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마의 동전
이서규 지음 / 창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악마의 동전
이것을 실화다. 이 악마 같은 참혹한 이야기는 실화다. 이 책을 보면서 알았다. 실제로 6.25전쟁시절에 한국은해에서 은화 탈취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무려 15톤이나 되는 은화가 사라졌다. 바로 이 책의 배경이다. 60년대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추리픽션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조인철은 자신을 믿고, 자신이 본 것, 들은 것만 믿는 아주 고지식한 사람이다. 병리학자인 그는 어떻게 보면 되게 똑똑하다. 한편 어떻게 보면 너무 자신만만한 경향도 있다. 그런 그의 앞에서 죽은 한 남자, 이상한 여럿이 모여 하나가 된다는 말과 함께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그때 나타난 한 남자, 자신도 몰랐던 죽음의 사인을 한번에 알아낸 그는, 이승종 신부이다. 이승종 신부는 무언가 아픈 과거를 지녔다. 그들이 함께 다니면서 어떤 사건이 숨겨져 있고, 그 배후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들이 사건을 쫓으면서 한국은행 은화 탈취 사건이 연루되어 있다는걸 알아차린다. 22살 동갑내기인 김수진과 한윤식, 그들의 얽히고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조금은 방대해서, 읽을 맛이 난다. 이런 추리소설은 너무 짧아도 너무 길어도 그 맛이 떨어진다. 이서규는 굉장히 지식이 풍부한 사람 같다. 어떻게 글 쓰는 사람이 여러 분야의 지식을 알고 있었을까 생각하면 작가들은 전부 다 대단하단 생각도 든다. 이서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악마의 소설, 이 이야기는 짧게 이야기하면 인간의 욕망의 배신, 악에 대한 내용이다. 인간이 얼마나 흉악하고, 악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동전안에 악마가 있다고 믿는가? 터무니 없는 말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중요하다. 내용이 너무 쉬우면 이게 추리소설인지 잘 모른다. 문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걸 통해서 추리를 한다. 아마 그래서 지식추리소설이라 일컫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과거의 이야기라서 흥미가 조금 떨어진다. 한국은행의 은화 탈취 사건이라는 것이 내 관점에서 보면 그리 흥분 되서 책을 빨리 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 하지만 이서규라는 사람이 쓴 소설은 일반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왠지 더 전문적이다. 그리고 인간에 대해 잘 묘사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을 이렇게 잘 표현하기도 힘들 것 같다. 읽으면서 내내 우울감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인간의 속내가 너무 잘 나와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두운 소설의 분위기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식추리소설로는 괜찮다. 하지만 머리가 아플 때, 그냥 쉬고 싶은 마음으로 펼쳐봐서는 조금 곤란하다.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진지한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