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 조각가 정상기의 글 이야기
정상기 지음 / 시디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자연을 생각하면, 꽃, 나무, 곤충 들. 수많은 것들이 생각난다. 그 속에서 나무는 영원함을 대표한다. 영원히 살아있고, 고집스러움은 딱 그를 닮았다. 역시 한 평생을 같이 보내는 이유가 있나보다.




  조각가, 시인, 신이상주의, 정상기씨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신이상주의가 물씬 풍긴다, 그리움, 사랑에 대한 이야기, 삶의 이야기가 조금 조금 담겨있다. 처음에는 나무로 인한 조각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실제로 그의 조각은 그의 생각이 그대로 녹아있다. 그의 글들은 그가 틈틈이 작업하면서 써놓은 글을 모아놓은 거라고 한다. 훌륭한 글도 많았고, 닭살 돋는 글도 있었다. 나도 일을 하면서 틈틈이 이런 짧은 글들을 한번 써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은 안개와 마음이다.




안개




나는 그를 찾지 못했다.

그도 나를 찾지 못하나 보다.

일부러 숨은 것도 아닌데

우리는 스쳐 지나며

멀어져만 간다.




이렇듯, 저자는 스치는 인연,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글을 보면서 참 공감을 많이 하게 된다. 인생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사람이 서로 공유하고, 생각을 같이 하면서, 또 다른 생각을 나누게 되서 좋다.




마음의 글을 좀 길다. 그 길을 처음에는 읽다보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뒤에서 뒤통수를 훅 친다. 정말 그런 느낌이다. 우와, 정말 괜찮은 글이었다. 처음에는 조각을 보고 싶어서 펼쳐보았다가, 오히려 글들을 더 중점으로 보게 되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가 물론 시인이고, 신 이상주의여서 그의 생각을 다 같이 나누고 싶었던 것 알겠다. 하지만 그의 조각을 좀 더 잘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지 않을까. 그의 조각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감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래도 그 아쉬움을 글에서 달랬고, 충분히 달랬다고 생각이 된다.




다시 태어나면 나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조각가 정상기, 글도 자신의 작업의 일부라고 하는 시인 정상기, 신 이상주의를 꿈꾸는 정상기, 그는 우리에게 그의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를 통해 또 새로운 이상을 꿈꾸기도 한다. 조각의 아름다움, 글의 조화, 그의 생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책,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가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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