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와 나
장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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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케네디와 나




  처음 책을 접할 때는, 케네디라는 책의 이름 때문에 미국 대통령인 케네디와 관련이 있는 소설인줄 알았다. 헌데 착각이었다. 전혀 상관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장폴 뒤부아 작가는 프랑스의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제목을 한 적이 있지만, 그 내용은 전혀 정치적이지 않았다고 하니, 그의 성향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장폴 뒤부아라는 작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전혀 생소하지 않은 작가였다. 그의 대한 검색을 해보고, 난생 처음 보는 이름에, 프랑스의 신인작가인줄 알았던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다. 케네디와 나의 작품은 절대 쉽게 쓸 수 있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총을 샀다는 말로 시작한 이 소설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방황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돌파구를 찾는 한 남성의, 전혀 남 이야기 같지 않은 소설이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지루할 때도, 숨이 막힐 때도, 답답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여기 이 남자도 일상이 지루하고, 업무에 지쳐서 힘들어한다. 그가 이럴 때, 어떤 일탈은 꿈꾸었을까? 어떤 것들을 하면서, 자신을 되찾고 있을까? 그의 행동은 어떻게 보면 정말 극단적이다. 권총을 산다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보면 지극하게 정상이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권총을 사라고 자꾸 재촉하지 않는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도, 해결되지 않는, 알 수 없는 감정들. 그에게 남은 고통들을 어떻게 극복해낼까. 서재가 지하에 있는 느낌을 어떨까. 정말 제일 궁금하다. 이 작품에 또 특이한 점이 많다. 특이한 것에 관심을 보인다. 평범해보였던 것들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도요타 자동차, 담배, 치과의사, 바다...




  굉장히 매력적인 남성이다. 현실 속에서 우리가 하지 못할 일들을 그가 대신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시크한 매력이 정말 매력적이다. 시크한 행동, 시크한 말투, 왠지 시크해서 더 끌린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장폴 뒤푸아란 작가는 굉장히 까만 매력의 소유자란 생각이 들었다. 삶의 절망적인 부분을 다루면서도, 유머러스하기도,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놀라게 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마냥 웃기고 어처구니가 없는 일들이지만, 진지한 이야기다. 읽으면 읽을 수록 그 깊이가 점점 느껴진다. 새롭고 진부하지 않아서 좋다. 소설의 중간 중간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점점 더 빠져드는 매력은 스릴러소설이 아닌 타 소설에서 보기 힘든 점이라 작가의 재능에 놀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울한 감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남이야기 같지 않고, 암울한 현실이 녹아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일탈을 꿈꾸는 남자를 보면서, 이 시대의 남성들도 조금 배워야 하지 않을까. 그의 우스꽝스런 탈출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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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4-07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