔습니다. 덕질이 된 것입니다. 그로부터 1년 동안인가 2년 동안인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 많이 모아서 사진도 찍고 ~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 활동도 소소하게 하면서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과정에서 꾸미는 것보다 글쓰기에 흥미를 자연스럽게 더 크게 느꼈던 게 아닐까도 싶습니다.(이건 결과론적 해석이지만...)

결국, 글쓰기는 확장됩니다. 실바니안 한정에서 다른 완구에 대한 리뷰로.. 몇 년째 이용 중이었던 웅진북클럽 후기도 쓰고..(요건 응모 했다가 2등으로 선정되어서 상품권도 받은 기억이 납니다. ^^;;) 뭐 먹은 것도 쓰고 여행 간 것도 쓰고.. 잡다하게 별 걸 다 썼습니다. 그러던 중 책으로 자연스레 주제가 넘어갔습니다.(중간에 한참 물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그 기간은 건너 뛰고..)

책으로 주제가 넘어가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습니다. 제가 그때도 여러 강연을 즐겨 듣고 있었는데요. 허리 디스크 수술과 시술을 3개월 간격으로 하고, 입원도 7일 정도 하고 퇴원하니까.. 병원에서 퇴원하고, 고통에서 해방되면 앞으론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으로 병원에서 윌라 오디오북으로 여러 책을 들었는데, 그 중에 지대넓얕 시리즈와 열한 계단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솔직히 저는 내 인생의 방향을 이제라도 확 바꿀 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하던 경향이 컸습니다. 그렇다보니 관성대로 살았죠. 그냥 하루 하루 시간만 보내며... 그런데 열한 계단 책 속 채사장도 그런 시간을 보냈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일을 계기로 변화에 성공했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변곡점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겁니다. 그 이야기 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미 그의 강연은 봤던터라, 그에게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는 이런 뉘앙스로 메시지를 전한다고 느꼈습니다.(워딩은 많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냥 제 느낌입니다.)

"그 환경이 어떻든 간에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이제라도 여행을 떠나세요."

우리의 삶은 여행의 과정과 무척 닮아있다고 평소에 자주 느낍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여행 과정은 순탄하지가 않다고 느낍니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지만, 억울해도 우린 그 환경 속에서 무언가를 매번 선택하며 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분법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수 있지만.. 저는 어떤 선택에 있어서 한다와 하지 않는다 말고도 세 번째, 네 번째 선택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카프카로부터 그것을 배웠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뜻을 따랐지만, 따르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환경 속에 살았지만, 그를 주어진 환경 속에서만 그냥 그렇게 살다 간 사람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적어도 카프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겁니다.)

저에게 있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여행 기록과도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일들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솔직하게 적으려고 노력합니다. 완벽한 사실과 완벽한 솔직함은 솔직히 존재할 수 없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사실과 솔직함은 충분히 글에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주 글이 길어지곤 합니다.

1-2. 글쓰기가 어려운 점
글을 쓰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저는 짧게 쓰기가 어렵습니다. 솔직히 어떠한 형식도 (스스로 와닿기 전까진..) 잘 받아들이지를 못하기에 제 글이 어떤 구성을 갖췄는지를 자세히 모르지만;; 아직은 슬프게도 한 번씩 너무 길기만 하고 울림이 없는 글이 아닐까 싶어서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1-3. 내가 쓰고 싶은 에세이
제가 쓰고 싶은 에세이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삶에서 경험한 여러 의미 있는 일들을 기록한, 내 인생 의미 모음집." 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제 글을 누군가 읽고.. "저런 삶도 있구나~" "저런 사람도 있구나.." "저렇게 솔직하게 사실을 말해도 상관 없구나." 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채사장을 보고 느꼈듯이, 오현호 작가를 보고 느꼈듯이.. 다른 매력을 가진 여러 작가님들과 이 모임에서 만난 분들을 보면서 느꼈듯이 말입니다. 이번 우주클럽_에세이방 시즌 5 『헤밍웨이처럼 글쓰기』 를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션 2]

2-1. 와닿았던 책 속 내용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인간에 관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쓰는 것이다. 먼저 그 주제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다음엔 어떻게 써야 할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배우는 데
평생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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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 <어니스트 헤밍웨이By Line:
Ernest Hemingway> p.183
(p. 38)

2-2. 가져다가 활용할 부분
저의 에세이에서 활용할 부분은 '솔직한 글쓰기'
입니다.(더 솔직하면 곤란할 것 같기도 하지만..
말할 수 있는 아픈 이야기는 더 이상 아픈 이야기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겠
습니다.)

2-3. 나의 취중 경험담
술을 마실 때마다 취해서 진상을 부리진 않았
습니다만, 너무 기분이 좋을 때나 반대로 너무
기분이 나쁠 때 주로 실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대략 7년 전 쯤 입니다.

그날은 회사 전체 연말 회식 자리였습니다.
무슨 일이었는지는 이제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 무렵 아내와 유독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기분이 많이 별로였는데 대부분의
상황에서 그랬듯, 그날도 저는 제 기분이 별로
인 걸 회사에서는 숨기고 있었습니다. 제 기분
이 별로인 게 그 분들 때문은 아니었으니까요.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약간은 긴장 상태
였던 것 같은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술이 술술
들어갔습니다. 결국 그날 필름이 끊겼습니다.
그날 제가 부분 부분 기억하는 것은, 다소 폭력
적인 모습을 모르는 사람한테까지 보였다는 것,

