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싱글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싱글맨 -2009년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콜린 퍼스) 수상, 영화 싱글맨의 원작소설
행복을 느껴본지 오래되었지만, 다시는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복을 갈구하는 남자의 슬픈이야기. 이 책의 배경이 너무 흥미롭다. 1960년대이다. 무려 40년전에 쓰여진 소설인 것이다. 하지만 4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그 스토리는 더욱 더 가슴을 애절하게 한다. 책이란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 된장, 청국장, 김치처럼 묵히면 묵힐수록 더욱 더 맛있는 감정을 선사해주고 있다.
1960년대의 베를린은 2차 대전 직전이다. 이때에는 공산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무서움, 두려움을 간간히 느낄 수 있다. 사재기를 하는 풍경들도 보여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어떠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껴왔다. 어떤 감정인지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덮는 순간 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바로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이었다. 존재하는지 존재하는지도 모르던.. 실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 책의 모든 사람이 간직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은 독일에 가난한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책에서 중요한 “퀴어”라는 의미는 부정적인 의미이다. 요즘에는 게이라고 쓰이고 있지만 동성애자라는 개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멸시받고 무관심 받고 있다.
주인공에 대한 생각은 소설속이나 현실속이나 다를 것이 없다. 시간이 40년이나 지나도 사람들이 퀴어에 대한 생각은 하나같이 똑같다. 사람들은 내 주위에 있지 않다면, 내 사람중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 사람이 뭘 하든지 어떻게 하든지 상관없다는 방관주의를 펼치고 있다. 사실 나도 그리 반가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난 동성애자에 대한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 애착이 가게 만나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편안한 친구처럼. 여기서 조지의 진정한 친구인 샬럿처럼 말이다.
지성인이라 생각하며 조지를 어설프게 이해할 생각은 없다. 그런 티를 내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아무런 희망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행복을 찾으려는 그가 너무 자랑스럽고 부럽기도 하고 자극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가 너무 애처롭게 느껴진다.
조지는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한다. 조지를 보는 내내 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난 지금 젊은 나이에 보았다. 하지만 그 상실의 아픔, 애인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가볍게 넘길수 있겠는가... 치유해도 나아지지 않는 그 무언가를.. 조지는 힘겹게 괴로운 나날을 보내며 싸우고 있다.
여기서는 조지를 보는 제3의 시각보다는 조지 자체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가 보여주는 이야기.... 동성애자를 떠나서 한 남자의 사랑을 떠나보낸 아픔을 함께 느껴보자. 행복을 위해 싸우는 한 사람의 이야기. 단지 그런 소설이다. 당신이 거부감을 느낄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당신의 어리광을 받아줄 만큼 이 책은 그럴 여유가 없다. 책에서도 뿜어져 나오는 슬픔은 표지만 보아도 느낄 수 있다.