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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작별 - 돌보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남유림 지음 / 도서출판 독 / 2026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죽고 싶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 📖
살고 싶은 사람이
간직했으면 하는 책 📖
@bagseonju534
@kbtechpos
@dokkpress
이 책은 돌봄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완성되는 이야기다.
❤️ 단정한 작별
❤️ 남유림 지음
✔ 교육원 공모전에서 단편 시나리오로 최우수상을 받기도 함
✔ 현) 강원도 춘천에서 읽고 쓰며 빵을 굽고 걷고 뛰면서 남편과 둘이 살고 있다.
❤️ 『단정한 작별』을 읽는 마음은 참 무거웠다.
특히 나도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서인지, 책 속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한 문장, 한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내려앉고, 부모라면 차마 상상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생각하게 되어 몇 번이나 책을 덮고 싶었다.
자식을 키운다는 건 어쩌면 평생 마음 한구석에 작은 불안을 품고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잘 자라고 있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내가 모르는 아픔을 혼자 견디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이 책은 더 안타깝고, 더 아프게 다가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남겨진 사람의 시간까지 멈춰 세우는 일이구나.
그럼에도 작별을 ‘단정하게’ 마주하려는 저자의 마음을 따라가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아이들을 더 자주 바라보고 더 많이 안아주고 싶어졌다.
오늘도 무심코 지나쳤던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책을 덮으며 조용히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내 곁에서 웃어주기를.
❤️ 본문
P7
이 책은 삶과 죽음의 기록이다.
2012년에 태어나 2023년에 죽은 아이에 관한 기록이다.
아이의 처음과 끝을 지켜본 여자에 관한 기록이다.
아이와 한 몸처럼 살아내야 했던 삶과 다시 나로 홀로서야만 하는 삶 사이의 혼란에 관한 기록이다.
P11
"아이의 뇌는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입으로 먹지 못하고 듣지도 보지도 못합니다. 스스로 호흡하지도 못하고 움직일 수도 없어 누워만 있어야 해요. 아이가 사는 동안 당신이 아이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할 것이고, 당신의 삶은 앞으로 집과 병원만을 오갈 것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살리시겠습니까?"
P19
그때는 몰랐다. 마지막으로 엄마를 보라고 아빠가 부른 사람들이라는 걸, 이미 많은 분이 병원을 다녀갔다는 걸, 그래서 시골에서 아빠가 뭐 하시는 분인지 간호사들이 진심으로 궁금해하셨다는 걸, 그 정도로 엄마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걸.
P37
남편은 간절히 기도했다. 아이가 아무것도 못 해도 좋으니 자신이 사랑받는 것만 느끼게 해달라고, 사랑받는 것만 알게 해달라고, 이 기도만은 들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P45
아이를 살리기로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랑하기에 바빠서, 그 사랑이 따뜻해서, 웃게 해서, 아름다워서. 사랑이 나의 영혼을 채운다. 강하게 한다.
나는 살고 싶다. 잘 살고 싶다. 재미있게 살고 싶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P75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해든을 돌보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의 빚을 졌다. 나와 남편의 힘만으로는 코끝에 숨이 붙은 연약한 아이를 10년 동안 붙들 수 없었을 거다.
P93
나는 아이의 장애가 가족의 불편함이 되는 게 싫다. 내 아이가 가족의 걱정과 슬픔의 이유가 되는 게 싫다. 필사적으로 나는 엄마 아빠 앞에서 울지 않는다. 힘들다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나는 감당할 수 있다, 괜찮다'를 오버해서 연기한다.
P116
절벽 앞에서 누군가에게 뒷덜미를 잡힌 채 서 있음에도 나는 감사를 찾는다. 그건 모두 아이를 위함이다. 나는 냉담하고 부정적인 사람에 가깝지만, 엄마인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가 나를 붙들 것 같다. 아이의 손을 아직도 놓고 싶지 않다.
P136
해든이 태어나 처음으로 약과 주사와 모든 의료행위에서, 모든 아픔에서 벗어난다. 해든에게 죽음은 고통의 끝이자 멈춤이다. 죽음은 고통에서의 해방이다. 죽음은 최초의 평안이자 안도이다.
P165
해든이란 존재는 끝내 풀지 못한 난제처럼 우리에게 남았다. 후회와 아쉬움, 미련과 그림우과 애틋함에도 여전히 우리는 말한다. 해든을 돌본 게 우리 인생의 최대 업적이라고, 해든에게 갚지 못할 사랑을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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