그리고 꽤 추운 날씨였음에도 주변을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미친 사람처럼 막 뛰어다닌 것
정도가 있습니다. 결국 핸드폰 액정은 깨졌고
(제가 던져서 부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사용하던 블루투스 이어폰은 잃어버렸고, 외투
는 다행스럽게도 회사 분이 보관을 해주셨기에
다음 날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진짜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내가 모르는
내가 불쑥 튀어나와서 제멋대로 저지른 짓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것을.
그날 이후로 과음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필름이
끊기는 것 역시 극도로 경계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날 부렸던 진상은, 그간 쌓인 게
오죽 많았으면 그랬겠냐며 주변에서 넘어가 주었
습니다. 그날의 용서를 저는 정말 고맙게 생각합
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술 마시고 실수한 일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게 다 그날을 잊지 않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을
둘러 보면, 반복적으로 술 마시고 실수하는 사람
들을 봅니다. 저는 그들에게서 위태로움을 느낍
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망각의 동물이라고 생각합
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이건 저를 포함한 누구나, 거의 대부
분의 인간에게 해당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부분
은 같은 실수를 반복은 하되, 치명적인 실수는
절대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점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위에서 적은 것 같은 실수 같은 것
말이죠.
저는 되도록 항상,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시간은 앞으로만 나아가고
절대 뒤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습니다. 우리의 치명적
인 실수는 용서받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심지
어 그게 때로는 죗값을 치러야 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더 심한 경우 그 한 번의 실수가 평생 낙인
으로 따라다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 그리고 실수를 반복하는 또 다른 이유를 생각
해보면 역시 환경적 요인, 즉 문화적인 측면도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음주 후의
실수를 너무 쉽게 눈감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음주 후 실수에 대해 너무 쉽게 용서를 받을 수
있기에 어쩌면 그토록 실수를 반복하는 게 아닐
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저는 되도록 작은
실수를 일일이 모두 수정하려고 노력하진 않지만
치명적인 실수에 대해서는 조심하려고 더 많이
노력합니다.(한 번의 실수라도.. 용서 받을 수
없는 실수가 분명 존재하니까요..)
저는 되도록 저를 믿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환경을 되도록이면 더 보수적으로 세팅하려고
합니다. 때로는 이런 성향이 자기 검열을 크게
만들기도 하지만 큰 실수는 분명히 줄여준다고
믿습니다. 되도록이면 술을 끊는 게 건강에 좋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막상 끊자니 아쉬움이 커
서, 여전히 조금씩 자주 마시는 편입니다.(코로
나-19 팬데믹을 통과하며 가장 나쁜 습관으로
만들어진 것이 음주 습관 같아요..)
그나마 최근에는 아내와 저녁 시간에 공원을
1시간씩 도는 일이 늘어서, 그 전보단 확실히
덜 마시게 되었습니다. 역시 습관을 바꾸는 것
에는,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행동을 바꾸는 게
훨씬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미션 3]

3-1. 글쓰기에 있어서 배우고 싶은 대상
매력 있는 작가분들의(책을 쓴 적이 없는 분일지라도) 부분 부분을 배우고 싶습니다.(너무 욕심쟁이 같나요? ^^;;) 그래서 평소, 매력 있는 글을 책 속에서 발견하면 그 책을 다루는 게시글에 해시태그로 #바닿늘글쓰기 를 써서 모으고 있습니다. 이곳을 포함하여 일상적인 대화에서 매력 있는 글을 발견했다면 카카오톡 내게 쓰기를 통해 일단 텍스트를 복사해둡니다. (아직 습관이 들지 않아서 많이 모이진 않았습니다.)

픽션이 가미된 이야기를 좋아해 본 적이 있다면 많이들 아실테지만~ 여러 이야기 속에는 카피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기술을 보고 훔치는 식이죠. 대표적인 캐릭터를 나열하자면, 드래곤볼의 셀과 마인부우, 나루토의 카카시 등이 있겠습니다. 미드 히어로즈 에서도 빌런이 그런 능력을 가졌는데, 거기서는 상대방의 뇌 구조를 들여다 보고 그 능력을 습득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한동안 재밌게 봤었는데 후속작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나친 욕심 같지만.. 아무튼 제가 배우고 싶은 대상은 이곳에 계신 분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 입니다. 때로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배우고, 때로는 차곡차곡 모여서 쌓인 난쟁이들로 이뤄진 피라미드 위에서 배우고 싶습니다.(책 <위어드>의 저자, 조지프 핸릭의 표현을 빌려왔습니다.)

장점을 통해서도 배우고 단점을 통해서도 배우고 싶습니다. 관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자존심을 내려놓는 것에 따라 얼만큼 배울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오늘도 잘부탁드립니다. ^^


3-2. 나의 열정 가득한 친구를 소개합니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기왕이면 해보고 후회하는 삶

나의 친구 T는 도전가 기질이 있다. (여기서 잠깐, 친구의 이니셜이 T인 이유는 별명이 터미네이터여서..) 미리 오해할까봐 적어두지만, 많다는 게 아니고 있다는 거다. 그 기질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도 아니고, 모든 분야에서도 아니다. 오랫동안 내향적이었던 나는 그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나는 고등학교 입학 시기부터 시작했던 다이어트부터 내향성 극복을 위한 여러 노력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꾸준히 해왔다.(작게는 혼자 밥 먹기, 영화보기 부터 크게는 결혼식 축가 부르기, 결혼식 사회 보기 까지..) 매번 도전의 연속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여러 도전을 해온 셈이다.

물론 계획 만큼의 대단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기에 그래서 그때는 딱히 내세울만한 무언가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 해보면 어느 하나 쓸데 없던 경험이 없었다고 생각된다. (원래 많은 경우, 사람은 자신의 과거를, 국가는 자국의 과거를 미화하기 마련이라던데... 뭐, 가끔은 미화도 나쁘지 않겠지..? 자주 하나.. 이건 한 번 더 깊게 생각해 보는걸로..)

그래서 그런 과정을 거친 덕분에 어느 순간부터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리스크를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전제만 있다면 되도록 하려고 한다. 이제는 대체로 생각을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다. 자, 이제부터 진짜 내 친구 T의 이야기다.

이 친구 이야기를 종종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하면, 어김 없이 "오.. 그 친구 독특한데??"라는 말을 돌아온다. 여러 차례 주변에 말을 해왔기에 이젠 요약도 가능하다.(물론 기억의 왜곡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그 정돈 봐줬으면 좋겠다. 인간미로...)

