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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층 너머로 ㅣ 꿈꾸는돌 44
은이결 지음 / 돌베개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너도 소중한 것들을 지켰으면 좋겠어.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dolbegae79
💖2.5층 너머로
💖은이결 장편소설
✔ 2013년 푸른문학상 수상
✔ 청소년소설 [잘 모르던 아이], [#구멍] [칼의 아이], [마지막 히치하이커](공저), [광장에 서다](공저)를 비롯해 , 동화 [봄날이 달려온다],[별똥 맛의 비밀],[최후의 탐험대] 등 씀
💖한 줄 서평
✔ 상실의 아픔을 겪었을때는 정말 충분한 애도가 필요하다. 나의 슬픔과 기억 또한 생각나게 한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본문
p39
이제 무엇도 끄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일기장을 마련했다. 쓰지는 못해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날짜 말고는 동우가 읽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숨길 필요도 없었다.
p67
그때만 해도 고모에게 구박을 받고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고모는 우리 남매에게 다정하지도 매정하지도 않았다. 온수도 냉수도 아닌, 정수 같은 느낌이었다. 크게 불만은 없었다. 적응하면 그만이었다.
p73
이제 열두 살이 된 동우는 더 이상 예전처럼 '진짜 엄마'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뒤늦게 제 기억이 틀렸다는 걸 알아 버렸거나, '진짜 엄마'와 함께한 소중한 기억은 혼자만 가지고 있기로 한 것 같았다. 그럴 나이가 된 것이다.
p93
이제야 그 마음이 보였다. 친구가 되어 줄 사람을 찾는 간절한 마음이.
어저면 해미 언니도 그날의 세나처럼 지금 누군가 필요한게 아닐까? 마음을 알아줄 사람, 멍 자국을 들키고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을까? 명절에도 집에만 있는 언니에게 누가 있기는 할까?
p153
세나의 마지막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세나의 마지막 모습은 죽음과 가까웠던 엄마와 달랐다. 세나와는 손을 흔들면서 멀어졌다. 그때 세나 얼굴엔 희미하게나마 웃음도 있었다.
p165
진규가 혼잣말처럼 웅얼댔다.
"혼자서, 힘들었겠네."
눈물이 후드득 탁자 위로 떨어졌다. 황급히 내가 만든 물 자국이 지웠다. 탁자를 문지르는 손등 위로 계속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그건 진규가 대신 닦아 주었다.
나를 짓누르는 기억을 이제 겨우 한 사람과 나누었다. 그런다고 해서 사라지지도, 줄어들지도 않지만 그 무게를 알아주는 사랆이 생겼다.
p181
사람들은 종일 같이 있으면서도 진짜 마음을 꼭꼭 숨겼다가 혼자일 때 일기장에만 털어놓는다. 나도 그렇다 땅과 하늘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2.5층은내 일기장이다. 아이처럼 굴기엔 너무 멀리 왔고, 어른에 속하기엔 많이 못 미치는 내 위치와 닮아서일까. 나는 그곳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너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너는 세나일 때도 있었고, 엄마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그 누구도 아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p194
지금 언니에게 가장 소중한 건 자신이라고 했다. 자기를 보호하는 건 엄마 같기도 하고 언니 같기도 한 홍콩 고모도 아니고, 언니를 딸처럼 여긴다는 금성각 할머니도 아니라고 했다.
"그동안 나는, 못난 내가 창피해서 스스로를 외면했어. 이젠 나도 알아. 내가 아니면 아무도 나를 지켜 주지 않는다는 걸."
p221
삶과 죽음이 제각각이듯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그러합니다. 긴 시간, 다르게, 격하게 슬퍼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건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보다 더 깊이, 오래 남습니다. 어쩌면 내가 어릴 적 어른들에게서 지키며 마음을 돌볼 줄 아는 지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아프고 어두운 순간에도 실뿌리 같은 희망과 온기가 여러분 곁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애도하고
슬픔과 기억을 다시 쓰며 내일로 나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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