친구 T의 이야기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친 뒤, 휴학하고 군을 단기 부사관으로(2년 연장 포함 6년) 다녀온 후부터 시작된다. 이 친구는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닐테지만 친구에게는 솔직하게 말을 하는 편이다.(안 했으면 하는 말까지 포함한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친구 T는 군생활의 억압된 생활이 한편으로 너무 싫었지만 국가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전역(군 제대)하는 날 그 길로 용산 전쟁기념관에 가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그 친구라면 진짜 울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리고 전역과 동시에 자전거로 전국 투어를 한다며 자전거를 한 대 사서 호기롭게 투어를 출발했다. (출발 위치가, 인천이었나, 포천이었나.. 아무튼 출발 위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 이유는 뒤에서 금방 알게 될 것이다.) 하루 뒤였나, 이틀 뒤였나..? 장마가 오면서 그 도전은 금방 막을 내리게 된다. 당시 그 친구와 했던 통화를 떠올리자면..
"우~ 씨! 힘들어 디질 것 같아서.. 자전거 갖다 버리고 오고 싶었는데 꾹 참고 돈 들여서 화물에 싣고 왔어."
그렇다. 친구 T는 시작이 쉬운 만큼 포기도 쉽다.

당시 휴대폰 매장이 무척 호황을 타던 시기였는데 (단통법 시행 전..) 그 친구는 군 전역 후부터 휴대폰 판매 일을 시작하더니, 대략 1년 쯤이 지나 매장 내 에이스가 되었다. 당시 벌이가 꽤 좋았다고 한다. 월 500 이상 벌었다나..??? 나도 가서 잠깐 일을 도전해봤는데.. 나는 사기를 치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아.. 얼마 버티지 못했다. 내가 그곳에서 본 그 친구의 모습은 미안하지만.. 사기꾼이었다.(물론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걸 누군가는 '눈탱이' 라고 부른다는 것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그렇게 한창 잘 나가던 어느 날 사귄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친구와의 미래를 위해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던지 뭐였던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매장을 그만두고 본인 매장을 차리겠다며 호기롭게 일을 그만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을 갑자기 그만둔 것을 계기로 여자친구와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며 헤어지게 된다.

지금 내가 그 여성분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벌이가 괜찮은 매장을 그만두고 아직 조성되지도 않은 신도시에서 시작한다고 했기에.. 게다가 매장은 도로변의 반대쪽 인적이 상대적으로 드문 위치였다. 매장은 얼마 유지 못하고 매장 임대 계약도 다 채우지 못하고 접었다. 접을 때 그친구가 했던 말이 가관이다.
"남은 임대료고 뭐고 간에 매장이 꼴도 보기 싫어져서 때려쳤어."
그렇다. 친구 T는 이번에도 시작이 쉬웠던 만큼 포기가 쉬웠다.

그리고 어디서 알게 됐는지 골프 캐디 교육을 받아서 캐디로 일을 한동안 하다가.. 일 끝나고 한 번씩 치던 골프에 빠져서 버는 돈보다 골프로 쓰는
돈이 더 많아지는 지경에 이르러.. 골프 캐디도 그만뒀다. 그 이후에 골프 규칙을 설명하는 유튜브도 운영했었고(유튜브가 지금처럼 뜨기 전에), 비싼 돈 들여서 드론 자격증도 따고, 지금은 늦은 결혼을 해서 두 아이 키우며,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며 잘 살고 있다.

그 친구의 인생 철학은 한결 같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면 일단 해보자. 고민은 깊게하되, 짧게 하자."
그런데 최근 만났을 때는 결혼하고 아이도 키우면서 인생 철학의 성격이 바뀐듯 하다.
"되도록 멀리 생각했을 때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자."

이 친구는 철이 든 걸까? 언젠가 다시 돌변할까? 뭐, 그건 알 수 없겠지...

나는 평소, 진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추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친구의 여러 추억은 한 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 친구가 나를 오히려 부러워한다. 애기들 언제 키우냐며.... (그 친구의 둘째 아기는 올 해 태어났다.)


[미션 4]

4-1. 헤밍웨이 임팩트!!
이건 제 평생을 바쳐 쓴 글입니다<노인과 바다>.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짧은 글처럼 보이지만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든 면이 담겨져 있고, 동시에 한 인간의 정신세계도 담았지요. 지금으로서는 내 능력으로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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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스크리브너에게, 1940. <서간 선집Selected Letters> p.503~504
(p. 110)

내가 쓴 어떤 글에 대하여 저 정도까지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정말이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진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4-2. 사이 좋은 짝꿍 친구들(??)


깊게 고민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떠올린 짝꿍단어들을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감정이입 - 공감
고통 - 생존
다정함 - 행운
긍정 - 행복
양심 - 정의

일단 이 정도입니다. 하나씩 편하게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겠습니다. (분량 상관 없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너무 길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요..^^;;)

감정이입은 공감으로 가는 과정 정도로 생각합니다. 감정이입은 해석하기에 따라 역지사지(*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태도)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감정이입 과정이 생략된 공감은 있을 수 없고, 공감으로 나아갈 수 없는 감정이입은 폭력성을 띌 수 있다고 평소에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역지사지 해서 나쁜 쪽의 행동을 도출해 내는 거죠. 이건 자녀 교육 중에 영상으로 봤던 내용입니다만, 실제로 여러 학폭 가해자들의 경우, 감정이입만 잘하는 것으로 나타나더라고요. 입장 바꿔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더 상대방이 괴로울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고통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오해를 하고 살아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이런 생각을 종종 했던 것 같습니다. "아.. 고통, 너무 싫다. 안 아프고 살 수는 없나?" 그러면 스트레스가 곧 뒤따라 몰려 들어서.. 불행의 늪에 빠지곤 했습니다. 육체의 고통이 정신적 고통으로까지 번져 간 셈이죠.

하지만 이제는 고통에 대해 오랫동안 느꼈던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고통은 내 몸 어딘가에 있는 '아픈 부위가 간절히 요청하는 구조 요청'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저의 생존을 돕는 고통을 그동안 너무 오해하고 살았던 것 같아서.. 이제라도 품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평소, 다정함이 행운을 불러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야구를 축구만큼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유독 관심이 더 가는 야구 선수가 한 명 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가가 이에 해당됩니다.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그의 사례가 소개 되기도 하는데요.

저는 그 중 만다라트 계획표 속에 등장했던 운이 들어오는 확률을 높인다는 부분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면, 인성을 높여서 기회가 올 확률을 올린다는 겁니다. 주변 사람에게 인사하고,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등등.. 이 있었던 것으로 얼핏 기억합니다. 저도 운이 들어오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부분에 크게 동의합니다. 우리 모두는 감정의 동물이니까요.

긍정의 힘, 많이들 알고 있는 '자기충족적 예언(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믿으면 좋은 일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이 저는 삶에 잘만 활용한다면 효과가 꽤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을 끌어당긴다는 '끌어당김의 법칙'과는 구분을 두려고 합니다. 자칫, 노오력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긍정을 - 행운과 짝으로 붙이지 않고 '행복'과 짝으로 붙인겁니다. 저는 지나친 운이 없어도 대체로 함께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평소에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행운에 대한 지나친 신화를 이제라도 깨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리안 드림에 대한 신화가 깨질 때 비로소.. 공정을 제대로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일부러 양심을 배치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점점 양심을 잃어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건.. 사실 입법부(국회), 행정부(현 윤석열 정부), 사법부(법원으로 대표되는..) 를 구체적으로 논해야 맞겠습니다만.. 저에게 아직 그 정도의 역량은 있지 않고, 구체적으로 가면 내용이 길어질 것 같기도 해서.. 짧게 줄이자면, 윗물이 많이 흐려졌기 때문에 아랫물도 흐려졌다는 것이 저의 잠정적 결론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걸 마냥 윗물 탓으로만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단순 진화론 보단 문화-유전자 공진화론을 믿기 때문에 문화의 힘이 굉장히 강력하다고 평소에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화는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그것보단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지금의 K-컬쳐가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사회의 양심이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양심은 우리 개개인들의 양심이 모여져서 만들어집니다. 우리의 사회를 병든 채로 그냥 두지 맙시다. 우리의 행동은 생각보다 많이 모였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건 마치 드래곤볼 만화 속 원기옥 기술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만화 원피스에서는 루피에게 힘을 보탠 여러 그림자가 떠오르고요..)


[미션 5]

5-1. 와닿았던 책 속 내용

정치
좌파네 뭐네 하는 것들이 매우 결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을 거라는 당신의 희망사항에 대해
말하자면, 내게는 그런 것들이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얘기들이라는 겁니다. 저는 정치, 문학,
종교 등에서 유행을 따르지 않습니다. 동료 작가
들의 작품이 왼쪽으로 올리면 다음번엔 오른쪽으
로 쏠릴 거라는 데 약간의 돈을 걸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일부 싹수 노란놈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왼편, 오른편으로 흔들릴 겁니다. 글을 쓰는 데
에 우익이니 좌익이니 하는 건 없습니다. 오로지
좋은 글과 나쁜 글만 있을 뿐이죠. p. 159

5-2. 완독 리뷰
어떤 주제를 다룰지 고민하다가, 되도록 연결성
에 주목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책 속 발췌
내용과 미션 4의 마지막(양심- 정의)을 되도록
이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미션 4 글 참조.)
헤밍웨이가 쓴 정치적 견해에서 지혜로움을 느
낍니다. 저는 정치라는 분야에 깊게 관심 갖게
된 지가 불과.. 3년 정도 밖에 안 되었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큰 만큼 정당 활동을 직접적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저마다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제, 정당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분들을 한편

으로 존경하기도 합니다.(그 중 몇 분은 팔로우
중이기도 하고요. 은근 찾아보면 정당활동 하는
분들이 적극성의 정도를 떠나 꽤 많더군요.)
제가 취하고 있는 정치적 태도는 깊이는 크게
차이가 날 지언정.. 헤밍웨이의 정치적 태도와
닮았습니다. 어쩌면 헤밍웨이의 입장에서 그
당시 한쪽 편에 붙는 편이 생존에는 훨씬 유리
했을 것 같은데, 저런 태도로 삶을 이어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위에서 적었
듯이, 저는 저마다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며
되도록 중립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때의
중립은 '기계적 중립'이 아닙니다.

기계적 중립은 시시때때로 좌우 기울기가 바뀌
는 길 위에 세워진 자동차와 같다고 느낍니다.
그야말로 팔랑귀와 다름이 없죠.
저는 건강한 중립을 추구합니다. 운동장이 기울
어져 있는데 ~ 똑같은 기준을 들이 밀 수는 없는
겁니다. 제가 평소, 존경하는 최재천 교수님의
강연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공평과 공정은 분명
다릅니다. 우리 사회는 마치, 출발점이 다른 경기
를 하는 선수들에게 똑같은 규칙을 적용하고 있
다는 생각이 한 번씩 듭니다. 예전에는 그 정도가
눈에 띌 정도가 아니었다면 이제는 그 정도가 도
를 넘어서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한 번씩 듭
니다.

이제는 그 정도가 예를 들자면, 초등부 육상 선수
와 고등부 육상 선수를 같은 출발점에서 시합 붙
이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건 공평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결코 공정이
아닙니다. 이 예시에서 공정이 되려면, 초등학생
의 출발지점을 최소한 평균 고등학생 선수들의
평균 달리기 속도에 맞도록 단축시켜야 합니다.
제가 그런 역할을 할 만한 역량이 되는지는 솔직
히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변 몇 사람이라도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쓸 때가 많습니
다. 하지만 되도록 강요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보단 돌려서 말하려
고 합니다. 잔소리로 느껴지지 않도록요.

저는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어제 저는 한 강
작가 - <작별하지 않는다> 리뷰를 쓰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한 강 작가의 마음과
헤밍웨이의 마음이 적어도 글 쓸 때 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았겠다는 생각이요.
한 번씩 잊을만하면 요즘 '카프카에스크'를 인용
하곤 합니다.(*카프카에스크: 어두운 불확실성,
수수께끼 같고 구체적이지 않은 협박, 환영과 같
은 어두운 힘 앞에 내버려진 존재에 대한 섬뜩한
감정,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카프카 전집 사전
내용 중 발췌) 여러 훌륭한 문학 작품 속에는 카
프카에스크가 장치로서 숨어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건 카프카 시대 이전의 문학작품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 굴과 같습니다.(혹시나 해서 찾아
봤더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원작자의
사망 시기가 카프카의 막 성인이 된 시기와 겹치
네요... 소오름..;;;;)
더 이야기하면 <작별하지 않는다>의 스포일러
가 될 수 있으니, 이 이야기는 일단 이쯤에서 줄
이겠습니다.

이번 책의 의미는 정말 특별합니다. 글쓰기의
태도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 만큼은 분명하게 느낍니다.
그가 남긴 수많은 말과 글들이 여지껏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의 삶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헤밍웨이의 의지'를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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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 - 헤밍웨이, 글쓰기의 '고통과 기쁨'을 고백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박정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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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되는 헤밍웨이의 의지, H의 의지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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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5
황모과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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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정말 남이 될 수 있을까?

파멸 SF.....................

우리는 정말 남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단언컨데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사회적인 갈등들은(남녀 갈등부터 불평등, 전쟁 문제 등등을 포함한..) 어쩌면.. 남이 되려고 과도하게 시도했던 우리가 맞이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책 내용이 아니라, 책 마지막에 적혀있는 작가의 말만 따로 떼어 발췌하였습니다.

저처럼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 저는 해당 작가의 말과 그 직전에 실려 있는 발문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가 이미 충분하다고 느껴졌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저는 평소에 만화 원피스 속에 나온 해당 글귀를 좋아합니다.

"인간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일들은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_물리학자 윌리 가론(허구의 인물)

이런 격언도 좋아합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출처가 불확실한 오래된 격언 같습니다..)

지금 우리 인류가 걷고 있는 길의 끝이 될 지 중간이 될 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대로 계속 가면 분명 큰 충돌이 생길 것 같다는 불안함 속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극도로 낙천적인 사람이 아니고서야(혹은 세상사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거나) 우리는 적게는 크게든 이런 불안함을 저마다의 크기로 안고 살아가고 있을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상할 수 있듯이, 이런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져야만 사회에 압력을 줘서 비로소 바꿔 나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잔소리로 바뀌지 않습니다. 스토리를 통해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힘은 가장 좋은 변화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인간의 한자에서 '간'은 '間'(사이 간) 입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공화국은 '함께'라는 뜻을 내포합니다.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가 주권을 행사하기 때문이죠.

우리 종은 시작부터 남이 될 수 없는 운명이었고(사회가 공동체를 만들며 문명을 이뤘으며), 지금 비록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지만 결국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맞아, 우린 남이 될 수 없지."

더 큰 걸 잃기 전에 우리 인류가 깨닫고 변화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기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도 담으면서..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언더더독 #황모과 #현대문학
#현대문학핀시리즈장르소설선

이 글은..
@woojoos_story 모집,
@hdmhbook 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해당)

#우주클럽_SF방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작가의 말
파멸로 달려가는 우매한 자들의 심정으로
자신이 쓴 글에 해설을 덧붙이는 일이 작품의
미흡함을 공인하는 듯해 부끄럽지만 어떤 마음
으로 이 이야기를 썼는지 설명해보고자 한다.
미워하면서도 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다 알고도 자멸을 선택하는 어리석은 인간,
무언가에 중독되어가는 자기 파괴적인 사람,
폭력을 당하다 자신도 포악해진 피해자…….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완전히 미워하지 못한달까. 굳이 표현하자면
애증한다. 예를 들어 폭력의 희생자가 폭력적인

상황에서 희생자를 가해자와 똑같이 미워하는 건
조금 주저하게 된다. 둘 다 밉더라도 차등을 두고
싶다. 제대로 변별하기만 한다면 인간이 놓인 맥
락이란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할까. 그리 상상하다
보면 폭력적이고 추레하고 비루하고 역겨운 상항
속에도, 심지어 도의나 양심이나 염치 이하의 상
황에도 논리나 법이나 합의로 재단할 수 없는 의
미가 있을 거라는 묘한 믿음이 생기곤 한다.
물론 뻔하게 악랄한 사람을 모두 사랑하지는 않
으며 우월감에 젖어 이들을 관찰 대상으로 여기
는 것도 아니다. 반면교사 삼으려는 마음도 있긴
하지만, 사실 심적 거리가 멀지 않다. 어쩌면 그가
내 평행우주는 아닐까. 나도 인생의 여러 분기점
에서 자멸적 선택을 충분히 하고도 남았으니.
공감하지 못할 때도 굳이 겸허한 자기 연민으로
치환해본다.

잠시 멋진 곳에 들렸더라도 집으로 돌아오면 늘
늪에 빠진 것 같았다. 심지어 나는 오래 한국을
떠나 있었는데도 그랬다. 내가 속한 세계가 늪이
라는 걸 알려주는 사람이 가족이면, 아무리 거부
해도 타인이 되지 않는 가족과 다르게 살려고 결
심하면 마음에 묘한 이율배반이 맺히는 듯하다.
(중략)

꼭 극단적인 상상이나 시행 결심이 아니더라도
우리 일과는 이미 비도덕적이다. 어린이와 약자
가 비참하게 죽어가는 더러운 전쟁과 기후 재해,
사회적 참사, 약자를 노린 혐오 범죄 기사를 목도
하는 매일매일. 일들의 연유에 추악한 인간들이
있음을 지켜보며 치를 떨다가 다음 장면에 나오
는 고양이 사진에 작게 위로받는다.
세계가 인간을 모조리 소시오패스로 만들어버
렸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질환 수준의 해리
(*풀려서 떨어짐.)와 괴리(*서로 어그러져 동
떨어짐)와 유체 이탈(*몸에서 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두고 이르는 오컬트 용어.)이 루틴이다.

인간이라는 사실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할 이유
가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금 당장 포화 아래
있지 않다고 누구도 평화로운 풍경 속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누구나 부도덕하다는 일반화로
모든 걸 덮자는 주장도 아니지만 인간다움을
회복하자는 진단조차 안일하게만 느껴진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인간이길 반하는 인간들
을 타자라는 위치에만 놓을 수가 없다. 애초에
인간성이 뭐라고. 『언더 더 독』을 쓰며 '인간다
움이란 없다'고 반복해 떠올렸다. 이 와중에도
'인간을 자청하며 대표하는 자는 누구인가?'
싶었다.

인간 이하의 존재들을 경멸하는 대신 직시하려
는 시도는 근본적으로는 나 자신을 위해서다.
약자들의 내부 분열을 획책해 확산하는 유구하
도록 악랄한 정치적 기획에 너무도 취약한 시대
적 분위기를 몹시 미워하면서도 남 일로만 혹평
할 수 없다. 휘둘리고 자충수를 두고 파탄 내고
다 같이 죽자는 우둔하고 잔인한 사람이 나일 수
있음을 받아안는다. 가짜에 휘둘리는 취약함,
낙오된다는 공포, 한 번 배제되면 재편입할 수
없으리라는 불안을 내 마음처럼 통감하기에 무
기력하게 폭력적인 인간이 나일 수 있음을 인정
한다. 그저 이 저열함을 마음 깊은 곳에 들이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직시할 뿐이다. 윤리를 말
하는 순간에도 내 안에 살의가 잠재함을 인정하
면서…….
동시에 『언더 더 독』에 등장하는 무력하고 잔혹하
고도 평범한 인물들에게 근본적으로 윤리적 성찰
이 깔려 있다. 읽는 분들도 느끼시겠지만 이는 여
성과 사회적 약자가 요구받는 높은 수준의 윤리적
내면화라고 생각한다. 약자가 비윤리적이려면 더
큰 각오가 필요하다. 일탈이 아니라 사회적 사망
이므로. 사회가 약자에게 요구하는 미덕이 휠씬
수준이 높다. 그래서 나의 검허함까지도 무력한
윤리에 일조하고 있음을 슬프게 수긍한다.

이 글이 독자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
해 송구할 따름이다. 노동은 멸시당하고, 죽어가
는 사람 곁에서 건강히 숨 쉬는 것조차 부끄러움
이 되고, 사소한 마음까지도 철저히 기획된 세계
를 살며, 죄책감조차 사치스러운 심정이 각자의
자기 연민으로 치환되었으면 좋겠다.

2024년 한여름 같은 초가을
폭염과 산재, 혐오와 능욕, 역사 퇴행 속에서
황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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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 - 방향 잃은 삶을 위한 철학 나침반
강용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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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4]

4-1. 4부 내용 중 흥미로웠던 페이지
니체는 '인간의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는 쇼펜하우어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즉, 지성에 앞서는 의지가 우월하고 성격은 불변하며 쾌락은 소극적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모든 주장은 오류라는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 늘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고정관념이다. 사람의 성격은 오랜 교육을 통해 새롭게 형성될 수 있다. 오히려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자체가 하나의 확증편향일 수 있다. '변하지 않는 성격'에 대한 잘못된 믿음은 너무 짧은 기간 인간을 관찰함으로써 나온 판단의 오류다. p. 238

건강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쾌락을 추구하기 보다 고통을 주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p. 251

'개인Individuum'은 어원상 둘로 쪼갤 수 없는 존재로서 타인과 공통점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차이를 갖고 있다. 과거의 도덕 규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인간을 분할함으로써 보편성을 도출했다면, 주권적 개인은 더 이상 공통된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이 아니라 스스로 법을 만드는 입법적 존재다. p. 271

쇼펜하우어는 사료를 먹는 '개'와 직접 사냥하는 '늑대'를 대조하며 세상을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관찰하지 말고 직접 발로 뛰며 체험할 것을 강조한다. 축사에 갇혀 주는 사료를 먹는 동물이 '반추농물(*되새김질을 하는 동물, 소가 대표적)'이라면, '자연에서 자기의 손으로 먹이를 잡는 사람'은 야생동물이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책을 통해 축사용 '사료'를 먹지 않고 야외에서 자기의 손으로 '먹이'를 직접 잡아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색은 직접 경험이며 독서는 간접 경험이다. 책은 언제든지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일은 몹시 어렵다.
p. 282

니체에게 인생은 여행과 같다. 자기 발로 대지를 느끼며 삶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머리로 하는 개념적 사고보다 중요한 것은 피부로 느끼는 생생한 체험이다. p. 287

가장 깊은 절망에서 비로소 길이 보인다(나가며)
파도가 없는 바다는 너무도 지루할 것이다. 고통 없는 삶은 얼마나 따분한가? 참된 행복은 과감한 모험에 있다. 파도와 불안을 벗 삼아 항해하라. 자신만을 확신하라. 난파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위험이 없는 행복, 영원한 행복은 없으나 나는 내 삶을 항해하는 배의 선장이므로 나의 판단과 내가 잡고 있는 키(운전대)를 믿어야 한다. 운명에 맞서는 지혜란 그렇게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이 쇼펜하우어와 니체가 우리에게 함께 들려주는 지혜이다. p. 291


4-2-1. 나만의 책 되새김 방법
첫 번째는, 글을 쓰거나(정리가 되었건, 소감이 되었건)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입으로든 채팅으로든 여러 방법을 통해.) 책 내용이 강렬할수록 더 많은 양을 기록하거나 강렬한 소감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영상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정보화 시대가 심화되면서 책에 대한 정보를 영상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북토크든 북콘서트든 여러 행사들을 유튜브를 통해 보든 여건이 되면 참여하든 적극 활용합니다.

세 번째는, 반복적으로 다시 보는겁니다. 제가 그 책과 관련하여 과거에 써둔 글이나 관련하여 나눈 이야기라던지, 그 책에 대한 북토크 영상이라던지 더 깊게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반복해서 보거나 듣습니다.(더 오래, 잘 기억하고 써먹고 싶어서요.)


4-2-2. 가장 깊은 사색을 하게 했던 책
빅터 프랭클 -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책을 보고 정말 깊은 사색에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내용이 따지고 보면 그리 길지도 않은데.. 붙잡고 있었던 시간만 놓고 본다면(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이 책은 탑에 포함된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로고테라피를 가장 좋은 심리치료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그랬고, 남들에게도 해당이 충분히 될거라고 믿습니다.


4-3. 완독 리뷰
이 책을 읽으며 전체적으로 느낀 점은, 니체와 쇼펜하우어는 현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철학자 둘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쇼펜하우어 신드롬이 크게 이해가 되었고..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니체에게 붙는 호칭 또한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읽고.. 둘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더 알고싶어졌다는 점입니다.

어쩌다 보니, 최근 철학에 관심이 많아져서 <철학의 길>이라는 책과 비슷한 시기에 읽게 되었는데..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두 인물을 위주로 다룬 <철학의 길>과 이 책을 비교하면.. 이 책은 가벼운 철학입문서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해 정도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이런 느낌이 든 이유가 어쩌면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우리 일상에 너무 많이 다양한 경로로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염세주의와 회의주의의 논거가 되는 상당 부분이 이 둘의 글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을 해보면..(맞긴 맞나..^^;;) 역시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직관이 얼마나 중요성을 갖는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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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길 - 대화의 해석학을 향하여
이승종.윤유석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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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길_완독리뷰 #인칭에대한사유

@woojoos_story 모집
@sechang_official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해당)

#철학의길 #이승종 #윤유석
#세창출판사 #우주클럽_철학방
#영미철학 #대륙철학 #대화의해석학

[미션 6 마지막] 6-1. 완독 리뷰

최근 얼마 동안 저는..
인칭에 대해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깊게는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지난 주 겸손공장 수요북클럽에서 북살롱 오티움 정혜승 대표님이 들려준 화제의 그..!!!!??? 한 강 작가님의 책, <소년이 온다> 책 설명을 듣고 인칭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직접 인터넷에도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2인칭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습니다. 교육 과정에서도 보통 1인칭과 3인칭에 대해 가르치지, 2인칭은 잘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조금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그냥 나 너 그들 이런 식의 짧은 설명이 아니고.. 조금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었다는 겁니다. ^^;;)

아니, 그런데 이게 머선일입니꽈..?? 읽고 있던 책 <철학의 길>에서도 2인칭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겁니다. 헐... 게다가 완전 와닿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좋았던 내용을 다시 발췌하자면 특히 이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부모님이나 친구와 맺은 2인칭적 관계를 넘어서 세상을 2인칭으로 체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우리는 보통 책을 물건으로 취급하는데 제게 책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스타게이트였습니다. 저는 책을 통해서 위대한 저자들의 영혼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거꾸로 그들이 제 마음 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체험을 했습니다. 책 속에서 그들과 직대면하여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저도 한 번씩 이런 체험을 합니다.
지금처럼... ^^

저는 2인칭에 대해 더 알고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평소, 문학 아우라를 풍기는 아는 분을 향하여 SOS를 쳤습니다. 설명을 해주셨는데 앗..?? 들어도 뭔가 아리까리하긴 하지만~~ 분명 힌트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힌트를 여유가 생기는 즉시 풀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그것에 대한 부분은 나중에 그(??) 책을 다룰 때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가능하다면요. ^^;;;)

완독 리뷰인만큼 책 전체에 대한 느낌을 편하게 적어보자면, 일단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 부분 아주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이해하는 수준이 더 높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평가를 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에 대해, 그리고 이승종 교수님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저에게 큰 행운입니다. 살다보면 한 번씩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하는 길목에서.. 망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되도록 미래를 떠올립니다. 이 선택에 후회가 남을지 남지 않을지를 떠올리는 거죠.

이 책은 무리가 될 거라는 것을 알면서 도전한 책입니다. 부분 부분 오지 탐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로 헤매면서 봤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중간 중간 아름다운 풍경 등을 많이 놓쳤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일단 오지를 빠져나왔다는 것에 큰 뿌듯함을 느낍니다. 나중에 언젠간(빠르면 조만간이 될지도.. ^^;;) 다시 오지를 탐험하게 된다면 ~ 그때는 주변 아름다운 풍경을 지금보다 더 만끽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합니다.

짧게 감상을 요약하자면..

철학의 미로에서 헤매다가
겨우 운 좋게 빠져나온 듯한
어리둥절한 느낌과..

"그래도 한 발 담궈봤다"는
뿌듯함이 공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


[미션 6 마지막] 6-2. 흥미로웠던 페이지

수강생들과의 토론
홍해랑: 비트겐슈타인은 왜 신조어를 만드는 것
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했나요? 사유하는 사람
들은 언어선택에서 누구나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이데거가 신조어를 만든 것도 이미 있는 언어
로는 자신의 사유세계를 표현 할 수 없기 때문이
었을 텐데요. 혹시 비트겐슈타인은 사유의 폭이
나 깊이가 부족해서 신조어를 만들어야 할 필요
성에 미치지 못한 것이 아닐까요? 그도 분명히
사유에서 신세계를 경험하였을 것 같은데, 왜
신조어에 대해 부정적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승종: 불교에서도 석가모니의 원음에 가장 가
깝다고 하는 『니까야』들은 술술 읽힙니다. 『니까
야』에서 얼핏 신조어처럼 보이는 것들도 사실 그
당시 인도 사회에서는 통용되던 용어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비다르마』나 후대의 대승 경전
들에서는 신조어들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비트겐
슈타인은 『니까야』같은 방식의 철학을 지향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석가모니와 비트겐슈타인은
모두 철학이 전무후무한 것을 포착해 내거나 만들
어 내는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을 초기 불교 경전의 정신으로 생각
해 보면, 그가 신조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던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략)

저는 철학자들 중 신조어에서 자유로운 인물로 흄
과 니체를 꼽습니다. 그 두 사람의 글은 이렇다 할
가이드나 2차 문헌 없이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흄이나 니체는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아주
명료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더군요. 저는 이 두 사
람이 비트겐슈타인과 함께 글쓰기에 혁명을 일으
킨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이렇다 할 전문용어 없
이도 사유의 경지를 자연언어만 가지고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사람들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이라면 홍혜랑 선생님
의 비판을 아마 절반 정도만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비트겐슈타인과 하이데거는 비슷

한 듯하면서도 다른 길을 간 사람들입니다. 비트
겐슈타인과 비교하자면, 하이데거는 엄청난 야심
가가 아니었나 합니다. 하이데거는 서양철학 전체
를 다루면서 그 위에 더욱 개선된 방식의 형이상
학을, 혹은 형이상학 이후의 새로운 비전을 지닌
철학을 세우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비트겐
슈타인은 그런 의지 자체가 오히려 올바른 철학
을 하는 데 큰 장애가 된다고 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이라
는 제 책의 서문에서 그의 철학에 '청빈주의'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최소한의 일상적인 언어
만을 가지고서도 철학을 서술하는 데 부족함이 없
다고 보는 입장 말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은 당대에

큰 돈을 상속 받아 억만 장자가 될 뻔한 사람입니
다. 그런데도 그 돈들을 모두 예슬가들에게 익명
으로 나눠주고 본인은 노르웨이의 오두막에서 용
맹전진(*몹시 고된 수행을 함)하였죠. 그는 이처
럼 청빈한 마음을 가지고 철학을 한 사람이고, 저
는 이런 태도도 그 나름대로 상당한 의의가 있다
고 봅니다. p. 359~361

박득송: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칠학논고』 에서는
자연과학주의에 경도되어 있었던 것 같고, 『철학
적 탐구』에서는 자연주의로 입장이 바뀐 것 같습
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수학적인 것들보다는 인간
적인 삶에 더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
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철학이나 과학이나
종교가 모두 손잡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과학이
철학과는 맞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너무 철학에만
치우친 생각이 아닐까요? 오히려 21세기에는 과
학이 철학을 이끌어 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
각도 드는데 말입니다.

이승종: 아까 제가 발제문을 낭독할 때 비트겐슈
타인에 대해서 5가지 딴지를 걸어 보았죠? 그중
하나가 철학과 과학을 너무 차별화하면 철학이
오히려 왜소해지고 종말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는 것이었습니다. 철학과 과학은 같이 가야 한다
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은 비트
겐슈타인일 뿐입니다. 철학에 대한 그의 공헌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그가 다 섭렵하지 못한 현대
의 과제들에 대해서는 우리 시대에 우리들이 펼
쳐 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의 삶은 저마
다 각자의 몫으로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저는 선
생님의 비판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p. 363~364

2인칭 철학은 어떻게 학장될 수 있나요?
이승종: 제 인생에서 부모님이나 친구와 맺은 2인
칭적 관계를 넘어서 세상을 2인칭으로 체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우리는 보통 책을 물건으로 취급하는데 제게 책
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스타게이트였
습니다. 저는 책을 통해서 위대한 저자들의 영혼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거꾸로 그들이 제 마음
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체험을 했습니다. 책 속에
서 그들과 직대면하여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
사했습니다. 문학작품이 출발점이었지만, 점차
철학과 인접 분야의 책들로 견문을 넓히며 생생한
고유화를 만끽했습니다. (후략)

2인칭 철학은
예술의 영역에서 어떻게 적용될까요?
이승종: 문학작품이 독서의 출발점이었다는 점에
서 저는 예술로부터 2인칭적 체험을 시작한 셈입
니다. 예술작품은 세상이 발신하는 의미의 신호
를 수신한 예술가가 이를 생생하게 형상화해 낸
것입니다. 그 예술작품이 다시 우리에게 메시지
를 발신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2인칭적으로
고유화함으로써 예술가와 소통하고, 감수성을
제고하고, 삶에 대한 이해를 심화합니다.
저는 문학작품 이외에 고흐의 그림과 브루크너의
교향곡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2인칭 철학은
윤리의 영역에서 어떻게 적용될까요?
이승종: 칸트는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
하라고 했지요. 2인칭 윤리의 초석으로 삼을 만한
훌륭한 지침입니다. 사람으로부터 배울 게 많습니
다. 저만 해도 유석 씨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대화라는 교감의 채널에서 영혼과
영혼이 교류하고 그로 말미암아 서로의 마음이 풍
성해집니다.
2인칭 윤리를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전으로
『논어』를 들 수 있겠습니다. 논어에서 공자는 이
론이나 강령을 공리로 삼아서 그로부터 윤리적
판단이나 실천을 이끌어 내는 톱다운의 방식이

아니라, 대화의 상대가 처한 상황을 잘 헤아려서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보텀업의 방식을 선호
합니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는 역지사지와 공
감이 2인칭 윤리의 동력입니다.

2인칭 철학은 그 밖에도
어떠한 영역에서 적용될 수 있을까요?
윤유석: 2인칭 철학은 예술이나 윤리 외에도 다른
영역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수
님께서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는 주제나 영역이
있나요?
이승종: 네, 저는 2인칭적 접근의 중요한 적용 대
상으로 역사를 생각해 왔습니다.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의 역사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역사에서 1인칭적인 관점은 국
수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반성이나 비판 없이 드높이기만 하는 우월주의가
1인청적 관점의 폐단일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역사에 대한 3인청적인 관점은
역사학을 고고학 같은 실증 학문으로 생각해서,
자기 역사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취급하는 태도
에 빠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 역사를
일구어 낸 선조들과 우리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
니다. 과거의 분들인 데다가 현재의 우리와 맞지
않는 면이 적지 않은 탓에 직접적인 친연성(*친
척으로 맺어진 인연과 같은 성향)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2인청적 관점을 우리의
역사에 투영해 '아, 이래서 저랬겠구나'하는 식으
로 때론 공감하고 때론 애정 어린 비판을 하면서
거리를 좁혀 가는 것이 바람직한 역사철학이라고
봅니다.

사료에 대한 해석학적 접근, 유물에 대한 현상학
적 접근이 2인칭 역사철학의 동력입니다.
p.42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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